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마케터가 된 이유
나의 어렸을 때 꿈은 교사였다. 취업을 해야 됐을 때, 어렸을 때부터 꿈꾸던 교사의 길을 걸을 것인지, 새롭게 흥미를 가지게된 마케터가 될 것인지 고민했다. 고민 끝에 내가 마케터를 선택한 이유는 내가 만들어낸 어떤 결과물이직접 사람들과 만나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해낸 어떤 아이디어가 눈에 보이고 실체가 있는 결과물이되어 사람들과 소통하기를 바랐다. 사람들이 참여하면서 어떤 반응을 할지 궁금했다.
내가 처음 만든 홍보물이 아직도 기억난다. 그 내용은 상세하게 기억이나진 않지만, 그 홍보물을 바라본 그 오묘한 기분이 여전히 남아있다.나의 첫 작품(?)은 쇼핑몰 내에 있는 우리 브랜드의 오픈을 홍보하는 대형 현수막이었다. 신입사원 시절이니 내가 주도해서 오픈 기획을 한 것도 아니었고, 내가만든 것은 단순한 현수막 한 장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별 것 아니지만, 나름 고민하고 수정한 끝에 걸린 현수막이었다. 대부분 그냥 지나쳤지만몇몇 사람들은 현수막을 보기도 했다. 나의 메시지와 고객이 만나는 첫 순간이었다. 그 순간이 막 말을 시작한 아기의 마음과 같았을지도 모른다. 자세하게쳐다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지만 나는 혼자 뿌듯했다. 조금 더 보태자면,처음으로 사회의 일원이 된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사회에서뭔가 생산적인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 내가 기획한 콘셉트로 여의도 쇼핑몰에 한식 브랜드를 오픈했을 때, 나는정말 감격했다. 그 브랜드에는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직장인들을 위한 간편한 식사이지만, 한 끼를 떼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까지 채우는 한 끼가 되길 진심으로 바랐다. 메뉴 이름 하나에도감성 메시지를 담았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든든한 한 끼라고 홍보했다.오픈을 하고 첫 날 사람들이 모여들어 길게 줄을 섰을 때의 그 순간은 정말 잊지 못할 것이다. 내가준비한 첫 이야기들이 고객과 만나게 되는 순간이었다.
그렇다. 내가 생각하는 마케터는 고객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터’다. 그리고고객과 소통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콘텐츠 기획자’이며, ‘스토리텔러’라고 생각한다. 외식업은‘요리’를 통해 사람과 만나고, 외식 마케터는 ‘요리’와‘사람’을 잇는 역할을 한다. 요리에 담긴 이야기들을 기획하여 사람에게 이야기가 깃든 요리를 전달한다. ‘그냥’ 요리보다 ‘이야기’가깃든 요리가 사람들을 더 행복하게 만든다고 믿는다. 아니, 그랬으면좋겠다. 그것이 내가 외식마케팅을 하는 이유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