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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RKER Jan 29. 2019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 리뷰

한 번 보고 멈출 순 있어도, 두 번 보고는 멈출 수 없다

병든 왕을 둘러싸고 흉흉한 소문이 떠돈다. 어둠에 뒤덮인 조선, 기이한 역병에 신음하는 산하. 정체 모를 악에 맞서 백성을 구원할 희망은
오직 세자뿐이다.


오프닝은 궁궐 왕의 침전에서 시작된다. 시놉 그대로다.

UHD 4K라는 유려한 화질, 25일 6시쯤 틀었는데도 스트리밍이 나쁘지 않았다.

음.. 망했나? 오픈 첫날인데, 버벅거림이 없다니...


1화 전반은 나쁘진 않았다. 그런데, 아주 심각한 문제를 찾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문제의 중전.

계비 조씨 | 김혜준 배우

등장 첫 대사부터 시즌이 끝나는 모든 씬들에서 단조롭고, 평면적이다. 이 문제가 가장 잘 드러나는 때는 아버지 조학주(류승룡)와 둘이 있는 씬,

이건 뭐 대사 뱉는 알파고.

1화는 처음이니까 이야기를 충실히 따라가 가기 위해 집중해서 봤다. 이후부터 중전이 나오는 씬은 그냥 핸드폰을 보거나 상대 배우를 본다. 기사화가 되니 감독님도 인터뷰를 하셨는데, 뭐 이게 실드 친다고 안 까일 문제도 아니고, 결과물이 이렇다는 건 역시 시간과 미스 캐스팅이 문제 아닐까 싶다.

도대체 저 배우는 왜 저런가 찾아보니, 2015년 데뷔 이후 단편영화, 드라마(공중파/케이블/종편)에서 조연으로 이름은 올라 있다.

응?, 낭만 닥터 김사부?! 언제 나왔지? (*김사부의 죽은 제자 역할이었다고)

시즌2에서 캐스팅이 바뀌진 않을텐데. 배우로서 조금은 달라진 모습을 보여야 할 숙제가 남을 듯 하다.


이창(세자) | 주지훈

<킹덤>은 대부분 세자 이창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역시 1화에서 세자인 주지훈은 뭔가 어색하다. 옆에 덕춘이 있어야 할 것 같은 느낌적 느낌.

하지만, 붉은 곤룡포를 벗은 후에는 친숙해졌다.

세자 이창은 궁에서, 그리고 궁 밖에서도 '생존'에 몰두한다.

사앍 말고, 삶!

그래서  감정적인 몰입과 연대감을 쌓는데 초반을 할애한다. 또, 이 생존은 <킹덤>의 가장 큰 이야기 줄기다.


무명(좌익위) | 김상호

호위무사 좌익위 무명은 세자를 바로 옆에서 보좌한다. 궁 안에서 외로운 세자 이창의 유일한 동무 같은 인물이다. 브로맨스까진 아니더라도 부하인 무명을 챙기는 모습에서 세자 이창이 어떤 인물인지 적극적으로 설명한다.

되게 약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전투력이 높다!?

볼 때는 몰랐는데, 무명이나 다른 남자 무사들이 칼을 차는 방식에도 공증에 충실했다는 점이 놀랍다. 그리고 이후 시즌2에서도 왠지 뭔 일을 낼 거 같은 무명(!!!), 모든 면에서 좋은 캐스팅이다.

서비(의녀) | 배두나

<킹덤>을 보면서 가장 뜻밖의 문제, 배두나의 모호한 대사톤이었다.

감독과 배우도 이 문제를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 듯 인터뷰가 나왔다. 기존 사극톤의 한계를 넘어 조금은 새로운 것(?)을 시도했다는데,

모르겠고, 갑자기 "검사님~"(비밀의 숲) 해도 이상하지 않은 대사톤이다.

그 외엔 보는데 거리낌은 없다. 의녀라는 설정이 생사초라는 <킹덤>의 주요한 떡밥으로 짐짓, 할 일이 많고 중요한 역할이다.

부록으로 조(범팔)무래기도 따라다닌다.
조범팔(동래 부사) | 전석호
<미생> 보고 좋아서 연극도 보러 갔던 적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조절하는 신에 주로 등장하지만, 시즌1 피날레에서 의녀 서비와 함께 놀라운 발견을 하는 조범팔이다.

