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모든 지식의 궁극적인 근원을 관찰에 두는 경험주의와 근원을 지적 직관에 두는 합리주의 모두 틀렸다. 즉, 관찰과 이성 모두 지식의 근원이 될 수 없다.
2. 인식론ㅡ지식에 관한 이론ㅡ은 추상적이고 실생활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과학, 윤리, 정치의 실제적인 결과까지도 인식론에 기인한다고 말한 러셀의 태도가 옳다고 생각한다.
3. 르네상스부터 시작하여 많은 개혁, 종교 전쟁, 혁명전쟁 등의 자유화 운동은 인식론적 낙관주의에 영향을 받았다. 인식론적 낙관주의는 인간에게 진리를 식별하고 지식을 얻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는 견해이다. 반대로 인식론적 비관주의는 인간을 불신하는 것이고, 따라서 인간의 어리석음에서 구해줄 전통과 권위를 인정한다.
4. 저자는 경험주의자이며 동시에 합리주의자이지만, 또한 자유주의자이기 때문에 모든 이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그 과정에서 인식론적 낙관주의가 수행한 역할을 발견했고, 동시에 인식론적 낙관주의를 거부해야만 한다는 것을 알았다.
5. 데카르트나 베이컨의 낙관주의적 인식론에서 "진리는 명백하게 드러난다"는 교설이 있다. 이 진리 명시설은 무지 음모론을 낳는데, 진리가 명백한데도 우리가 진리를 보지 못하는 이유는 온갖 편견 때문에 눈이 멀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리는 발견하기 어려울뿐더러 발견해도 다시 잃어버리기 쉽다는 것이 단순한 진리이기 때문에, 낙관적인 인식론은 참일 수 없다. 낙관주의적 인식론은 틀렸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도록 자극하여 역사에서 지적, 도덕적 혁명의 주요한 영감이 되었다.
6. 하지만 동시에 부정적인 결과도 가져왔다. 광신자들ㅡ명백한 진리를 보지 못하는 사람은 악귀에 씌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ㅡ을 길러냈을 뿐만 아니라, 권위주의를 강화시키기도 했다. 진리가 명백하지 않기 때문에, 명백한 진리라고 하는 것에 특정 권위의 확인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7. 플라톤에게서 낙관적인 인식론이 비관적으로 변한 것을 볼 수 있다. 플라톤의 상기설은 영혼은 모든 것을 알지만 출생을 통해 망각하게 되고, 진리를 보면 진리를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에서 흔히 알려진 이데아와 동굴의 비유를 비관적으로 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 베이컨의 귀납법이나 소크라테스의 산파술은 어떤 것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거짓된 신념, 그럴듯한 지식, 편견을 없애주는 기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