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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ug 27. 2021

한반도·지중해·카리브해·북미…이게기후위기 현실

[기후위기 WITH YOU] 대륙별 기후위기,  심각하다


韓 바다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 바다온도. 올해 7월이 관측이래 가장 높았다. [사진=기상청]

전 세계적으로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우리나라 7월 바다 평균기온이 관측 이래 가장 높았다. 2021년 7월은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 동해가 3.6℃ 높았다. 연해주~동해 북부는 평년보다 무려 8℃나 상승했다.      

기상청이 관측한 7월 평균 수온은 24.9℃로 최근 10년 평균보다 2.5℃ 높았다. 가장 무더웠던 여름인 2018년 수온보다 0.6℃ 상승했다. 해양기상 관측 이후(1998년) 가장 수온이 높았던 달로 기록됐다.      

이 같은 영향으로 해양기후변화가 빨라지고 있다. 바다 폭염이 발생하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양 생태계가 큰 변화에 휩싸였다. 해양은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 때문에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면 바다 온도가 상승하기 마련이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이 같은 변화가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되돌릴 수 없다는 데 있다. 지난 9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워킹그룹I의 6차 평가보고서(AR6)에서 “과거와 미래의 온실가스 배출로 많은 변화가 찾아오고 있는데 특히 해양, 빙상과 지구 해수면 변화는 앞으로 수 세기 동안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한 바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바다 온도는 2010년 전후 0.8도 상승했다. 상승추세가 2배 정도 빨라지고 있다. 수온이 상승하면 해수는 팽창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빙하 손실로 해수가 증가하면서 해수면이 상승한다.      

지구 평균 해수면 상승은 매년 ‘1.8±0.5mm’ 정도인데 우리나라는 매년 2.74mm로 상승 폭이 더 크다. 여기에 제주도는 매년 4.75mm로 전 지구 평균 상승보다 3배에 이르고 있다. 해양 기후변화에 따라 태풍 발생 해역의 수온 상승, 북극 기온 상승, 저염분수 빈도 증가로 태풍이 북상할 때 세력이 커지고 있다.      

북태평양고기압 확장으로 태풍이 우리나라로 올 가능성이 증가했다. 7~8월 집중했던 태풍이 21세기 중반에는 6~9월로 확장되고 있다. 9월 태풍 발생이 20% 늘어났다.      

기상청 해양기상과는 “앞으로 높아지는 파도와 태풍 활동 변화로 홍수 등 연안 지역 위험도가 증가할 것”이라며 “중위도 지역의 폭풍해일도 10∼3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태풍 강도는 강화(기압 낮아지고, 풍속 커지고)하고, 점차 우리나라로 오는 태풍의 개수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기상청은 “AR6 기반 해양기후변화 시나리오에 따른 생산기반을 조성하고 2023년까지 상세 시나리오를 산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기후변화 적응 대책, 영향정보 등 활용을 위한 표준인증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틴아메리카·카리브해…폭풍, 폭염, 가뭄, 해수면 상승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 기후위기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WMO]

세계기상기구(WMO)는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기후변화와 관련된 새로운 보고서(State of the Climate in 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2020)를 내놓으면서 “최근 가뭄과 폭풍, 산림벌채 등으로 라틴아메리카 등이 산불과 거대한 산림 훼손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에는 치솟는 온도, 강수량 변화, 거세지는 폭풍, 녹아내리는 빙하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 해는 허리케인 시즌을 맞아 강력한 폭풍으로 큰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남미에서는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해양 생태계는 파괴되고 해양 산성화는 물론 폭염과 치솟는 해수면으로 큰 고통을 받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 9일 워킹그룹I의 제 6차 평가보고서에서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온도 상승은 지구촌 평균보다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고 해안 홍수와 해양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LAC(Latin America and the Caribbean,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는 최근 극심한 수문기상학 사건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이라며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은 허리케인으로 고통받고 있고 브라질과 볼리비아, 파라과이 등은 가뭄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AC는 전 세계 원시림의 57%를 차지하고 있는 곳이다. 약 104기가톤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최대 지역이다. 최근 산불과 산림벌채 등으로 이 같은 탄소 흡수능력에 큰 상처가 생겼다.  

실제 1998~2020년 사이 기후와 관련된 사건 사고로 31만2천명이 생명을 잃고 약 2억770만명이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마미 미즈토리(Mami Mizutori) 유엔재난위험 경감 사무국(UNDRR) 특별대사는 “이번 보고서에서 LAC 지역에 기후변화 영향이 심각하고 재난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정확하고 접근 가능한 정보가 이 같은 위험을 감소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실제 LAC 지역의 온도는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2020년은 중앙아메리카와 카리브해의 경우 세 번째로 더운 해에 속한다. 남미는 두 번째로 더운 해였다. 최고 기온도 최근 깨지고 있다. 볼리비아에서는 섭씨 43.4도를 기록하는 등 폭염이 덮쳤다.      

반면 강수량은 줄었다. LAC 지역에 광범위한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50년 동안 아마존 남부와 브라질 등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산불과 생태계 파괴도 잦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2016년 사이 약 5천500만 헤타르의 숲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LAC 지역 산림의 약 5.5%에 이를 정도이다.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 남미에서는 산불이 더 자주 발생했다. 대형 산불이 발생해 생태계는 물론 생물 다양성 등 심각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2020년에 30개가 넘는 폭풍이 발생해 대서양에 영향을 끼쳤다. 지난해 카테고리 4등급의 에타와 요타가 발생해 온두라스 등에 큰 손해를 끼쳤다. 중앙아메리카의 800만명 인구가 피해를 보았다.     

