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재석 Dec 11. 2022

교육 방법론 - 페어 교육

개발 방법 중에 페어프로그래밍이라는 게 있다. 두 명의 개발자가 역할을 나누어 같이 개발하는 것이다. navigator는 키보드를 잡지 않은 채 전략을 제시하고, driver는 navigator 상의하며 코드를 타이핑한다. 일정 시간마다 역할을 바꾼다.


페어프로그래밍의 장점 중 하나는 개발자가 메타인지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navigator는 driver에게 어떻게 개발할지 말해주어야 한다. 혼자 개발할 때와 달리, 자신이 아는 지식과 생각을 추상화해서 말로 꺼내야 한다. 심지어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잘 구조화해서 전달해야 한다. driver는 navigator가 얘기한 내용 중 이해가 안 되거나 본인의 생각과 다른 것에 대해 질문한다. 둘은 좋은 코드를 작성하기 위해 페어프로그래밍을 하는 내내 대화한다. 그 과정에서 각자 무엇을 아는지, 무엇을 모르는지, 문제를 어떻게 정의했는지 깨달을 수 있다. 


수학교육의 목표는 수학 문제를 잘 푸는 걸 가르치는 게 아니라 수학적 사고 방법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믿는다. 이를 위해서는 혼자 문제를 풀고 혼자 답을 내는 것보다 짝꿍과 같이 문제를 풀면서 서로의 사고 방법을 설명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수학 말고 대부분의 과목에서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역사를 예로 들면, 역사적 사건을 외우기보다는 역사적 인물들이 어떤 맥락에서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짝꿍과 논의하는 게 역사를 가르치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고등학교 수학선생님인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흥미로워하며 수업 때 적용해보겠다고 했다. 친구의 답장은 이랬다.

"애들이 어떤 사고 과정에 의해서 풀이가 나온 건지 메타인지를 못해서 당연한 것과 당연하지 않은 것을 구분 못한다는 어려움이 있거든 ㅋㅋㅋ 그런 거 해소하기에도 진짜 좋을 거 같고, 이런 식으로 전달과 수용의 과정을 연습할 수 있다는데도 의의가 있을 거 같아"

실험 결과가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작가의 이전글 조직문화와 추상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