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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경영지원팀 오대리 Jun 28. 2018

중소기업 경영지원팀에서 일하기.

1. 나의 스펙과 입사.

나의 스펙


나는 아무도 믿지 않는 집안사정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해야 했던 고졸이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위해 동생들의 학비를 벌어야했다. 대학을 가려 했다면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할머니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었다. 그 후 방송통신대학교도 다니고 했지만 업무와 학업을 병행하기란 정말 쉽지가 않았다. 결국 2년전에 학점은행제를 활용하여 전문학사 학위로 마무리 지었다.


나에게 있는 회계관련 자격증은 전산회계 1급, 전산세무 2급이 전부이다. 모두 독학으로 취득했다. 최초 취득한 전산회계 1급은 사무보조로만 남기에 억울해서 이직을 위해 준비했다. 취득했을때는 24살이던 2009년이다. 그리고 다행히 2010년 코스닥에 상장된 중소기업 관리팀에 취업을 하였고 계속된 성장으로 시가총액 3,300억이 넘는 중견기업이 되었다. 이후 업무를 하면서 틈틈히 공부하여 2012년 전산세무 2급 자격증을 취득하였다. 그리고 현재까지 제직중이며 경영지원팀의 업무의 경력이 9년이 되어간다.


면접을 보다.

2010년 1월 추운 겨울이었다. 작은 프랜차이즈 회사의 공장에서 나오는 서류를 정리하는 사무보조업무를 2년간 하였다. 간단한 일이다 보니 시간이 많이 남아 업무하는 틈틈히 전산회계1급을 공부하였다. 그리고 2009년 하반기에 자격증을 취득하고 2009년 12월 31일을 마지막으로 무작정 퇴사를 하였다.


"나는 전문적인 회계사무원이 될꺼야!"


아직 나이가 25살이라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회계사무원 신입사원이 뜨면 모두 지원했다. 지금 회사를 다니기전에 세군대에서 면접을 봤다. 모든 면접에서 회계관련하여 질문은 하나도 없었다. 나에게 제일 궁금한것에 대한 것은 생각보다 별거 아니었다  


1. 얼마나 다닐 생각인가?

2. 평소 대인관계가 유연한 편인가?

3. 야근을 하게 된다면 할 수 있는가?

4. 차분하고 진득하고 꼼꼼한 성격을 가졌는가?


회계관련 자격사항에 대한 질문은 제로였다. 아무래도 신입사원을 뽑아서 "성격, 인성, 적성"에 관한 질문이 주였다. 운좋게 세군대 모두 붙었고 현재까지 다니는 직장을 선택하게 되었다. 이유는 단하나였다. 코스닥 상장회사.


1. A회사

  가. 전기, 전선 관련 제조업 (사업장 1개)

  나. 발령부서 및 수행업무 : 관리부, 자금출납 및 경비정산 사무원(세무사사무실 에서 기장 대행)

  다. 매출액 200억 이상의 비상장 회사. 대표이사 개인출자로 업력 20년이 넘은 회사

  라. 연봉수준 : 회사 내규, 내가 제시한 금액 2,000만원, 최종결정금액 2,000만원(상여금 100%포함)


2. B회사

  가. 세무회계법인

  나. 기장업무

  다. 사원수 15명의 작은 세무회계 법인

  라. 연봉수준 : 회사 내규, 내가 제시한 금액 2,000만원, 최종결정금액 연봉 1,600만원에+@ (성과급 및 수당)


3. C회사 (현재 재직 중인 회사)

   가. 지점, 계열사를 다수 가진 회사의 본사

  나. 발령부서 및 수행업무 : 관리부, 자금출납 과 회계전산 사무원

  다. 매출액 400억이상의 코스닥 상장회사. 각각의 계열사별로 전문경영인 부임.

  라. 연봉수준 : 회사내규, 내가 제시한 금액 2,000만원, 최종결정금액 2,000만원(상여금 없음)


당시 상장사라는 이유와 많은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많은 것을 배울것이라는 판단에 C회사를 택했다.


내 전임자들은 1년내에 3번 바뀌었었다.


"나는 전문적인 회계사무원이 될꺼야!"


라는 생각은 입사 후 얼마되지 않아 접었다. 회계관련 업무는 전체 업무의 20%정도였다. 업체에 돈을 지급하고, 수금현황을 정리하고, 영수증을 붙이고, 분개처리, 임직원들의 해외스케줄 관리, 탕비실담당, 식권관리, 사무용품 구입, 비품의 관리, 골프장 부킹, 소프트웨어 관리, 출퇴근관리, 연차관리,  등등. 해야할일이 너무 많았다. 자체 ERP도 없었고 그룹웨어도 없었으며 회계프로그램과 엑셀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관리해 왔고 서류처리가 많았다.


본사의 직원은 총 45명이었고 입사하고 2년사이에 인수와, 합병, 신규사업의 시작, 분할 등으로 인하여 본, 지점, 자회사까지 합쳐서 7개가 되었다. 그룹사인원은 300명이 조금 안되었고 본사의 경영지원팀 인원은 CFO까지 포함하여 5명이 전부였다. 우리는 인사팀, 총무팀, 공무팀이 별도로 없었다.


입사한지 좀되니까 과장님이 한말씀 하셨다.


"그 자리가 1년사이에 3명이나 바뀌어서 걱정 많이 했던 자리야. 네가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말고 자부심을 갖고 일해야해."


왜 그만두었는지 알것 같다. 분개를 어찌 해야 할지 고민하는 날보다 직원들 커피 떨어질까봐 전전긍긍하고 임원님들 골프장 부킹으로 새벽과 주말이 없었으며 임직원 해외 스케줄 관리로 여행사와 출장자와의 연결고리 역할부터 비행기가 연착되었다고 내가 싫은 소리를 듣고 있어야 했다.


중소기업의 경영지원팀은 잡부에 불과했다. 그것도 저렴한 가격에 부려먹는 잡부.


누군가 이런말을 했다. 대기업 경영지원팀에 가도 신입은 하루종일 복사과 스캔만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런일로 야근하고 특근을 한다고 한다. 그 비싼 돈을 주고 얼마나 비효율적 업무를 하는것인가? 그러나 그대는 회사가 흘러가는 흐름을 배우고 앞으로 경영에 일조를 하면서 많은것을 배우지 않겠는가? 그러니 자부심을 갖고 일해.  


2년을 참다가 도저히 못참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직을 염두하고 자격증 공부를 열심히 해서 전산세무2급까지 따두었다. 그러나 모든 직장인들이 그러하듯 이직하려는 순간 집안에 문제가 생겼다. 내가 신용대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되어 나는 체념했다. 그리고 그냥 저냥 다니자. 라는 맘으로 다녔다. 그러다가 지금 9년째 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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