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투잡러의 인생이란...
스타트업 임원 도전기를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굉장히 재밌게 봐주고 있기도 하고, 너무 오랫동안 과거의 나에 대해서 돌아보지 않았기에...
초심을 되새기기 위해...
과거 나의 경험에서 인사이트를 뽑고자 다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참고로, 내가 이렇게 상세하게 기억을 더듬어가며 글을 쓸 수 있는 이유는..?
꼼꼼하지 못한 성격을 고치기 위해,
매일매일 그날 있었던 업무 및 감정을 기록하는
일기장을 8년 넘게 써오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나 아주 칭찬해...)
그날 매우 좋은 꿈을 꿨었다.
꿈속에서 삼성 회장님이 우리 집으로 찾아와,
나에게 시계를 선물해 주는 꿈이었다.
뭔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출근을 헀었고, 퇴근시간쯤...
20년 넘게 친하게 지냈던 친구 어머니께 연락을 받았다.
"재원아, A가 유서를 쓰고 집을 나갔어.."
이야기를 듣고, 머리가 하얘졌었다.
A는 공무원 준비만 7년을 넘게 한 친구였다.
최근 만났던 게 언제인지 모를 정도로 친구들과 연락을 끊고 공부만 했던 놈이었다.
스스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봤던 시험의 결과가 좋지 않았었던 거 같고...
아버지에게 한번 더 도전하겠다고 했다가 대판 싸우고, 유서를 쓰고 집을 나갔다고 한다.
A를 아는 친구들은 모두에게 연락을 돌렸고,
우리들은 친구가 살던 집 주변부터,
A가 갈만한 곳은 모두 돌아다니기로 했다.
저녁 12시까지 친구를 찾아다니다가,
A의 부모님이 친구를 찾았다고 연락이 왔다.
지 스스로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썩을 놈의 X끼...)
이때 친구들과 나는 너무 오랫동안 A의 자존감을 지켜주지 않고, 바쁘다는 이유로 너무 관심을 주지 않았던 거에 대해서 큰 반성을 했다.
A가 우울증과 불면증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다른 친구를 통해 들었다.
이전에 불면증 그리고 우울증을 겪어봤던 사람으로서...
이 친구에게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후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A에게 연락을 했다.
큐피스트를 그만뒀다.
A에게 20대 일 때 일 만하느라 많이 안 놀아봐서...
가장 친한 친구랑 둘이 여행 가는 걸 상상만 해봤는데,
한번 둘이 같이 여행을 가자는 이야기를 했다.
여행 경비는 모두 내가 내줄 테니,
같이 맛있는 거 많이 먹고 쉬고 오자고...
안 가려고 하는 A를 어렵게 설득해서...
나의 제주도 한달살이에 데려갔다.
나의 여행 목표는 간단했다.
1. 20대 인생 회고
2. 앞으로의 인생 계획
3. A의 힐링
우리는 한 달을 같이 살며, 매일 같이 새벽부터 바닷가를 보면서 뛰는 걸 시작으로, 함께 서핑도 하고, 신나게 놀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앞으로 이제 뭐 할 거야?
A에게 집으로 돌아가기 전날 조심스레 물어봤다.
A는 솔직히,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공무원이 되는 거 외에는 생각한 적도 없고,
A는 심지어 아르바이트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굉장히 막막할 거라 생각했다.
마침 나는 모아놨던 목돈도 있었고...
최근에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형님에게 계속 연락을 받을 때였다.
같이 한번 치킨집 해볼래?
이전부터 한번 외식업을 해보고 싶었던 욕심 그리고
지금 친구를 도와주고 싶다는 마음에 말이 바로 튀어나왔다.
A를 점장으로 앉히고, 매출이랑 상관없이 급여를 챙겨주고, 일정 매출이상 올라오면 내가 보너스도 챙겨주겠다고 했다.
단, 1개월이라도 치킨집에서 경험을 하고 왔을 때 한번 시작해 보자고...
그리고 안정적으로 운영을 하기 위해, 낮에는 나는 다른 일을 하면서 돈을 벌어오겠다고 했다.
A가 이렇게 실행력이 좋은지 20년 동안 몰랐었다.
이야기가 끝나자마자 A는 본인의 집 근처에 치킨집 구인공고를 보고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날부터 바로 닭 튀기는 일을 시작했다.
A가 실행을 빠르게 옮기면서, 나는 내가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 했다.
계속 연락을 해오던 형님께 연락을 드려 치킨프랜차이즈 조건을 받았고, 외식업 운영 경험이 없었기에, 자리가 잡힌 본사가 운영하고 있는 직영점들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하기로 했었다.
그리고 나는 이전 편에 작성했던 내용대로 T사와 미소의 오퍼를 고민을 하다 미소를 선택했고...
낮에는 스타트업 임원, 저녁에는 치킨집사장의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