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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Apr 15. 2024

'위약금'? 이건 정말 해도 너무한거 아니냐고~

점점 '상도'가 사라지는 프랜차이즈 업

이번 회차는 2023년 국정감사장에 올라온 '떡복이 참 잘하는 집' 일명 '떡참'의 본사 '기영F&B'의 국감 내용을 다루겠습니다.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 3무, 6무 창업 홍보가많습니다. 분명한 사실 하나! 이 세상에 꽁짜는 없다는 겁니다.


당시 국감 대상이었던 '떡참' 분쟁의 개요를 짧게 설명하면, '떡참' 본사 '기영F&B'는 '두찜'이란 브랜드로 프랜차이즈 업계에 자리잡은 기업입니다. 그런데 몇년 전, 바로 문제의 '떡참'이라는 떡볶이 브랜드를 신규 런칭하며 '6無' 즉, '가맹비, 로열티 등등 몽땅 무료'다. 라는 파격적인 프로모션으로 순식간에 수백개의 가맹점을 확장합니다. 여기서 문제가 터진겁니다.


떡참 홍보물
기영F&B의 브랜드 떡참은 가맹점주를 모집하면서 "창업비용 0원, 월매출 8900만원"이라는 문구를 활용해 홍보를 진행해왔다.
출처 : 김한규 의원, "허위과장광고로 점주 피해 막심" 떡참 프랜차이즈 갑질 질타, 뉴스N제주


필자 또한 한때 이 바닥 종사자로서, 떡볶이 업종은 이미 오래 전에 포화 상태였습니다. 떡볶이는 진입 장벽이 굉장히 낮은 업종입니다. 분식점은 물론 시장 좌판에서도 파는 간식이었던 만큼 관련 소스는 시중에 넘쳐 났고 그러다 보니 피자집에서도 치킨집에서도 심지어 중국집에서도 떡볶이를 팔았습니다. 


거기에 '신전'과 '동대문엽떡'이 업력을 기반으로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하며 해당 시장을 틀어 쥔 상태였습니다. 물론 '로제떡볶이'를 앞세운 '배떡'이란 신성이 짠하고 등장했지만..., 사실 굉장히 운이 좋았고, 더욱이 '반짝'한 느낌입니다.


여하튼, 이미 과포화 상태의 시장에 '떡참'이 이렇게나 점주들을 끌어 놓았으니 장사가 될리 만무했습니다. 월 순익이 아니라 매출이 2백여만 원인 가게도 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맨붕에 빠진 점주들이 가게를 폐점겠다고 선언합니다. 이때부터 분쟁은 점입가경에 이릅니다. 사과는 아니더라도 따뜻한 '위로'의 말이라도 전할 줄 알았던 본사가 황당하게도 살벌한 '위약금'으로 날린 겁니다. '폐점 하시려면 돈 내고 나가세요'라고 말입니다.


"우리 가맹점 중 그나마 매출 좋은 가맹점들은 경쟁이 치열한 일상 시간대를 피해 새벽 철야 장사를 스스로 선택한 점주들 가게입니다. 문제는 이게 인간적인 삶을 살 수가 없는 거죠. 그런데 본사는 이런 점주를 안쓰러워하기는커녕 계약서의 하루 12시간 영업시간 준수를 닦달하는 내용 증명을 보냈습니다. 너무 비인간적입니다."
출처 : '떡볶이 월 매출 3천인데, 남는 게 없습니다'
https://www.ohmynews.com/

이후 좌절과 비탄에 젖어 눈물로 밤을 세우던 점주들이 어느 날 대오각성하게 됩니다. '가게 적자는 나에게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본사에게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겁니다. 그렇게 점주들이 들고 일어나며 지지고 볶던 이 사건이 이번 국감에 본사 대표가 증인으로 출석하기에 이릅니다.


당시 국감에서 거론된 '떡참'의 문제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적자로 폐점하는 점주들에게 가혹한 '위약금' 부과
2. 할인 프로모션으로 매출을 올리고 그걸 일상적 매출인척한 허위 과장 광고
3. '네고왕'이라는 예능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그 비용 대부분을 점주에게 부과
4. 할인 프로모션과 비싼 원부자재에 적자에 허덕이던 점주들 줄 폐점 선언,
5. 이런 브랜드가 공정위로 부터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을 받음
6. 2022년 과징금으로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이 취소되었음에도 이걸 여전히 홍보에 활용
7. '떡참' 본사 '기영F&B'의 영업이익률은 3%인데 본사와 특수관계인이 운영하는 소스 공장 이익률은 40%임.
8. 점주들에 전가한 비싼 필수품(본사가 점주에게 강매하는 원부자재)과 모바일 쿠폰 수수료


'반면교사(反面敎師)'란 사자성어가 있습니다. 일이 터지면 그런가 보다 하지 말고 뭐라도 배우라는 글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번 째, 적자 폐점 '위약금(또는 위약벌)'은 계약서에 있다고 모두 그 유효성이 인정되지 않습니다. 이번 '떡참'처럼 만성 적자 등 폐점의 당위성이 인정되는 상황에서 만약 본사가 위약금(또는 위약벌)로 압박하면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조항을 '독소조항'으로 '약관심사' 신청하여 아예 삭제도 가능합니다.


