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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설날엔떡국 Nov 11. 2024

142,000원 쓰고 온 2024 카페쇼(1)

근데 이제 현실적 조언을 곁들인...


  지난주 수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코엑스에서 열린 2024 서울 카페쇼에 다녀왔습니다. VISITOR로 입장권은 현장발매를 했고요, 제목에 적힌 것과 같이 입장료 포함 총 142,000원을 쓰고 왔습니다. 아는 사람도 없고 혼자 다녀온 거라 원두나 상품 구매 없이 이 정도면 많이 쓴 건지 적당한 건지 모르겠지만, 저는 과소비했다는 후회도 없었고 돈을 너무 아꼈다는 아쉬움도 없이 만족하고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매년 서울에서 카페쇼가 열린다는 건 익히 들어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 그 현장에 가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되었는데 저는 '가서 새롭고 신박한 것들을 많이 배우고 체험하고 오자'는 마음가짐을 세워놓고 목표에 알맞게 행동하다 보니 처음임에도 좋은 경험들을 쌓을 수 있었습니다.

  코엑스 도착 전 미리 인터넷으로 약간의 조사를 해놓은 덕에 수월한 관람이 가능했는데 또 다른 방면에서 체험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들을 남겨놓으려고 합니다. 이미 카페쇼를 가본 적이 있는 분들보다는 경험이 없는 분들을 위한 도움들이고, 혹여나 자신이 이 박람회에서 얻고자 하거나 이루고자 하는 목표가 확실한 분은 제 경험보다는 자신의 목적을 우선으로 동선을 계획하시길 추천합니다. 앞서 말씀을 드렸지만 저는 '카페에 집중하여 다양한 경험을 얻는 것'을 목적으로 삼았기에 본 글은 E홀 COFFEE ALLEY에 집중되었다는 걸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입장 대기

  먼저 카페쇼에 VISITOR로 참가하기 위해선 티켓 구매가 필요합니다. 자세히 알아보진 않았지만 몇 달 전부터 사전예매를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사전예매를 한 사람들은 사전등록까지 마친 상태로 입장을 기다리는 듯하였습니다. 저는 사전예매를 하지 못하여 당일에 현장 예매를 했습니다.

현장구매 대기줄


  현장예매자를 위한 줄과 사전예매자 줄은 따로 구분되어 있기 때문에 안내해 주시는 분들께 안내받아 혼동 없으시길 바랍니다. 본인의 줄이 어디인지 확인했으면 곧바로 줄을 서도 좋지만, 그보다 현재 본인의 짐이 활동하기에 여유로운지 확인해 보고 1층 내부에 있는 물품보관함에 외투나 무거운 짐을 맡겨놓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E홀은 좁고 많은 인파로 인하여 실내가 꽤 더운 편으로 외투는 웬만하면 보관하고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대충 물품보관함이 두 개정도 있는 듯했는데 모두 1층에 있으니 위치도 잘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1층 물품보관함


  예매를 하고 나면 따로 어디로 이동하라는 안내가 없기 때문에 처음 오신 분들은 곧바로 어딜 가야 할지 가늠이 잘 안 가실 겁니다. 본 글은 커피를 우선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분께 도움드리는 후기로서, 입장을 하고 나서는 주저하지 말고 3층으로 올라가시면 됩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3층으로 올라갈 수 있는데, 현장에서 상황을 보고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다른 분들은 오픈런을 위해 정말로 달리셨다는 후기도 있었는데 저는 에스컬레이터를 걷지 않은 상태로도 충분히 웨이팅을 잘 섰던 것 같습니다. 에스컬레이터 바로 앞이 E홀 당시 웨이팅 줄의 끝 부분이라서 운이 좋았다고도 생각하지만, 무엇보다 처음 왔다고 당황하거나 어리바리하지 않고 '일단 3층으로', 'E홀 웨이팅 줄이 어딨지', '여긴 왜 벌써부터 사람들이 많지' 이런 판단을 통해 시간을 최대한 절약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중간에 부스 위치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도 설치되어 있으니 확인하길 바랍니다.


입장

  10시가 되어 입장이 시작되고 나서 저는 E홀 웨이팅 등록 없이 그 자리에서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들어가면서도 이곳이 COFFEE ALLEY가 맞는지 몰랐을 정도로 낯설었는데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들어가고 나니 생각보다는 공간이 쾌적하다고 느꼈습니다. 아래 사진을 보면 당시 방문자는 많지 않았고, 체감상 웨이팅을 오래 하지 않아도 E홀 어느 곳이든 갈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벌써부터 웨이팅 줄이 심상치 않은 곳도 있어 여기서 조금 당황을 했었습니다.

