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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똥밭 Jan 26. 2024

세상에 공짜가 있나요?

혹시 여러분도 '공짜'가 있을거란, 그런 생각 아니죠?

세상에는 ‘꽁짜’가 없습니다. 


이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죠? 그런데 이렇게 누구나 다 알 것 같은 사실을 모르는 분들, 아니 사실은 모르는 게 아니라 무시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정말... 


'답답합니다.'

최근 프랜차이즈 창업 광고에 은근 많이 보이는 문구가 있습니다. 바로 ‘3무(無), 6무(無)’ 창업이라는 광고문구입니다. 가맹비(가입비), 교육비, 이행보증금, 인테리어비(또는 간판비) 등 통상 프랜차이즈로 창업 시 초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면제해 주겠다는 광고입니다. 그러니까 초기 자금을 확 낮춰 줄 테니 어서 가입하세요~ 라고 하는 거죠.


몇 년 전 시장조사 목적으로 프랜차이즈 창업 박람회를 찾아갔더니 모 브랜드의 ‘6무 창업’이 눈에 들어 왔습니요. 처음에는 뻔한 호객 문구로 봤는데 6무(가맹비, 교육비, 로열티 등 면제) 중 한 항목이 눈길을 확 잡아끌었습니다. 바로 ‘로열티 면제’였습니다.

이처럼 프랜차이즈에 가맹하면 내야 될 수수료들이 솔찮게 많습니다.


로얄티는 통상적으로 본사가 가맹점에 ‘정기적으로 수취하는 가맹금’ 즉, 월마다 받는 수수료를 뜻합니다. 이 수수료에는 브랜드 사용료와 본사의 가맹점 지원 및 관리 비용이 포함됩니다. 프랜차이즈의 원조 미국의 경우 보통 매출에 4~6%를 부과하는데 우리나라 프랜차이즈들은 묘하게도 이 로얄티 시스템을 무척 꺼려합니다. 


이전 글에서 우리나라 본사는 대신 이걸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바로 ‘차액가맹금’ 즉, 납품 재료에 붙이는 ‘마진’에 의존합니다. 왜 우리나라가 이런 차액가맹금 시스템에 의존하는지는 다른 회차에서 다루겠습니다.


그렇다면 ‘로얄티 면제’ 선언은 ‘우리는 가맹점으로부터 어떠한 수익도 남기지 않습니다.’라고 선언한 것과 같은 겁니다. 누가 봐도 이건 말이 안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전 당시 프랜차이즈 박람회 해당 브랜드 부스에 방문하여 상담 직원에게 이렇게 물었습니다.


“홍보물에 로얄티도 면제라고 되어 있는데, 그럼 본사는 도대체 뭘로 먹고사나요?”


당시 해당 직원은 잠시 당황하더니 전시된 원재료를 하나 집어 들고는 이 재료에 본사의 마진이 조금 붙는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물었습니다.


“납품 재료에 붙이는 마진을 차액가맹금이라고 하던데요. 그리고 ‘차액가맹금’이 또 다른 형태의 로얄티잖아요. 그럼 로얄티 면제라는 건 말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아.... 아닙니다. 그 로얄티와는 다릅니다. 재료에 붙이는 건 그냥 재료 판매 수익입니다. 본사도 수익이 있어야 하니 제품 판매로 수익을 남기는 거고요. 로얄티는 받지 않습니다.”


뭐 이런 걸 ‘눈 가리고 아웅 한다’라고 하는 거겠죠. 

6무니 3무에는 생색내기 일뿐 의미 없는 항목도 있습니다. 그러나 뭐가 어찌 되었건 본사가 챙길 수익을 포기한다는 광고는 그 숨은 속내가 어떻든 창업 희망자들에게 대단히 유혹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잊지 말아야 할 자본주의 사회 불변의 진리 하나가 있습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전 예전에 프차 본사를 2년여 동안 운영했었습니다. 운영 당시 투자가 사이에서 이런 3무, 6무처럼 ‘가맹비와 교육비 면제’ 프로모션을 하자는 제안이 있었습니다. 프로모션은 업계 관행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고민스러웠습니다. 이유는 프로모션으로 본 손실을 어디선가는 메꿔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비용 면제 대신 로얄티 할인 프로모션으로 진행했습니다.


그 목적이 홍보든 뭐든 손실된 비용을 어딘가에 전가하여 메꾸려 하는 것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기업의 본능입니다. 그래서 프차들은 일반적으로 가맹점에 납품하는 원부자재에 그 손실을 전가하여 메꿉니다. 그러니 어떻게 될까요? 재료 가격이 시중가보다 월등히 비싸집니다. 재료비가 비싸지니 가맹점 수익이 나빠집니다. 그렇게 최악의 경우 적자를 견디다 못한 가맹점은 본사에 중도 폐점을 요청하게 됩니다.


가맹할 때는 공짜 나갈 때는 위약금(위약벌)


그럼 본사가 쉽게 놓아 줄까요? 가맹금, 교육비 등 포기한 수익을 가맹점 납품 재료비 수익(차액가맹금)으로 챙기려 했던 본사가 쉽게 놓아 줄 리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기업이란 존재 의미는 ‘수익 창출’입니다. ‘자선’이 아닙니다.


이렇게 점주들이 들어갈 때는 공짜라 기분 좋게 들어갔지만, 막상 그만두고 나오려고 하니 본사가 ‘위약금(요즘에는 이 '위약금' 명칭을 본사들이 '위약벌'이란 명칭으로 바꾸는 듯 합니다. 그러니까 '중도해지 벌금'이란 거죠)’ 내고 나가라는 사태가 최근 터진 겁니다. 사실 직전 회차에서 언급했지만, 편의점을 제외한 프차 업계에서 ‘중도 폐점 위약금’, 특히 적자로 폐점하는 가맹점주에게는 위약금을 물리지 않는 것이 이 바닥 관행이었습니다. 특히 해당 시장을 관리 감독하는 '공정위'에서 이를 '불공정 거래'로 인지하고 있기에 더욱 그랬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게 등장했습니다.


물론 모든 프차가 다 그런 건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공짜는 없다’라는 사실입니다. 어부가 떡밥을 던지는 건 물고기를 잡아 팔거나 먹으려는 의도이지 먹여 살리려는 의도가 아니라는 것과 같은 겁니다. 아래에 관련 기사 하나를 링크하겠습니다. 더 자세한 정보는 네이버에서 '프랜차이즈, 위약금' 키워드로 뉴스를 검색하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가맹점 '중도해지시' 위약금·경업금지조항 등 갑질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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