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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orge Chung Jan 31. 2021

6장. Acabado. 미지의 땅. 남미(산티아고)

파라다이스를 향하여. 산티아고.

아직은 어두운, 해가 뜨기 전 아침. 주인집 아저씨가 우리를 깨운다. 아침 일찍 비행기가 있어 공항까지 픽업 서비스를 제공해주시겠단다. 덕분에 매우 편하게 공항에 도착했다. 다른 사람이 고생 고생해서 칼라마 공항에서 아타카마로 넘어온 걸 생각해보면 우리가 낸 가격조차도 아깝지 않다.

우리는 오늘 산티아고로 향한다. 산티아고는 칠레의 수도로써 한인들이 매우 많이 살아 코리아타운이 꽤나 크다. 오늘 우유니에 같이 갔던 일행들도 몇 명 더 모이기로 해서 우리끼리 조촐하게 파티를 하려 한다.

우선 공항에 내리자마자 바로 코리아타운으로 향한다. 생각보다 칠레 현지인들이 매우 많다. 그중에 치킨집이 있다 하여 바로 발길을 옮긴다.

치킨집 사장님이 다행히 짐을 맡아주신다 하여 편안히 짐을 풀고 치킨을 뜯는다. 얼마 만에 먹는 한국식 치킨인지... 행복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법이다. 생각보다 산티아고에서 인기가 많은 식당인 모양이다. 한국인보다 현지인이 훨씬 많다.

점심을 먹고 코리아타운을 돌아다니며 장을 본다. 마트에 들어가니 그냥 한국의 꽤 큰 동네 마트 같은 느낌이다. FTA덕분인지 소주도 4000원대. 식혜에 한국 아이스크림에 없는 게 없다. 반가운 마음에 이것저것 담다 보니 장바구니가 한 짐이다. 근데 쌈이 없다. 카운터에 물어보니 가게 하나를 추천한다. 그곳에는 삼겹살, 목살 등 육류뿐만 아니라 상추랑 깻잎도 있다. 그곳으로 가서 고기와 야채를 산 뒤 숙소로 돌아온다. 다들 잠시 쉬면서 짐을 풀고 본격적으로 식사 준비를 한다.

아까 마트에서 사 온 순대(!)와 떡볶이를 간단히 먹고 난 뒤 본격적으로 고기를 굽는다. 역시 고기는 옳다.


산티아고의 둘째 날이 밝았다. 오늘은 내 친구와 나는 따로 돌아다니다가 밤에 다른 일행과 합류하기로 했다. 우리는 따로 만나 뵐 분이 있다. 아버지 친구분이 칠레로 넘어와서 살고 계신다기에 인사차 연락드렸더니 식사를 대접해주시겠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코리어 타운으로 향한다. 오늘은 소고기다. 

겉절이가 이리도 맛난 음식이었나...?

식사를 하고 주변 시장을 보여주신다며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다가 감사인사를 드렸더니 내일 저녁식사에 초대하고 싶다고 하신다. 내일 다시 뵐 것을 기약하며 우리는 일행들이 있는 산크리스토발 전망대로 향한다. 코리아타운에서 멀지 않아 걸어가도 금방이다.

정상으로 가는 방법은 걸어가거나 케이블카, 택시를 타고 갈 수 있다. 우리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갔다가 걸어 내려오기로 했다. 

산크리스토발 정상에는 야외 성당과 큰 성모상이 자리 잡고 있으며 산티아고 시내 전부를 조망할 수 있다.                                                

벌써 해가져 버렸다. 우리는 걸어내려가다가 이건 아닌 거 같아 우버를 부른다. 그리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숙소 근처에 꽤 큰 마트가 있기에 식재료를 사서 숙소로 들어간다.

아타카마에서 1박을 더 했던 형도 산티아고에 도착해서 대인원이 되었다. 역시 식사는 북적북적해야 즐겁다.