해수면 상승도 무서운 기세로 높아지고 있다. LAC의 인구 27%는 해안에 살고 있다. 해수면이 상승하면서 해안에 사는 이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안 위험이 상승하면서 해안에 사는 6~8% 주민들은 큰 위협에 직면해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1993~2020년 사에 LAC 지역은 매년 3.6mm씩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지구촌 평균 해수면 상승(3.3mm/년)보다 높은 수치이다.     \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 기후위기 직격탄(https://youtu.be/ySWq2C75N_g) 


         


지중해가 폭염에 휩싸였다     

알제리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십명이 사망했다. [사진= Copernicus Sentinel Hub]


지중해가 불볕더위에 포위당했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는 지난 11일 기온이 무려 영상 48.8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유럽 대륙에서 가장 높은 기온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앞으로 50도 이상의 기온을 보일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최근 이탈리아, 스페인을 비롯해 북아프리카에서 불볕더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고 기온은 1977년 아테네에서 확인된 영상 48도였다.     

WMO는 “최근 시칠리아에서 기록된 48.8도는 아직 비공식 기록”이라고 전제한 뒤 “절차를 거쳐 공식적으로 승인할 것인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WMO 측은 “최근 기후변화가 심화되고 빠르게 전개되면서 최고 기온이 깨지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과학적 근거와 정확성을 통해 해당 기록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WMO는 몇 년 전부터 최고 기온 기록에 대해 신속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정확한 기온을 공식화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확한 정보가 미래 기후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기본이다. 잘못된 정보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순식간에 퍼져 나가 부작용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러 기록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일 때 많은 사람에게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북아프리카를 포위한 불볕더위는 대형 산불로 이어졌다. 그리스와 터키에서 8월 초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가 발생했다. 물론 8월은 지중해에서 전형적으로 무덥고 건조한 날씨를 보인다. 문제는 올해 8월은 더위가 더 ‘극심하고’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현상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밥 스테판스키(Bob Stefanski) WMO 응용기후서비스 박사는 “현재 지중해 상층권에 고기압이 폭넓게 형성돼 있다”며 “이 현상으로 열돔(Heat Dome) 현상이 일어나는데 열돔은 바람이 약하고 열이 발산되지 않으면서 해당 지역을 가열한다”고 설명했다.      

극심한 고온으로 산불위험은 더 커지고 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지난 9일 워킹그룹I 6차 평가보고서에서 기후변화로 빈번하고 심각한 고온 현상을 더 자주 경험하게 될 것으로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몇 년 사이에 그동안의 최고 기온이 지구촌 곳곳에서 계속 깨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유럽은 앞으로 50도 이상의 기온도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서부의 ‘7월은 잔인한 달’…폭염·가뭄·산불 ‘3중고’     

미국 오리건주에 대형 산불이 발생해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NOAA]


미국에서 이런 7월은 없었다. 잔인하다 못해 비극적이다. 비극적이다 못해 손쓸 수 없는 지연재난 앞에 고통만이 몸부림치고 있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최근 “올해 7월 미국 서부가 불볕더위, 가뭄, 끝없는 산불로 고통받고 있다(U.S. West hit with extreme heat, drought and unrelenting wildfires in July)”고 분석했다.      

미국 서부의 7월은 폭염과 가뭄, 끊이지 않은 산불로 ‘3중고’에 시달렸다. NOAA는 이 같은 사실을 언급하면서 ‘3중 위협’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현실은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되고 있다. 미국의 7월 평균 기온은 화씨 75.5도를 기록했다. 이는 127년 동안의 7월 기온 중 13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특히 캘리포니아, 네바다, 오리건, 워싱턴은 7월 기록상 가장 높은 온도를 보였다.      

강수량은 평균보다 조금 증가했다. 7월 평균 강수량은 3.36인치 그동안 평균보다 0.58인치 늘었다. 특히 뉴욕과 매사추세츠는 올해 7월이 가장 많은 강우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 북서부와 북쪽 지역은 평균 이하의 강수량을 보였다. 미네소타와 워싱턴은 그동안의 기록상 각각 두 번째, 네 번째로 건조한 상황을 맞았다.     

올해 1~7월까지의 평균 기온은 화씨 53도로 그동안 평균보다 1.8도 높았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오리건은 가장 무더운 1~7월 기온을 보였다. 1~7월까지의 강수량은 18인치로 평균치보다 0.09 인치 적었다.      

무엇보다 불볕더위와 가뭄이 이어지면서 서부지역에 산불 발생이 이어지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7월 31일까지 미국에서 총 3만7천650개의 산불이 발생했다. 300만 에이커가 잿더미로 변했다. 올해 일어난 산불 중 가장 큰 산불은 오리건의 부트렉 산불(Bootleg Fire)이었다. 이 산불로 41만3천 에이커가 불에 탔다.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산불은 북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딕시 산불(Dixie Fire)로 24만 에이커가 피해를 봤다. 8월에 접어들면서 미국의 46%는 건조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북부를 중심으로 가뭄 지역은 점점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천히 흐르는 푸른 강. 상큼한 내음을 던져주는 짙은 녹색. 평화롭게 풀을 뜯는 여러 색깔의 말. 이런 풍경은 이제 추억이 되고 있는 것일까. 미국의 와이오밍주. [사진=NO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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