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 경기 온 힘을 다해 열정적으로 뛰는 언니를 보며 덩달아 힘을 받고는 했는데 인터뷰를 하며 그 열정이 어떤 마음에서부터 시작한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진심을 다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나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그 누구보다 풋살을 사랑하고, 팀을 애정하는 Jade의 이야기를 듣고 왔습니다.
※ 글은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됩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FC우피의 운영진이자 2023 우피 출석왕! 89년생 Jade라고 합니다.
어떤 팀에 속해있는지? 팀 소개도 부탁드려요.
제가 속해있는 팀은 FC우피이고, 2019년에 창단된 여성 풋살팀입니다.
팀원들의 건강과 행복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행풋팀이고 대회도 매년 출전하고 있어요. 작년 제5회 언니들축구대회에서 공동 3위라는 매우 자랑스러운 수상경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한 개의 팀에서만 활동 중이신 건가요?
네. 현재 팀은 우피에서만 활동하고 있고 평소에는 플랩풋볼이나 퍼즐풋볼, 아이엠그라운드 같은 소셜매치를 이용해서 풋살을 하고 있어요.
풋살을 더 많이 하고 싶은 마음이 큰데 제가 영어 학원에서 일을 하다 보니 일반 직장인들과 근무 시간대가 달라서 평일에 풋살을 하기가 어려워요. 그래서 다른 팀은 더 가입하지 않고 평일에는 소셜매치, 주말에는 FC우피에서만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잠깐 언급이 된 김에 직업소개도 부탁드립니다.
직업은 8년 차 강남 모처의 영어학원 매니저(팀장)입니다. 정말 풋살이랑 관계가 없죠ㅎㅎ
등 번호와 등 번호를 선택한 이유
처음 등번호는 제가 풋살을 시작했던 2022년도의 나이인 32번이었고 현재 제 등번호는 10번입니다. 보통 팀의 에이스들이 10번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팀의 에이스는 아니지만 에이스가 되고 싶은 마음에..ㅎㅎ 마침 또 결번이 생겨서 자신 있게 손을 들었습니다.
사실 처음 하고 싶었던 번호는 17번이었어요. 맨시티 데브라이너의 등번호거든요. 그런데 다른 친구가 사용하고 있어서 양보를 했습니다.
현재 등번호에 만족하시나요?
10번이 되게 잘해줘야 하는데 부담감이 있어서 유니폼을 입을 때마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포지션과 플레이 스타일
포지션은 주로 아라(사이드)입니다. 축구로 따지면 윙포워드죠. 사이드에서 중앙으로 들어간다거나 공격수에게 공을 패스해서 골로 연결할 수 있게끔 돕는 역할입니다.
플레이 스타일은 지금은 체력이 많이 떨어졌지만 전방압박을 하는 스피드와 많은 활동량의 플레이를 선호하고 자신 있는 것 같아요. 대신 기술이 부족해서 발 밑이 약한 편이에요. 발기술 잘하시는 분들 보면 멋있어요.
응원하는 팀 혹은 좋아하는 축구 선수
우선, 응원하는 팀은 항상 FC우피죠ㅎㅎㅎ
우피를 제외하고 좋아하는 팀은 EPL의 맨시티와 토트넘을 좋아해요. 토트넘은 한국 사람이라면 많이들 좋아하실 테니까요. 토트넘, 울버햄튼 등등..ㅎㅎ
맨시티는 데브라이너라는 선수를 좋아해서 응원합니다. 데브라이너 선수는 스피드도 뛰어나고 활동량, 패스 마스터라는 별명이 불릴 정도의 완벽한 패스, 정확한 킥 등 제가 생각할 때 축구선수의 완벽한 육각형에 가까운 선수예요. 스포티비에서 데브라이너 모음집 영상을 보시면 완전 팬이 되실 겁니다.
