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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립부스터 두번째 제품 이야기의 시작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제품개발기#1

by 재원이

슬립부스터를 시작한 지 곧 1년이 됩니다.


처음엔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차곡차곡 쌓인 고객님들의 관심 덕분에

이제는 새로운 수면 제품을 기획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습니다.


처음부터 만들고 싶었던 제품들이 많았습니다.

수면 환경, 수면 영양, 건강한 멘탈 관리까지.

우리는 수면의 질을 높이는 전방위 로드맵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고 정한 원칙이 하나 있었습니다.

“수면에 도움이 되지 않는 제품은 절대 만들지 않는다.”


스크린샷 2025-05-28 오후 4.57.08.png 작년 9월에 썼던 포스팅 내용에서...





매출만을 좇던 시절을 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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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이전에 약 10년 동안 스타트업 업계에 있었습니다.

그 시절, 매출은 곧 ‘정답’이었습니다.

성장은 늘 옳았고, 성과는 모든 걸 정당화했습니다.


처음엔 저도 그렇게 믿었습니다.

고객을 위한다는 명목 아래,

실은 숫자를 위한 의사결정들이 계속 쌓여갔죠.


제품은 고객을 위한 것이 아니라

매출을 위한 ‘수단’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 흐름 속에서, 저는 많은 장면들을 봤습니다.

1) 고객이 진심으로 원하는 것보다, 투자자 발표자료에 잘 보일 기능을 먼저 만드는 팀
2) 만족스러운 경험보다, ‘팔리는 문구’에 집중한 마케팅 그리고 그렇게 설계된 제품들
3) 제품력이 검증되기도 전에 광고로 매출을 끌어올리는 전략


물론, 그 전략이 나쁘다고 말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점점 확신이 들었습니다.


이 방식으론,
진짜 오래가는 브랜드는 만들 수 없다.






두 번째 제품을 기획하게 된 배경


이번 제품은 사실, 처음부터 계획된 제품은 아니었습니다.

계기는 슬립부스터 체험관을 직접 찾아준 20대 고객님들이었습니다.


저희는 링크드인을 통해,

제품 개발의 시작부터 고객 상담, CS 응대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지켜봐 주신 많은 분들 중,

특히 사회초년생 고객님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와 주셨습니다.


링크드인 포스팅.jpeg 링크드인 포스팅


매트리스를 체험한 후, 많은 분들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진짜 좋아요… 근데 지금은 당장 사기엔 좀 부담돼서요,
나중에 꼭 여유가 생기면 다시 오고 싶어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과거의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자취를 시작하며, 옵션으로 딸려있던 저렴한 매트리스 위에

10만 원짜리 토퍼를 깔고 잠을 잤던 시절이요.


처음엔 괜찮은 줄 알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 통증이 시작됐고,

결국 디스크 진단을 받게 됐습니다.


스크린샷 2025-05-28 오후 5.07.11.png



그때는 수면이 이렇게 중요하다는 걸 잘 몰랐습니다.

하지만 그 고통을 지나오고 나니,

지금의 고객님들이 남긴 그 말들이,

그저 ‘아쉽다’는 감정을 넘어서 책임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연말쯤 공동창업자인 형준님과 회고를 하며,

이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수면 환경을 바꾸고 싶지만 여건이 되지 않는 사람들.
그런 분들을 위한 제품을 꼭 만들어보고 싶어요.



하지만 현실적인 예산은 10~20만 원 선.

그 가격으로는 제대로 된 매트리스를 만들 순 없었습니다.


(참고로 형준님이 디스크에 걸렸던 매트리스도

리뷰 좋기로 유명했던 28만 원짜리 제품이었습니다.)


그래서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단 하나였습니다.



10만원 - 30만원 예산으로 사회초년생들이
쓸 수 있는 수면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만들어보자




그렇게, 두 번째 슬립부스터 제품 이야기가 시작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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