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프로투잡러의 인생
미소의 오퍼를 수락하고,
치킨 집 오픈 준비를 마무리한 후에
출근하겠다고 답변을 했다.
치킨집 오픈 준비는 생각보다 굉장히 수월했다.
기존 본사에서 운영하던 매장을 인수해서 그대로 운영을 하는 방식이라...
본사에서 치킨집 운영을 하기 위한 교육을 받고,
동시에 인수를 하기 위한 계약을 진행했다.
월 매출 1,800만원 ~ 2,000만원 정도 나오는 매장이라고 소개를 받았고,
재무재표를 까보니 직원들 3명을 쓰고 있는데 딱 간당간당하게 적자를 보지 않고 있는 수준의 매장이였다.
(이때, 본사에서 제공한 가상의 재무재표를 믿지 말아야 한다는것을 나중에 깨달았다.)
월 3,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만들어낸다면?
직원 4명을 쓰고도, 수익을 가져갈수 있다는 안내를 받았었다.
이야기를 전달받고 친구 A와 함께 조금 더 노력해서 매출을 끌어 올린다면,
우리는 이제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할수 있을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되었다.
치킨집 인수인계를 받는데 문제가 생겼다.
배달의민족 / 요기요 / 쿠팡이츠 계정을 인수인계 받아야 하는데...
이게 본사에서 계정문제(?!) 같은게 발생해서 인수인계를 받으려면 기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고하여...
리뷰가 모두 리셋된 계정으로 새로 운영을 해야한다는(?!) 소식을 전달했고.
대신, 서비스로 석촌점에 가지고 있던 70만원 어치의 재고를 그냥 주겠다고 했다.
(근데 받았던 재고도, 전에 일하던 직원이 냉장고 전원을 꺼버리고 가서...모두 폐기처분 해버렸음)
우역곡절 끝에 오픈 준비는 완료되었고, 친구 A와 나는 조금씩 치킨집 운영에 적응 해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미소 출근날이 다가왔다.
나는 Chief Of Staff (비서실장) 으로 첫 출근을 했고, 빅터님에게 받은 첫 Agenda 는 다음과 같았다
미소의 임원은 나까지 포함해 7명이었고,
나와는 다르게 짱짱한 배경을 가진 분들이 정말 많았다.
(당시 미소의 팀원은 콜센터 팀원들까지 모두 합치면 140명 규모)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에게 직접 지시를 받고 M&A를 전문적으로 했던 분,
네이버·쿠팡·카카오모빌리티에서 PM 조직을 이끌며 서비스 성장을 만들어낸 분,
국내 대기업과 해외 유명 컨설팅사 출신, 투자은행 출신 등등…
배경은 다 달랐지만, 각자 커리어에서 Top을 찍었던 분들이었다.
그런 분들과 함께 미소의 성장 전략을 세우고,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며 일을 할 수 있게 만드는 한편,
대표님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역할까지 맡았다.
솔직히, 첫 출근 날부터 엄청 부담감이 컸었다.
빅터님은 투자건 때문에 미국에 가있었고...
나는 직접 각 임원분들에게 미팅을 요청하여
회사의 상황을 직접 파악하고 다니며,
빅터가 나에게 준 Agenda 에 대한 내용들을 정리하기 시작했고, 시간이 후딱 지나가. 어느새 저녁 8시
그날 하루 있었던 일들을 정리하고, 퇴근은 치킨집으로 했다.
도착하니 저녁 8시 30분.
12시까지 닭을 열심히 튀기고, 포장하고…
다음날 오픈 준비를 위해 매장 구석구석 청소까지 마무리하니
시계는 새벽 1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때 느꼈다.
몸은 힘든데, 마음이 이상하게 뿌듯했다는 걸.
자신감을 되찾고, 다시 활력이 돌고 있는 A와
이렇게 일을 벌이고 있는 나 자신을 보면서,
“이렇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
우리 정말 크게 성공하는 거 아니야?”
라는 기대감을 안고 집으로 향했다.
지금 좋게 생각해보면 낭만이 있었다.
앞으로의 미래에서 치킨집은 망하며 빚쟁이의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다음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