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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소영 Aug 14. 2019

책과 여행하는 기분 좋은 상상

E-BOOK 리더기 '크레마 사운드 업'


최근 대중교통으로 이동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한동안 손을 놓았던 독서를 다시 시작했다. 나름 주기적으로 책을 읽던 인간이었는데 일 년 반 가량 운전을 하며 회사로 출퇴근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독서할 시간이 줄었다. 운전하는 동안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퇴근하고 귀가하면 피곤에 절어 곧장 잠들기 일쑤였다. 독서는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체력이 없어서 못 한다는 명언이 생각나는 일상이었다.



퇴사 후, 매일 본가에서 작업실로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지도 어언 3개월 차가 되었다. 한 시간 반 가량 광역 버스와 전철로 이동하다 보니 이동하는 시간에 책을 읽기 시작했고, 한번 집중하면 손쉽게 반 권 정도는 읽을 수 었다. 잠시 손을 놓았던 독서를 오랜만에 다시 시작하니 탄력을 받아 점점 더 많이 읽고 싶어 지는 것은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길 위에서 보내는 시간이 매우 아깝게 느껴졌다. 그리하여 방대한 양의 책을, 보다 가볍고 편리하게, 내가 좋아하는 전자기기를 사용해서 읽어보고자 ‘크레마 사운드 업’이라는 이북리더기를 구매했다.



크레마 사운드 업은 온라인 서점인 yes24를 주로 이용하는 내게 매우 적합한 이북리더기이다. ‘크레마 그랑데’라는 상위 모델과 구매를 놓고 잠시 고민했지만 사운드 업이 그에 반값이나 저렴했다. 이북리더기라는 장비에 10만 원을 더 쓰기보다는 책을 열 권 더 사자는 생각으로 사운드 업을 선택했다.



이북리더기는 일반 태블릿 pc와는 다르게 전자 잉크로 텍스트가 표현된다. 시력 보호에 탁월해 장시간 독서를 해도 눈의 피로감이 덜 하다. 물론 화면에 잉크의 잔상이 남는다는 단점이 있지만 일정 페이지마다 페이지 전체를 리프레시하는 기능이 탑재되어 있어 크게 불편하지 않다.



처음 기기를 받고 화면을 켜면 화면의 흑과 백이 반전되며 깜빡이는 현상이 발생해 당황스러울 수 있다.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스마트폰에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기기의 ‘버벅거림’을 적나라하게 느낄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10만 원이 조금 넘는 이북리더기를 150만 원에 육박하는 스마트폰과 비교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기기가 가진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미리 알고 구매하길 바란다.)


<사진=yes24 공식 홈페이지>


사운드 업의 사용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선 화면을 켠 후 와이파이를 연결한다. 업데이트가 끝난 후, yes24에 로그인을 하면 기본 세팅은 끝이 난다. 이후 메인 화면이 나타나면 ‘서점’을 통해 이북을 구매한다. 결제를 마쳤다면 다시 메인 화면으로 돌아가 ‘EBOOK’을 클릭하고, 책을 다운로드한다. 그럼 끝. 이제부터는 곧장 독서를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서 팁을 하나 적자면, 이북리더기에서 도서를 구매하는 것이 꽤 느리고 버벅거리기 때문에 더운 여름날에 시도하면 약간 환장할 수 있으므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이북을 구매하고 이북 리더기에서는 다운로드만 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구매한 전자 도서는 정세랑 작가님의 피프티 피플이었다.)


새로운 기기에서 새 책을 읽는 기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들뜨고 흥분된다. 확실히 이북리더기를 구매하고 나니 책을 읽는 시간이 길어졌다. 단순히 다독의 의미가 아니라 한 자리에서 오래 읽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뜻이다. 종이 책을 볼 때보다 집중력이 향상되는 느낌이랄까. 기기가 가볍기 때문에 읽을 때 손목과 어깨에 피로감이 덜하고, 들고 다니기 편해 두꺼운 종이 책을 가방에 넣어 다닐 때보다 이동에 부담이 훨씬 적다.



이북리더기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고 가정해보자. (필자는 아직 크레마 사운드 업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본 적이 없으니 어디까지나 가정이다.) 이동 시간이 긴 여행을 떠날 때 책을 가져가는 것은 누군가에겐 필수이다. 하지만 어떤 책을 가지고 갈지는 제법 숙고해야 한다. 이미 짐이 잔뜩이므로 단 한 권을 챙긴다고 가정했을 때, 내가 가진 책 중 가장 얇고 가볍고 가독성이 좋으며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소재를 담은 책이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이북리더기가 있다면, 어떤 책을 가져갈지 고민할 시간은 필요하지 않다. 이북리더기 하나만 들고 가면 그 날 여행의 분위기에 맞게 그 자리에서 책을 골라 다운로드하면 그만이다. 화창한 날엔 시를 한 편 읽으며 함께 여행 간 이에게 읊어주거나, 비가 오는 날이면 맥주 한 캔과 추리 소설을 읽는 것도 좋겠다. 이런 기분 좋은 상상을 마치고 나니 여러모로 사길 잘 한 물건이란 생각이 든다. 당장 이것과 함께 여행을 떠나고 싶어 질 정도로 말이다. 상상을 현실로 만들고 싶어 지는 기기임이 분명하다.



책을 사랑하며 책 읽을 시간이 부쩍 줄어 속상한 사람들에게, 책과 친하지 않아 묘한 죄책감이 드는 사람들에게도, 혹은 적당한 생일 선물을 찾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마음껏 추천하고 싶은 오늘의 전자 기기 '크레마 사운드 업' 리뷰였다. 얼른 이 글을 마무리 짓고 이북리더기와 떠나는 여행을 추진해봐야지. 책을 잔뜩 구매하고 그날의 기분에 따라 독서를 이어나가는,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여행을 계획해야겠다. 구매 적극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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