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곳에서는 듣지 못하는 이야기'와 긍정적인 콘텐츠 경험
1. 회사를 옮기고 방송을 론칭했다. 주제는 경제 이슈, 포맷은 토크쇼다. 4년 차 PD 경력에 방송 기획부터 참여한 건 처음이다. 크게 밑그림을 그리고 세세한 요소들을 채워갔다. 어떤 모습으로 아웃풋이 나올지 상상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안되기도 했는데 5회 방송까지 나가고 나서 초창기 기획안을 보니 이렇게 흘러왔구나 궤적이 보인다.
2. 아직 초반이라 안정적으로 제작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연출과 조연출의 일, 외주 감독님들과의 스케줄링 등. 로드가 걸리는 부분은 없는지 지속 가능한 제작 시스템을 만드는 것. 그리고 가장 해보고 싶었던 콘텐츠 브랜딩까지. 어느 조직을 가도 그렇겠지만 한정된 인력으로 일을 해나가야 하는 상황이다. 스타트업에서는 스스로의 일을 정의하고 실행한다고 들었다. 누가 어떤 일을 어디까지 커버할지, 어떤 게 더 필요할지 생각하면서 매주 방송을 쳐내는 중이다. 새로운 경험들이라 즐겁다.
3. 거의 매일 입에 킥을 달고 살았다. 우리 방송의 킥이 뭘까. 요즘처럼 볼거리 넘치는 시대에 시청자가 직접 찾아서 볼만한 요인이 있어야 한다. 상대적으로 접근 문턱이 낮은 예능도 아니고 시사성이 짙은 경제 콘텐츠다. 전문가가 나와서 강의를 한다든지, 초창기 썰전이 나왔을 때처럼 신선한 포맷으로 차별화를 갖기 어렵다면 남은 건 알맹이다 콘텐츠의 질. 고민의 잔가지를 다 쳐내고 나면 남은 것은 ’다른 곳에서는 듣지 못하는 이야기’. 거기에 플러스알파는 높은 신뢰를 얻는 것. 특히 레거시가 디지털보다도 앞서 어필할 수 있는 유일한 부분이 매체의 신뢰가 아닐까.
4. 지금까지는 광고 없이도 프로그램의 존재를 알리는 게 중요했다. 일단 유튜브 쇼츠로 바이럴 하는 것부터 해왔는데 조회수와 시청자 반응이 우상향 하고 있다는 기분. 이제는 콘텐츠의 브랜딩에 더 힘을 줘야 하겠다는 생각. 긍정적인 브랜드 경험이 중요하듯 콘텐츠에도 긍정적인 경험이 필요하다. 양질의 지식 콘텐츠가 이곳에 있구나 싶은 감각과 다른 곳에서는 못 본 날 것의 매력. 이것들을 담을 수 있는 적절한 플랫폼을 고민 중이다.
5. 책을 읽는 것도 글을 쓰는 것도 근육이라 오랜만에 하면 딥다이브가 어렵다. 예열의 시간이 필요한 듯. 다시 시작해야지. 많이 읽고 생각하고 쓰는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