전형적인 모지리 상 찌질 캐릭터지만 난 좋다.


그리고, 보고서도 몰랐던 신 스틸러.

영신 | 김성규

동래 지율헌의 병자, 지율헌 좀비 사태의 원흉, 생존가(?), 갑자기 스나이퍼.

역병 환자(좀비) 출몰이 시작된 지율헌에선 민폐 캐릭터였지만, 회차를 거듭할수록 남다른 능력(?)이 발견된다. 영신의 배경도 이후 시즌2에서 어떻게 풀어갈지 기대할만한 떡밥이 나온다.

그런데, 이 분...
















<범죄도시> (왼쪽) 김성규 (오른쪽) 진선규

반갑게도, 함께 <범죄도시>에 출연했던 진선규 배우님(덕성役)도 <킹덤>에 나온다. 왠지 영신만큼 인상적인 캐릭터는 아니지만, 조연으로 허준호님(안현役)과 자주 등장한다.

<킹덤>에선 조선말(이번엔 북쪽 말고 남쪽)을 너무 잘한다


안현(세자 이창의 스승) | 허준호

세자 이창의 스승, 경상도 유림들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향력 높은 인물이다. 어린 이창을 궁궐에서 유일하게 도왔던, 그래서 이창이 유일하게 의지한다.

하지만, 정체를 알 수 없다. 동래에서 상주로 역병 환자들(좀비)에게서 피신한 이창 일행이 다시 위기에 처할 때 등장하는데, 안현의 가노들(무사들)은 역병 환자들을 너~무 탁월하게 제압한다.

서비: 한 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여.

라고 의미심장한 말을 이창에게 한다.



어쩌다 보니 인물 중심 리뷰가 되어 버렸다.


<킹덤>에서 빠져선 안될 조학주.

조학주(영의정) | 류승룡

"이 씨 위에 조 씨"라고 불리는 해원 조 씨 가문의 수장. 이창을 제거하고 자신의 딸(중전)을 이용해 다음 왕을 세우려고 한다. 생사초에 관해 상당히 자세한 모습을 보여준다. 낮밤이 아니라 **가 좀비 활동의 열쇠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3년 전 운운하는 것을 보면 왕 이전에도 생사초를 사용해 죽은 사람을 산 것처럼 꾸민 경험이 있는 모양이다. 여기에 안현과 어의였던 이승희 의원과 연관된 것 같다.

조학주가 등장하는 모든 신에서 분위기를 잘근잘근 씹어 먹는 카리스마에 극 전체의 위기감으로까지 확장시킨다.

그래서 중전이 심하게 치인다.


시즌 후반은 역모를 도모한 이창을 추포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 하지만, 뜻밖의 결과를 (상자) 선물 받는다.

‘음. 선물이 마음에 들진 않는 모양이다’

이 계기로 마치 봉인이 풀린 듯 이창을 거세게 몰아붙이는 살의가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대미의 시즌1 피날레, 동래에서 시작된 역병이 인근 경상도를 집어삼키고 이내 이창 일행이 있는 상주 근방에 까지 이른다.

분주히 결전을 준비하는 상주성 사람들과 이창 일행, 기어이 찾아오는 밤.

먼 산에 올라선 해. 다 끝난 것만 같다.

문경새재를 걸어 잠근 조학주는 성채 위 이렇게 읊조린다.

끝났다 생각하느냐

산 너머 새들이 일제히 날아오른다. 마치 무언가에 놀라 혼비백산하며 달아나는 듯,

상주성 사람들과 이창 일행은 다시 불안해져 간다. 기분 나쁜 침묵, 폭풍전야 같은 지독한 고요함.

멀리서 산과 수풀을 해치고 안개를 가르며 쏟아질 듯 넘어오는 역병 환자들.


역병 환자들, 죽은 자들, 괴이한 것들의 정체.

낮엔 시체처럼 마루 밑에, 바위 그늘 아래 구겨져 있다가 밤이 오면 깨어난다. 산 사람들을 덮쳐 그들의 피를 마시고, 살을 씹으며, 장기들을 파 헤진다.

그런 그것들이, 이젠 벌건 대낮에도 피와 살을 쫓아 달려든다.


총평

연기 ★★★

연출 ★★★

영상 ★★★★☆

작품 ★★★★☆


1화로 실망하고 돌아선다면, 6화의 전율을 상상할 수 조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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