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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ttitude Nov 09. 2024

푼돈으로 좋은 선수들을 영입하는 방법

머니볼의 탄생

브래드 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은 실제 메이저리그 오클랜드 구단의 신화를 모티브로 한다. 초라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치고, 단장 빌리(브래드 피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고, 구단주는 돈을 지원하지 않았다. 빌리는 적은 재정 한도에서 시즌을 꾸려야 했기에 같은 포지션 선수가 많은 팀에서 싸게 선수를 데려오려는 등 노력을 했다. 어떤 팀에서 헐값에 선수를 사게 되려는 찰나에 한 직원이 뭐라 속삭인다. 그 말을 들은 단장이 결정을 번복했다. 빌리가 나가는 길에 그 직원에게 따졌다. 직원 피터(조나 힐)는 놀라운 이야기를 해주고, 단장은 선수 대신 그 직원을 영입했다.


돈이 없는 데 좋은 선수를 데려온다? 좋은 선수들은 보통 몸값이 비싸다. 심지어 오클랜드는 당시 꼴찌팀이었다. 돈 없는데 순위도 낮은 팀에 좋은 선수가 갈리 없었다. 양키스나 보스턴 같은 팀에 가기 십상이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빌리가 처한 역설적인 상황을 다시 정리해 보자. 오클랜드는 꼴찌다. 그래서 좋은 선수가 필요했다. 좋은 선수는 몸값이 비싸다. 그런데 오클랜드는 돈이 없다. 피터는 이 딜레마에 창조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 


생각해 보자. 오클랜드가 추구하는 더 높은 가치의 목표가 무엇인가? 더 많은 승리다.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이 야구도 점수를 더 많이 내는 이 승리한다. 


야구의 룰을 조금 설명해야겠다. (최대한 쉽고 간단하게 설명하기 위해 세세한 것은 넘어가겠다) 야구는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치는 것으로 시작한다. 타자가 못 치면 아웃이고, 공을 방망이로 쳤을 때 누구에게도 잡히지 않고 땅에 바운드되면 안타다. 한 마디로 공이 얼마나 멀리 가느냐에 따라 베이스를 진루할 수 있는데, 1루 2루 3루 3개의 베이스를 지나 타석이었던 홈을 밟으면 점수를 얻는다. 2루 이상을 갈 만큼 치면 장타라고 한다. 투수가 공을 타자가 칠 만한 영역 밖으로 계속 던지면 볼넷이 되고, 이때 타자는 1루로 걸어 나간다. 홈런은 공이 필드 밖으로 나가 잡을 수 없으므로 타자와 베이스 주자 모두 홈으로 들어올 수 있게 된다.


일단 점수를 얻는 방법에 대해 필요한 설명은 마쳤다. 선수 중 타자의 몸값은 어떻게 매겨질까? 기존에는 타석에 들어선 횟수 중에서 안타를 친 횟수 비율인 타율을 주로 따졌다. 그 외 점수를 얼마나 냈는지 등 여로 요소가 있었지만 타율과 타점이 중요했다.


피터는 지금까지 데이터로서 평가되지 않았던 요소를 봤다. 바로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다. 갑자기 용어들이 다시 쏟아졌는데, 출루율은 타석에 선 횟수 대비 1루 이상 나간 횟수 비율을 말한다. 그러니까 여기에는 볼넷도 포함이 된다. 장타율은 안타를 친 횟수 대비 장타 횟수 비율을 말한다. 


다시 말하지만 야구는 타자가 베이스로 나가서 홈으로 들어와서 점수를 내는 경기다. 조금 더 이해를 해보자. 안타든 볼넷이든 나가면 득점원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장타가 단타(짧은 거리에 떨어져서 베이스 1개만 전진할 수 있는 안타) 보다 득점 가능성이 확실하다.


물론 타율이 높은 게 좋긴 하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안타를 치고 나간 타자가 홈으로 들어와야 의미가 있다. 공을 치더라도 1루만 가는 안타는 볼넷과 비교해서 경기 득점원으로서는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제 눈치챘는가? 출루율과 장타율을 더한 OPS는 기존에 야구에서 보지 못한 실질적으로 득점에 기여하는 요소였다. 보다 상위 가치의 목표에 집중하니 본질에 더 가까운 것을 본 것이다. 


OPS가 실질적으로 점수에 기여한다는 것을 이해했응가? 그럼 이제 기존의 방식에서 OPS를 따지면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보자. A, B 두 선수가 있다. A선수는 4할 타자다. B선수는 2할 초반대다. 4할 타자는 정말 우수한 타자다. 시즌에 4할은 몇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할 정도다. 반면 2할 초반은 여차하면 프로무대 하위로 내려갈만한 성적이다. A선수는 수십 억 연봉을 받는다면 B선수는 1억 받기도 어려울 수 있다. 단지 타율만 따졌다면 말이다.


세세한 데이터를 살펴보자. 10번의 타석으로 따졌을 때, A선수는 단타만 4번을 때렸다.(타율 0.400) B선수는 안타 2개, 볼넷 1개였다.(타율 0.222) 다만, B선수의 안타는 각각 2루타 1개, 홈런 1개였다. 그럼 장타율과 출루율은 어떨까? A선수는 장타율 0.4, 출루율 0.4다. B선수는 장타율 0.6, 출루율 0.273이다. 그럼 OPS는 A선수 0.8, B선수 0.873으로 B선수가 더 높게 나온다!!


타율이 낮은 대신 장타가 많으면 주자를 확실히 부를 수 있거나 본인이 득점권에 나갈 수 있다. 또한 안타가 적은데 출루를 잘하는 것은 방망이를 유인하는 공을 골라내는 선구안이 좋다는 뜻이기도 하고, 득점원으로서 기여를 많이 한다는 것이다. 제한시간 없이 3번의 아웃 여부로 공격기회가 계속 이어지는 야구의 특성상 이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다. 이렇게 오클랜드는 적은 돈으로 숨은 우수한 선수를 데려와서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그 결과 양키스 등 큰손 구단과 성적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으로 소위 '머니볼' 신화를 만들었다.


책에서는 소위 '둘 다 모두' 사고를 위한 역량 개선과 시스템, 그것이 가능하기 위한 개인의 성장 비법을 상세히 설명한다. 그런데 종합하여 강조하는 것은 두 가지로 보았다. 메타인지와 본질파악이다. 물론 세상에 양립할 없는 것, 조화로울 없는 것이 존재한다. 다만 그렇게 결론짓기 앞서 생각해 보라는 것이다. 상황을 분석해서 갈등요소를 파악하고, 필요한 역량을 갖추었는지, 여기에 더해서 내가 본질을 똑바로 보고 있는지 말이다. 


참고도서: <패러독스 마인드셋> 웬디 K. 스미스, 메리엔 W. 루이스, 엄성수 옮김, 상상스퀘어

사진: UnsplashVitaly Taran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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