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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트렉처 ARTLECTURE Jan 20. 2022

도시의 움직이는 건물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파사드

https://artlecture.com/article/2637



도시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때가 묻고 색의 선명함이 옅어지기 마련입니다. 점잖은 도시의 밤, 어디선가 시작된 강렬한 총천연색 빛이 건물을 수놓습니다. 텔레비전 속 흑백 세상에 색이 입혀졌을 때의 그 놀라운 느낌처럼 우리는 커다란 건물의 새로운 얼굴을 마주합니다. 매일같이 오가던 도시 한 가운데에서 건물이 움직입니다!


기존에 존재하던 건물 입면에 미디어 스킨을 덧대 콘텐츠를 생산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최근 가장 주목받은 중구 신세계 백화점 본점의 [매지컬 홀리데이(Magical Holiday)]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건물 외벽에서 상영되었던 3분가량의 영상에는 캐럴풍의 배경음악과 하나의 테마파크를 연상케 하는 마술사, 서커스, 크리스마스 장신구가 입체적이고 현실감 있게 그려졌습니다. 코로나19로 침체된 크리스마스 거리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인기를 끌었고 연말 포토스팟으로 손꼽히며 이를 보기 위해 모여든 시민들로 그 일대가 큰 혼잡을 빚기도 했습니다. 그 자리에 정지해 있던 건축물이 보행자의 동화적 상상력을 끌어내고 새로운 감성을 불러일으킨 도시예술이 된 셈입니다.



[매지컬 홀리데이(Magical Holiday)] (출처 : 신세계 백화점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MDGxhJVY5HE



‘파사드(Façade)’는 건물의 정면, 얼굴을 가리키는 건축 용어입니다. 건물의 입면을 마치 하나의 캔버스처럼 최신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멀티미디어 영상을 구현하는 것을 ‘미디어 파사드’라 부릅니다. 여기에는 스크린이라는 하드웨어와 그것을 제어하는 소프트웨어가 필수적입니다. 기술의 발달로 디지털 네트워크의 원격관리 시스템뿐 아니라 백색 엘이디(LED) 기술, 프로젝터 맵핑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비로소 대형 건축물 전면을 활용하는 미디어 파사드가 실현되었습니다. 특히 프로젝션 맵핑 기술은 건물 외부에 프로젝터를 설치하고 건물의 형태에 맞춰 영상을 입혀 실재감과 공간감을 제공합니다. 건물 외부의 물리적 공사 없이 빛의 색을 입힐 수 있기 때문에 많이 활용하는 추세이지요. 이 기술은 10여 년 전부터 글로벌 패션, 광고업계에서 선보여 왔던 것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다시 두각을 드러내는 이유는 야외에서 대형 건물에 안정적으로 영상을 송출할 수 있는 제반 기술의 발달과 일상적 공간 혹은 예상치 못한 장소에서 우연히 만나는 색다른 경험이기 때문입니다.



Carlo Cerri, OOOPStudio, [Luce dal caos], 이탈리아 모데나 두오모 (출처 : OOOPStudio)

https://www.youtube.com/watch?v=k3VsWOA2-Sw



Urbanscreen, [Façade Projection],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출처 : Urbanscreen)

https://www.youtube.com/watch?v=snT8psrPxmA



건물의 실제 크기대로 영상을 제작하여 프로젝터 기기를 통해 건물에 투사하는 원리입니다. 가상공간의 디지털 정보를 실제 건물과 연결합니다. 일반적인 평면 스크린이 아닌 입체적인 건물의 선, 굴곡, 음각을 활용하여 제작된 영상을 투사하여 전과 완전히 다른 조형물의 모양이나 새로운 공간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창작자와 기술자의 완벽한 협업을 통해 완성되는 세심하고 정밀한 작업입니다. 3차원의 입체적 표현은 건물이 마치 살아 움직이는 것과 같은 효과를 줄 수 있지요. 오랜 시간의 역사를 품고 있는 장소가 현대적 색을 입고 새로운 경험과 기억을 중첩 시킵니다.



2021 서울라이트, DDP, 서울을 물들이다 (출처 : DDP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cHjfnn2cDUs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는 둥근 선과 비정형의 구조가 특징입니다. [서울라이트]에서 외벽을 타고 흐르는 형형색색의 조각들은 주변의 고층빌딩, 거리의 네온사인과 맞물려 다른 행성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둥근 모양의 건물 외형에서의 프로젝션 맵핑은 마치 일렁이는 파도와 같은 웅장함과 속도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특별한 몰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런 효과를 이용하여 문화재 등 전통적 장소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기업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전달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콘텐츠진흥원, 문화재청 등의 기관을 통해 ‘실감미디어’ 분야의 발전과 확산을 위한 사업이 매해 예산 규모를 키워가고 있고 이에 따라 제반 기술을 포함하여 스토리텔링, 예술적 경험 등이 중요한 이슈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2021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출처 : 수원문화재단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W5khO7b1dIA


콘크리트 덩어리에 불과했던 건물이 새로운 옷을 입고 움직입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말입니다. 이제 무엇을 보여주는가에 대해 집중해야 합니다. 공간적 특성에 대한 고민을 담아 만든 메시지는 도시를 보다 풍성하게 만들고 사람의 마음을 붙잡습니다. 롱런하는 도시의 비결은 사람의 경험과 기억에 달려있습니다.






글 아트렉처 에디터_최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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