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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영 Aug 14. 2019

내게 딱 맞는 스트리밍 앱을 찾아서

뮤직 앱 유목민

뮤직 앱 유목민이다. 몇 년 간 다양한 뮤직 앱을 사용해왔지만 아직 정착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앱마다 장단점이 매우 뚜렷하고 꼭 한두 가지씩 아쉬움이 남아서 자꾸만 갈아타게 된다. 그리하여 사용해본 앱들을 분석해 내 나름 순위를 매겨보기로 했다. 우선 그동안 썼던 뮤직 앱을 곱씹어보자면 그 옛날 소리바다, 벅스, 멜론, 네이버 뮤직, 지니, 애플 뮤직, 유튜브 프리미엄 등이 있다.



우선 UI 디자인 면에서 벅스와 애플 뮤직이 가장 좋았다. 깔끔했다. 더 직관적인 것을 꼽자면 애플뮤직이지만 벅스의 디자인 역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이 매력적이었다.


좌, 멜론 / 우, 벅스
좌, 유튜브 프리미엄 / 우, 애플뮤직



음질 면에선 멜론과 벅스가 승자였다. 두 어플 모두 EQ 설정 기능이 출중하다. 애플 뮤직은 음질 면에서 무난하며 지극히 평범한 정도이고. 물론 그마저도 유튜브 프리미엄에 비하면 월등히 좋은 수준이지만 말이다.


좌, 벅스 / 우, 멜론의 EQ 설정 패널



해외 음악을 많이 듣는 나로선, 애플 뮤직이 그동안 썼던 뮤직 앱 중 가장 많은 만족감을 주긴 했다. 가장 오래 사용한 앱을 묻는 질문에도 망설임 없이 애플 뮤직이라 대답할 것이다. 어느 순간부터 음질보다는 스테이션 기능과 음악 선택의 폭이 넓은 앱을 선택하게 되었으니까. 초창기 애플 뮤직의 스테이션 기능도 그 나름 굉장한 혁명이었다. 이렇듯 애플 뮤직이 내 취향에 부합하는 음악을 가장 많이 지니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마저도 한계를 깨닫게 된 요즘, 유튜브 프리미엄을 체험하고 있다. 약간은 충동적인 결정이었는데 뮤직 앱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 당시엔 말이다.



최근 자주 듣는 애플 뮤직의 플레이리스트. 최애 플레이리스트는 '바이브'


우선 유튜브 프리미엄의 장점이라 함은, 단언컨대 '양'이다. 유튜브에 올라온 모든 영상에 있는 음악은 모조리 들을 수 있다고 보면 된다. 타 뮤직 앱에 비해 월등히 많은 음악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다. 리믹스 버전, 라이브 버전, 한 시간짜리 야외 재즈 페스티벌 버전, 타 가수 혹은 일반인의 커버 버전은 물론 뮤직 비디오 버전까지. 국내 음악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애플 뮤직과 해외 음악이 적은 국내 뮤직 앱(멜론, 벅스 등)의 단점을 모두 보완한 앱이 유튜브 프리미엄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완벽해보이는 유튜브 프리미엄에게 단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존재하는데, 바로 그 단점이 내가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다.



음질이 도무지 답이 없는 수준이다. 처음 앱을 다운로드하여 노래를 재생했을 때 내 귀를 의심하고, 내 에어팟을 의심하고, 내 아이폰을 의심했다. 물론 급하게 설정을 찾아 들어가 음질 설정을 최고 수준으로 바꾸고 나니 그나마 들을만한 수준이 되었지만 여전히 타 뮤직 앱에 비하면 너무너무 너무- 떨어지는 음질이다. 멜론이나 벅스에는 압도적으로 못 미치고, 애플 뮤직과 비교해도 떨어지는 음질 수준이라 매우 처참했다. 또한 UI도 타 앱에 비해 조잡하다고 느껴졌다. 애플 뮤직만 쓰다 보니 예쁜 디자인 기준이 '깔끔함'이 되어버린 것은 사실이지만 조잡함을 차치하더라도 앱 자체의 안정성마저 떨어지는 느낌이라 속상함을 감출 길이 없다. (눈물)



단점이 너무 치명적이니 장점을 하나 더 추가하자면, 스테이션 기능은 애플 뮤직보다 더 좋았다. 유튜브 프리미엄의 기능 중 '음악이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다음 곡이 재생되는 기능'(이름이 기억 안 남)이 있는데 이 기능을 통해 흘러나온 음악은 대체로 만족스럽다. 너무 흔하고 익숙한 곡도 아니었고 귀에 거슬리지도 않아서 별도의 조작(다음 곡 플레이)을 하지 않고 계속해서 듣게 된다. 그래, 칭찬할 건 해야지. 스테이션과 음악의 양으로 따진다면 좋은 앱이다. 그래서 음질이 처참하다는 게 더 와 닿는 것이다.



그리하여 내가 내린 결론은 국내 베타 버전의 다른 뮤직 앱도 경험해 볼 작정이라는 것. 우선 '바이브(VIBE)'라는 앱을 설치했고 3개월 무료 체험을 통해 앱의 장단점을 비교해봐야겠다. 스테이션 기능으로 어필을 많이 하는 모양인데(홈페이지 메인을 통해 느낀 첫인상이다.) 어느 정도 수준인지 경험해볼 것이다. 플로(FLO)도 궁금하긴 한데 우선 하나씩 도전하기로 했다. 써보신 분들, 장단점 미리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언제쯤 특정 뮤직 앱에 정착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음악을 검색했을 때 '음악 없음'이 뜨지 않고, 음질로 나를 실망시키지 않으며, SNS에 공유할 수 있을 만한 예쁜 UI를 가졌고, 듣고 있는 플레이리스트의 음악이 질리지 않도록 끊임없이 내 취향의 음악을 추천해주는 완벽한 앱을 대체 언제쯤 만날 수 있을지. 그 날이 오기는 할는지 모르겠지만 기다리고, 또 기다려본다. 제발 나타나 주길 바란다. 그럼 필자는 이만 울면서 바이브 3개월 체험하러 떠나보도록 하겠다. (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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