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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icaldh Aug 27. 2024

전 남자친구와의 이별

갑자기 가까워지면서 연애를 시작했던 우리... 상대방은 어쩌면 시작 전부터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천천히 알아가는 과정이 없이 바로 연애를 시작해도 될지 판단이 서지 않는다고 했으니깐. 연애하면서 상처 안 받는 건 불가능하니깐, 난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 말했고, 오빠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6개월도 안 돼서 결국 헤어졌다. 내가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하고 상대방에 많이 맞춰졌다. 내가 좋아하니깐 모든 게 괜찮을 거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점차 후순위로 밀리는 나 스스로가 너무 안타까웠다. 내가 힘든 일이 있어 얼굴 보여달라고 해도 '어렵다'라는 답장일 뿐... 좋아한다는 표현을 하지도 않는 상대방에게 기대하고 실망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오빠가 저녁 시간 약속에 늦었던 날, 내가 헤어지자고 말했다. 상대는 날 붙잡지도 않았다. 다만 오빠는 눈물을 훔치면서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을 남기며, 마지막으로 날 데려다준다고 말했다.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은 카톡으로 할 테니 읽어달라고 했었다.


내가 시작했고 내가 끝냈던 관계였지만 그 어떤 이별보다 너무 아팠다. 최선을 다한 사람은 후회도 안 한다고 하지만, 난 일주일을 매일 울었고, 인스타나 블로그 친추도 모두 지웠다, 그런데 카톡 아이디는 지울 수가 없었다. 물리적으로 헤어진 후, 그날 새벽에 오빠한테 진심이 담긴 마지막 장문의 메시지에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받아서 그랬다.


아직도 헤어진 날을 생각하면 울고 있는 날 발견한다. 언젠가는 정말 무뎌지고 잊어버리는 날이 오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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