그리고 제가 나이가 있는지라 옛날이긴 하지만 2002년 월드컵 멤버인 박지성과 이영표 선수를 좋아합니다. 박지성 선수는 얼굴 때문에 노력파 선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엄청난 재능러죠. 공간을 찾는 움직임이라던지 축구 센스, 팀을 위한 헌신 등 정말 월드클래스 선수라 좋아합니다. 이영표 선수는 초롱이 시절부터 좋아했습니다. 안광이 있는 분들을 좋아해서 눈빛에 반했죠. 평소에도 성실한 사람들을 좋아하는데 축구 선수도 그런 것 같아요.
축구 경력
제가 정확히 기억을 하는데 2022년 1월 16일부터 새해맞이와 함께 시작했습니다. 경력으로는 2년 3개월 됐습니다. 중간에 잦은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 때문에 2년 차라고 하기엔 실력이 조금 부끄럽지만 계속 발전 중입니다.
축구는 아직 한 번도 안 해봤고, 풋살만 해봤습니다.
어떻게 풋살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원래 축구 보는 걸 좋아해요. 국대 경기는 거의 빼놓지 않고 보고 EPL이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도 밤새워서 보는 편이구요.
축구를 볼 생각만 했지 직접 해볼 생각은 전혀 못하고 있었어요. 최근에 골때녀라는 프로그램이 유행하면서 많은 여자팀들이 생기고 소셜매치 플랫폼도 활성화되긴 했지만, 예전엔 여자가 축구를 한다는 게 접근성이 어렵다고 느껴졌어요. 팀이 있는지도 몰랐구요.
대학 후배가 FC우피에서 뛰고 있었는데 용병으로 한 번 와줄 수 있냐고 제안을 해서 그때 처음 풋살을 시작하게 되었어요. 한겨울에 4시간을 뛰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날 집에 네 발로 들어갔습니다. 그다음 주에는 마사지도 예약했구요. 그렇게 힘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음부터지금까지 쭉 계속 참석하고 있습니다.
왜 풋살을 계속하고 계시나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하고 싶어서 인터뷰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많은 운동을 해본 건 아니지만 풋살은 제가 했던 운동 중에 가장 매력적이고 재밌는 운동이라고 생각해요. 풋살이 팀 운동이다 보니 '함께 한다.'는 느낌, 팀이 주는 소속감이 엄청나고 함께 성장한다는 느낌도 대단히 커요. 혼자 운동을 했다면 이렇게 성실하게 꾸준히 오랫동안 운동을 했을까? 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리고 공놀이 자체가 재미있죠. 골을 넣었을 때의 성취감, 나의 패스가 골로 연결됐을 때의 짜릿함.. 요즘 도파민이라는 단어가 유행인데 정말 도파민이 솟구치는 운동 같습니다. 예전에는 탁구, 배드민턴, 스쿼시 등 라켓 운동을 많이 했는데 풋살공을 갖고 노는 게 진짜 재미있어요.
마지막으로는 운동 끝나고 맥주 한 잔! 활동량과 운동량도 어마어마한 운동이라 끝나고 시원한 맥주만 마시지 않는다면 다이어트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최적인 운동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풋살을 끝내고 마시는 시원한 맥주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직까지 살이 막 빠지진 않았네요ㅎㅎ
풋살이 운동 강도가 세서 확실히 운동도 많이 되고 스트레스나 잡념도 사라지는 좋은 운동인 것 같아요. 풋살을 하고 나면 한 주가 행복해집니다.
다른 운동이나 취미생활은?
생존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사실 헬스도 풋살을 잘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이에요. 주중에 인터벌도 한 번씩 뛰려고 하고 있죠. 그리고 다 아시겠지만 일을 하려면 체력이 좋아야 해서 생존을 위한 헬스를 하고 있습니다.
풋살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우선 그냥 재미있다? 이 질문에 대해서는 풋살보다는 축구의 매력으로 이야기하고 싶어요. 축구 보는 걸 워낙 좋아하니까요.
