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
도대체 나는 누구입니까?
어떻게 사는 게 잘 사는 겁니까?
철학 상담을 공부한다고 하니까 주변 분들이 제게 자주 하는 질문들입니다. 알 만큼 알고, 살 만큼 살았는데 위 질문에 대해선 그 어떤 답도 떠오르지 않는다며 답답해하시더군요. 그때마다 저는 이렇게 말씀드립니다.
사람은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는 누군가 짜놓은 ‘생각’이고요.
‘생각’의 주된 재료가 또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사람과 이야기, 생각은 모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것이죠. 좋은 나무가 좋은 열매를, 나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듯 좋은 이야기는 좋은 이야기를, 나쁜 이야기는 나쁜 이야기를 계속 지어 나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그 어떤 이야기도 자신의 허락 없이 계속 떠들도록 내버려두면 안 됩니다. 가능한 한 빨리 자신의 이야기를 주도해야 합니다.
물론 그냥 막연한 결심과 의지로는 이미 쓰여진 이야기를, 굳어진 생각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사람’은 무수히 많은 ‘이야기’를 통해서 ‘생각’하는 존재. 그러니 좋은 이야기를 통해 생각을 좋은 쪽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나와 세상 그리고 삶에 대한 근원적이고도 구체적인 이야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벌레가 되어도 출근은 해야 해》에서 소개하는 12권의 책은 바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할 때 쓸모가 큰 책들입니다. 이미 고전이라는 타이틀을 차지한 책들도 많습니다만, 그중에서도 많은 분들이 실전에서 바로 써먹을 수 있다고 검증된 책들만 엄선했습니다. 책에 실린 에피소드들은 독서 모임과 상담에서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변신》부터 《닫힌 방》, 《호밀밭의 파수꾼》, 《달과 6펜스》, 《인간의 조건》,《자기만의 방》, 《모비 딕》, 《공정하다는 착각》,《데미안》 등. 그리고《짱구는 못 말려》까지.
해외 파견으로 가족과 멀어지고, 직장 생활을 하며 점점 기쁨도 슬픔도 느낄 수 없는 무채색 인간이 되어가고, 고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일들을 지시받거나 회사를 벗어나고 싶어 큰돈을 투자했다 모두 잃는 등 회사 생활 속 온갖 고통스런 상황에서도 여기 있는 책을 읽고 자신만의 긍정적인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분들이 있습니다.
만약 책이 잘 읽히고 공감된다면, 그 이유는 여기 소개된 이야기들이 우리 이웃의 생생한 체험담인 동시에 바로 당신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이 여러분의 삶의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책은 그들에게 어떤 해결 방법을 알려줬을까요?
끔찍한 회사 생활을 견뎌낼 방법을
책 속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1화. "늦잠 잤다고 가족에게 성질을 내버렸어요" - 최 대리의 이야기
2화. 카프카의 <변신>이 말하는 존재의 목적
3화. "회사 부품으로 살아가는 느낌이 들어요" - 차 대리의 이야기
4화. <데미안>이 말하는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한 투쟁
오늘부터 연재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