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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영 Oct 05. 2019

촬영의 분위기를 주도하는 것

소니 카메라 A7R M3 + G Master 24-70mm F2.8 렌즈


오랫동안 캐논 사의 DSLR 카메라를 사용했다. 크롭 바디(↔풀프레임) 기종의 바디와 번들(기본) 렌즈를 통해, 사진 촬영을 향한 나의 애정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촬영을 거듭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카메라라는 장비의 매력은 단연 '이것' 아닐까 생각한다. 알면 알수록 세상엔 우수한 장비들이 많고, 실력이 늘면 늘수록 더 좋은 장비를 사야 한다는 목표 의식이 세워진다는 것 말이다.






캐논의 70D 모델의 카메라와 번들 렌즈를 5년 가까이 사용하고, 중간에 EF-S 17-55mm F2.8 이른바 ‘축복 렌즈’로 교체한 후, 본격적으로 '상업 사진'에 가까운 촬영을 시작했다. 친한 친구의 웨딩 스냅 촬영을 진행했고, 틈틈이 단기 촬영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평생에 걸쳐- 두고두고 보고 싶은 멋들어진 여행 사진들도 촬영했다. '사진 찍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나의 꿈에 아주 좋은 영향을 준 장비란 생각은 평생 변함없을 것이다. 아주 고마운 존재들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상업 사진을 찍고자 했을 때, (입 밖으로 꺼내진 않았지만 은은하게 느끼고 있던) 크롭 바디 기종의 한계점이 퍽 크게 와 닿기 시작했고, 풀프레임 바디의 카메라로 교체하고 싶다는 생각이 무한히 들끓었다. 아주 긴 시간을 70D와 잘 살아오긴 했으나 더 나은 방향으로, 더 프로페셔널한 사진 촬영의 세계로 가기 위해서는 새로운 카메라가 절실히 필요했다. 고급 기종의 카메라를 사자는 결심이 선 이후부터는 어떤 카메라 기종으로 넘어가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기존에 쓰던 캐논 사의 상위 고급 기종으로 바꿀 것인가, 아니면 아예 다른 회사의 카메라를 구매할 것인가. 매장을 방문해 직접 만져보고, 업로드된 무수히 많은 후기 영상들을 들여다본 결과, 소니의 카메라로 건너가 보자는 결론이 내려졌다. 사실 그 결심이 서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는 것이 이 글의 요지라 말할 수 있겠다.


사진 제공=http://store.sony.co.kr/handler/ViewProduct-Start?productId=32829360


기존에 사용하던 것에서 아예 다른 회사의 카메라로 넘어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일이다. 카메라가 완전히 내 손에 익어야 촬영이 수월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사진 촬영을 잘하기 위해서는 미감을 기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피사체와의 소통과 더불어 ‘기기를 잘 다루는 손’이 필요하다. 자주 만지고, 시간을 들여 친해져야만 촬영이 즐겁고, 작업물이 만족스러워진다. 그러므로 기존에 사용하던 캐논 카메라의 UI에 굉장히 익숙해진 손이 완전히 새로운 소니의 카메라에 적응하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로운 여정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 사의 카메라로 건너간 가장 큰 이유는 '색감 차이'였다. 새롭게 구매한 소니의 A7R M3 기종은 풀프레임 미러리스 기종이고, 고해상력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고급 기종이므로 캐논의 70D와 성능 자체를 비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동급의 캐논 5D 기종과 비교하면 몰라도..) 캐논의 부드러운 색감 표현보다 소니의 또렷하고 선명한 색감이 더 필자의 취향이었으므로 소니의 제품을 사고 싶었다. 또한 소니의 제품은 미러리스 기종이므로 바디가 조금 더 작고 슬림하며, 둥글지 않고 각진 디자인이 마음에 쏙 들었다. (물론 더 작고 슬림하다 하여 무게가 가볍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손이 작은 나로선 장시간 쥐고 있기 편한 카메라를 사고 싶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실제와 같은 사진을 사랑하므로, 고해상도를 자랑하는 소니의 카메라는 내 마음을 계속해서 흔들었다. 소니의 A7R M3 제품은 당시 나온 카메라 중에서도 상당히 높은 수준의 해상력을 자랑하는 카메라였고, 빠르고 정확한 AF 성능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으므로 소니 사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함께 구매한 소니의 G Master 24-70mm F2.8 렌즈 역시 바디의 해상력과 풍부한 계조를 더욱더 극대화하는 매우 우수한 렌즈이기 때문에 구매 전부터 직접 사용하기에 이르기까지, 설렘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진 제공=http://store.sony.co.kr/handler/ViewProduct-Start?productId=32829360 / Eye-AF


1년 가까이 사용해보고 느낀 점을 간략하게 적어보고자 한다. 우선 익히 들어 알고 있던 고해상도에 대한 만족감은 상당했다. 특정 부분만을 크롭(자르기)하여 사용할 때 특히 빛을 발한다. 폭넓은 다이내믹 레인지로 사진의 아주 작은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확인할 수 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사진이 주는 어마어마한 매력은 사용해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이외에도 굉장히 정확한 Eye-AF 기능에 감탄했다. 심도에 관계없이 단체 사진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에 초점을 맞춰주는 기특한 기능이다. 이로써 초점이 날아가 유령이 되는 사람 없이 모두가 예쁘게 한 프레임 안에 담긴다. 촬영자도, 피사체도 가장 만족할만한 기능이 아닌가 싶다.





소니의 카메라는 마니아 층이 두터운 것으로 유명하다. 소니의 제품만이 가지고 있는 발빠르고 우수한 기능과 색감이 주는 매력이 확실히 타제품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나도 이 매력에 완전히 매료되어, 사용하면 할수록 좋은 카메라라는 생각을 감출 수 없다. 카메라를 바꾸고 가장 좋은 점이라면, 무엇보다 촬영 현장이 주는 두려움이 현저히 줄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 어떤 상황에서든 한결같이 제 할 일을 다 하는 카메라를 가졌고, 그것에서 오는 여유로움 덕분에 촬영 전반의 분위기를 어렵지 않게 주도할 수 있다. 그것이 이 카메라가 가진 가장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유능한 카메라는 앞으로도 꾸준히 등장할 것이다. 그것은 언제나 내게 큰 즐거움이 되고, 이는 내가 쓸 글들이 더 많아진다는 소리이니 마음이 어느 때보다 풍요롭다. 똑똑한 제품들이 마구 쏟아지는 시대에서 살아가는 즐거움, 언제까지나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 더불어, 소니 카메라로 넘어가 볼까 고민하는 분들께 이 글이 부추김이 될 수 있길. 소비를 부르는 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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