산티아고 3일째. 오늘은 산티아고 주변 도시를 돌아보기 위해 버스에 몸을 싣는다. 우리가 향하는 도시의 이름은 발파라이소라는 도시이다. 한국말로 번역하자면 파라다이스를 향해 정도이려나. 도시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곳은 옛날부터 별장이 많은 해안 휴양도시이다. 우리가 간 날은 안타깝게도 비가 왔지만 그래도 매우 아름다운 도시였다.

버스를 타기 위해 가는 길에 저 멀리 만년설을 안고 있는 산맥이 보인다. 구름과 설산을 배경으로 하는 산티아고의 전경이 매우 아름답다.

발파라이소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맛집을 찾아 나선다.

항구도시인만큼 해산물 위주로 시켰는데 정말 맛있다. 매우 만족스러운 한 끼 식사였다. 남미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수위에 들 정도. 비싼 값을 한다.

밥 먹고 나온 식당 근처에 아이스크림가게가 있다. 우린 내기를 해서 하나씩 먹기로 한다. 역시 공짜 아이스크림은 더 맛있는 법이다.

발파라이소는 이런 길거리 예술가도 많고 구석구석 조그마한 플리마켓들도 많아 여행객들을 설레게 한다. 아기자기하고 예쁜 공예품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 여자 친구만큼 차가운 맥주라니... 서늘하다. 위트가 넘치는 즐거운 도시이다.

한참을 걷다 보니 기찻길 너머로 바다가 보인다.

저 멀리 노을을 뒤로하고 우리는 이 도시를 떠나 다시 산티아고로 향한다.


산티아고에서의 4일째. 오늘은 산티아고를 떠나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로 향하는 날이다. 오늘 밤늦게 새벽 비행기를 타고 날아간다. 오늘은 최대한 늦게 공항을 향해 갈 예정이다. 오늘은 저녁에 아버지 친구분을 다시 만날 예정이라 오전에는 친구와 둘이서 돌아다니기로 했다.

겨울의 산티아고는 서늘함이 옷깃을 여미게 한다. 한여름인 한국에서는 덥다는 이야기만 들리는데 완전 남 얘기다.

만년설이 녹아 흘러내리는 물이라고 한다. 바라보고 있는 내가 다 시리다.

아침 시장을 보고 산타루시아를 향해 간다. 과거 요새가 있던 곳으로 산티아고 시내를 보기 좋은 곳이다.

만년설을 등지고 있는 이 도시는 어느 방향을 봐도 그림 같다.

아르마스 광장으로 걸어 내려오니 바닥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예술가가 눈에 들어온다.

산티아고 시내를 산책하다 보니 벌써 약속시간이다. 숙소로 우리를 데리러 오셔서 같이 식당으로 이동한다.

우리가 간 곳은 코스타네라 센터. 남미에서 가장 높은 빌딩이기도 한 이곳은 다양한 쇼핑센터와 식당이 가득하다.

롯데타워 같은 느낌의 장소이다. 이곳에서 저녁을 먹고 난 뒤 꼭대기층에 있는 전망대로 향한다.

산티아고의 야경은 매우 아름답다. 서울의 야경과는 또 다른 맛이다. 만년설이 있는 야경이라니... 이런 풍경을 또 어디서 볼 수 있을까. 현지인이 데려가는 데는 이유가 있다.

저 멀리 해가지기 시작한다. 산티아고의 일정이 이렇게 마무리다. 아버지 친구분 덕분에 매우 편안하고 만족스러운 일정이었다. 산티아고에서 매우 만족하고 온 만큼 꼭 다시 한번 찾고 싶은 도시이다. 

이제 진짜 떠날 시간이다. 새벽 비행기라 공항에서 노숙을 하기로 한다.

자리를 잡고 앉아 시간을 보낸다. 이제 12신데 아직도 4시간이 남았다... 친구와 둘이서 번갈아가면서 선잠을 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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