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도 생소한 도시 진주. 나에게 아무런 연고도 없는 이곳은 앞으로 약학대학을 다니는 4년간 살아야 하는 곳이다. 어쩌면 내 삶에 있어 대안으로 선택한 길이지만 지금으로서는 매우 만족하고 있다.
지금까지 진주하면 아는 것이라 해봐야 진주성 정도이었다. 그것 말고는 아는 것도 없었고 직접 온 것도 한두 번 정도가 전부인 곳. 태어나서 진주에서 살게 될 거라고는 누가 상상이라도 했을까.
처음 만난 진주는 조용하지만 사람은 많은 도시였다.
그때까지만 해도 진주는 갈 곳도 없고 할 것도 없는 심심한 도시처럼 보였다. 6년이 지난 지금의 시각으로 보면 진주 자체에도 생각보다 볼게 많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경남 전남 어느 지역이든 가기 좋은 교통편을 가지고 있어 여행 가기가 좋다는 점이다. 그래서 학생이던 4년 동안 참 많은 곳을 갔다.
학교 OT는 스페인에 있는 중에 진행해서 참여는 못했지만 새터는 귀국 바로 다음날이라 참여하기로 했다.(시차 적응을 못해 새터 가서 낮에는 자고 밤에는 돌아다녔지만…….)
이번에 다시 학교를 들어가면서 꼭 밴드부와 사진이나 여행 동아리에 가입할 생각을 갖고 왔다. 둘 중에 더 하고 싶은 것은 사진 여행 동아리. 근데 그게 없다.결국 내가 만들기로 했다. 사진을 위주로 하는 동아리면 참여율이 적을듯하여 여행 소모임을 만들었다. 진주 이외의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 많아서인가 반응이 좋았다. 4년 동안 많이도 돌아다녔다. 국내여행도 다니고 일 년에 한 번 정도는 외국으로 다녔다.
이번에 오늘 소개할 곳은 진주 내에 있는 남부산림자연연구소이다. 경상대 근처에 있는 이곳은 대나무 숲이 아주 훌륭하다. 학교 수업의 일환으로 간 곳이긴 하지만 진주에서 꼭 가볼만한 곳이라 소개를 해볼까 한다.
입구는 진주 남강이 내려다보이는 곳이다. 간 날에 마침 봄비가 내리고 있다.
부슬거리는 비를 맞으며 산길을 따라 조금 들어가면 남부 산림과학관이라는 전시관이 나온다. 전시관에는 나무나 동물과 같은 국내 숲에 대해 설명이 잘 되어있다.
이렇게 표본도 있다. 처음에는 신기하다란 생각뿐이었다. 이후 직접 만들어본 뒤 산청 한방 약초축제에서 표본을 봤을 때는 만든 사람의 고생이 느껴졌다.
봄비가 내리는 대나무 숲. 곳곳에서 죽순이 올라온다. 자라는 게 느껴질 정도로 빠르게 자란다는데 우리는 짧은 시간만 있어서 체감은 못해봤다.
바닥에 뾰족뾰족하게 올라오는 게 죽순들이다.
이곳은 대나무도 멋지지만 다양한 꽃들도 볼 수 있다. 이름들이 기억나진 않지만 희귀한 꽃들도 많았다. 진주에 온다면 이곳이나 경상남도 수목원을 가보자. 산림자원연구소는 그리 큰 곳은 아니지만 대나무 숲에 둘러싸여 산책하기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