두번 째, 할인 프로모션은 점주들의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광고는 50% 이상을, 판촉행사는 70% 이상)


세번 째, '착한 프랜차이즈' 인증? 이딴거 믿지 마세요. 세상에 기업을 착하다 하는 것 만큼 바보같은 말도 없습니다. 기업의 99%는 욕망의 공동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네번 째, 재무제표상 본사의 영업이익이 작으면 착한 본사일까? 예전 자영업 커뮤니티에 어떤 회원이 몇몇 프랜차이즈를 본사 영업이익률로 순위를 매기는 걸 본적이 있습니다. 그때 '기영F&B'와 교촌이 함께 하위권으로 흡사 본사 이익 보다 가맹점 이익을 더 챙긴 기업처럼 보였습니다. 그런데 어떤가요? 위에 처럼 중간에 거래처를 넣으면 본사 '영업이익'은 얼마든지 줄일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 이전 기고문 '메가커피'와 '치킨3대장' 글을 더불어 읽어 보시면 느낌이 '팍' 올겁니다.


다섯번 째, 본사가 점주에게 강매하는 원부자재 일명 '필수품'은 여러분이 가맹점을 하는 내내 괴롭히는 분쟁의 씨앗이 될겁니다. 따라서 창업 희망자분들은 판매 메뉴의 원가율은 반드시 본사로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원가율이 40%가 넘으면 솔직히 사람 쓰기 힘들어 집니다. 참고로 통상 프랜차이즈 피자는 45%로 치킨은 50%에 가깝습니다. 판매가가 2만원이라면 치킨은 본사에 주고 남은 1만원으로 인건비, 임대료, 수도광열비, 가장료, 보험료, 배달 앱 수수료(광고비), 할인 프로모션 부담금, 모바일 쿠폰 수수료, 카드 수수료, 배달 대행비 등등을 지불해야 합니다. 엄청나죠?


저는 이런 사례를 관련 단체에서 활동하며, 그리고 이전 가맹점주로서 직접 겪었어 봤기에 솔직히 그렇게 새삼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위약금' 만큼은 솔직히 놀랐습니다. 


과거에는 본사가 점주들에게 '위약금'을 물리는 경우는 드문 경우였습니다. 왜? 이미 가입비(가맹금)으로 돈백(또는 돈천) 이상 받았고, 인테리어로 땡기고 주방 기물 및 초도 물품으로 충분히 챙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알려진 브랜드는 점주들이 중도 폐점한다고 해서 계약서의 '위약금' 조항을 시행하지 않습니다. 폐점하면 새로운 가맹점으로 또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니다. 물론, '편의점'은 다릅니다. 편의점의 경우는 본사가 투자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가끔 이 '위약금' 분쟁 글에 '통신 위약금'을 논하며 '위약금'을 당연하다고 주장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죄송하지만 그 '위약금'은 통신사가 2년, 3년 장기 계약시 주는 요금 할인 혜택과 가입 지원금(수십만 원 상당의 현금, 상품권)을 중도해지시 돌려받는 '위약금'입니다. 


프랜차이즈는 오히려 점주들이 상당한 금액을 본사에 내고 가맹하는 상황이 대부분이니 그런 위약금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이라는 걸 아셔야 합니다. 


물론 누군가는 떡참이 '6무'라며 안 받은 돈을 '위약금'으로 받는 것 아닌가? 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걸 대대적으로 홍보하면서 중도 해지시 그 '6무'에 해당하는 돈을 일할 계산하여 돌려 받을 것이라는 건 전혀 고지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이래서 문제가 된겁니다.


작년, 국감이 끝나고 모 신생 커피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분들 여러명이 우리 단체를 방문하여 상담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내용 또한 '떡참'과 똑같은 부당한 '위약금' 부과였는 데, 세부 내용도 판에 박은 듯 똑같았습니다. 


갈수록 이 바닥에 '상도'가 사라지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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