축구는 현대판 전쟁이고 인생이 다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깟 공놀이가 뭐라고 90분에 모든 희로애락이 담겨 있을까요. 챔피언스 리그를 보면서도 겨우겨우 이길 때 같이 울고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요. 축구를 보면서 눈물을 흘려보신 경험이 있다면 이 느낌을 아실 거예요.
모든 스포츠가 감동이지만 축구가 유독 크게 와닿아요. 순간 몰입하고 집중하게 되는 느낌, 제가 대회에 나가서 그걸 많이 느낀 것 같구요. 그라운드에 상대 팀, 우리 팀, 골과 승리에만 집중하게 되잖아요. 그리고 이미 언급했지만 팀 스포츠가 주는 매력이죠. 팀끼리 끈끈해지는 연대감도 매력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JADE에게 풋살이란?
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 아시나요? 그 드라마의 OST가 딱 떠오르네요. "찾았다. 내 사랑. 내가 찾던 사랑."
정말 좋아하고 잘하고 싶은 운동이에요.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의 교집합을 찾기가 참 힘든데 풋살이 교집합 그 자체라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나에게 풋살이란 사랑이다. 라고 하겠습니다.
직장 생활하고 30대가 되면 10대, 20대에 비해 삶이 단조로워지고 열정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어렵거든요. 약간의 매너리즘도 생기고 만사가 귀찮고 그렇더라구요. 그런데 풋살을 시작하고 삶이 달라졌어요. 상당히 열정이 샘솟아요. 2023년 제 연차의 대부분을 풋살을 위해 썼을 정도로..?ㅎㅎ 학원에서 일을 하기 때문에 평일 오후에 시간을 내기가 쉽지 않은데 풋살을 하고 싶어 연차까지 썼다고 하면 꽤 열정적이죠? 9 to 6 직장인이었다면 아마 주 5일 이상 풋살을 하러 다녔을 것 같습니다.
'20대에 풋살을 시작했으면 체력이 더 좋고,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풋살이라는 운동이 재밌지만 한편으로는 부상도 많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허벅지 근육 파열도 있었고, 발목 부상도 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복만 되면 바로 나가서 뛰게 되는.. 이거 미친 사랑 맞죠? 늘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젊기에 열심히 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목표는?(풋살 혹은 인생의 목표도 좋습니다.)
일단 올해 한 달에 6번 이상 풋살하기, 기본기연습 열심히 하기, 그리고 부상당하지 않고 오래 운동하는 게 목표입니다.
인생 목표는 멋진 40대 되기. 막연했던 40대가 곧이네요. 30대까지는 그냥 어른이 된다는 느낌이잖아요. 40대가 가까워지면서 이제 늙어간다는 느낌에 조급함이 들더라구요. 청년을 지나고 중년을 준비해야 하는데 멋있고 건강하게 40대를 맞이하면 좋겠습니다.
소개해주고 싶은 공 차다 만난 사이가 있다면?
FC우피의 김하늘 선수와 이전에 우피에 있었던 감자님을 소개합니다.
김하늘 선수는 사실 운동과 거리가 먼 느낌인데 참석을 정말 열심히 하셔서 한 번쯤 이야기를 들어보면 흥미로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구요. 감자님의 경우에는 팀도 여러 개 활동 중이고, 축구도 하고, 심판 자격증까지 딴 친구여서 정말 축구와 풋살에 미쳤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축구를 좋아하는 친구라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께 하고 싶은 이야기
풋살을 해볼까 고민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무조건 해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진짜 정말 재밌는 운동이에요. 저처럼 삶의 열정을 찾을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확실하게 들거든요. 요즘 우울하고 몸이 안 좋고 하시다면 무조건 풋살!
요즘 워낙 여성팀들이 잘 되어 있으니까 조금만 검색해 보면 나올 거예요. 저희 팀 게스트로 오셔도 좋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