E홀 입장 후 촬영한 사진


  E홀 입장만을 목표로 하고 그다음은 계획을 세우지 않은 터라, 벌써 긴 웨이팅이 생기는 카페들을 처음으로 방문해야 할지 아니면 최대한 다양하고 여러 곳을 들러야 할지 고민에 빠졌습니다. 저는 '우선은 조금 돌아다니며 동태를 파악하자'는 선택을 했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무조건 사람들이 많은 곳에 한 시라도 빨리 합류하는 것이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웨이팅이 긴 곳이라고 하면 제가 체감했던 곳 중에서는 LEAVES COFFEE, PHILOCOFFEA 등이 있습니다만, 리브스 커피가 웨이팅 시간으로는 압도적인 듯했습니다.(리브스 커피에 대한 내용은 2부에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와 다른, 조금 더 특별한 경험을 원하고자 카페쇼에 방문한다고 하면 이러한 곳을 가보지 않고 떠난다면 큰 아쉬움이 남기 때문에 어차피 들를 거라면 일찍 방문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LEAVES COFFEE


  저는 11시 조금 넘어서 리브스 커피를 웨이팅 했던 것 같은데, 2시간 30분 가까이 걸려서야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이 시간대가 되니까 제 뒤에 서계셨던 많은 분들 중 몇 분들은 모든 원두가 매진되어 시간을 날린 듯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입장하고 나서는 다른 카페들도 체험하길 원하는 사람 심리상 초반이 긴 웨이팅에 유리할 거라는 추측도 있었기에, 저는 나중에서야 알았지만 여러분들은 효율적으로 시간을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실제로 한 시간, 한 시간 반 정도 줄을 섰음에도 만만치 않겠다는 생각에 이탈한 분들이 여럿 있었습니다. 나름 최선의 선택이었겠지만 여러분은 조금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LEAVES COFFEE 대기줄과 후미 안내문


  만약 본인이 유명한 카페보다는 다양한 곳을 들러보고자 원한다면 또 그에 맞는 여러 카페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줄이 두세 명 있는 곳 또는 줄이 아예 없는 곳까지 말입니다. 사실 줄이 없는 곳은 유명세를 떠나서 그만한 이유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실제로 저는 입장 후 처음 방문한 곳이 알고 보니 제가 첫 손님이었던 곳이었고, 이뿐만 아니라 줄이 없던 카페와 비교적 적었던 카페들도 네 군데 정도 방문했습니다. 줄이 가장 긴 곳과 가장 짧은 곳 모두를 경험했기에 아마 그렇게 느끼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렇지만 모든 곳이 손님이 적은 데에 이유가 있다고 느낀 것은 아닙니다. 겨우 2-3분 정도 대기했음에도 환상적인 경험을 한 카페도 있었고, 유명한 곳이지만 최악이라고 느낀 곳도 있었습니다.

  다만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본인이 안전할 걸 즐기는 타입이라고 하면 당연히 사람이 많은 곳을 우선으로 목표로 삼고, 보다 다양한 곳을 탐구하는 걸 즐기는 타입이라면 저처럼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걸 추천합니다. 말로는 최악이었다고 말하지만 모든 카페들이 저마다의 열정을 갖고 커피에 대하는 태도가 진심이라고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자신만의 정답을 찾아가는 것도 카페쇼를 충분히 잘 즐길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기타 사항

  마지막으로 도움드릴 만한 기타 사항 몇 가지가 남았는데요, 우선 등가방과 발이 불편한 신발은 지양하는 걸 권합니다. 특히 E홀은 동선과 웨이팅 줄이 모호하여 이리 치이고 저리 밀리고 정말 피곤하기 그지없습니다. 때문에 등에 매고 있는 가방이 인파로 인해 허리에 대미지를 줄 수 있고 뿐만 아니라 가방이 은근히 어깨에도 힘이 가기에, 많은 원두들과 상품들을 구매할 계획이 아니라면 굳이 등에 매는 가방을 포기한다면 웨이팅에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웨이팅을 하며 자신의 발 밑에 가방을 두어도 되기에 가방은 선택사항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불편한 신발은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놀이공원 가는 데 굽이 있는 구두를 신고 발이 답답한 부츠를 신고 다닌다고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수많은 인파가 있고 끊임없이 걸어야 하며 웨이팅을 해야 하는 대표적인 예로 놀이공원으로 들었을 뿐이지 상황은 이곳이 더 최악이라고 느꼈습니다. 사람은 솔직한 심정으로는 놀이공원 인파보다 많았다고 체감했습니다. 그리고 놀이공원은 중간중간 걷고 탁 트인 풍경과 여러 기구들을 구경하며 조금 더 오픈된 공간이지만, 이 공간은 좁은 공간 높은 밀도로 인하여 웨이팅에 있어 보다 답답함을 제공하고 걷는 아픔보다 기다리는 데 느껴지는 고통이 훨씬 무겁게 느껴지는 곳입니다. 또한 놀이공원 웨이팅은 텀마다 적게는 4-6명 많게는 8-12명씩 빠지기도 하는데, 제가 들렀던 카페쇼 웨이팅이 긴 곳은 거의 한 명씩 빠지는 구조라 중간중간 걸을 수도 없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이곳저곳 체험하면서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됨으로써 갈증 해소를 위해 물과 당 충전을 위한 간단한 단백질바를 챙겨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자판기가 E홀 내부에는 비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한 개라도 미리 챙겨가시되 또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마셔서 화장실을 찾는 일이 있지는 않도록 주의하시길 바랍니다. 마찬가지로 E홀 내부에는 화장실이 없습니다. 제가 확인 못한 걸 수도 있는데, 주변 다른 분들도 화장실 가려면 E홀을 나가야 한다고 하는 걸 들은 바로는 아마 그렇지 않을까 싶습니다. 한번 나갔다 들어오려면 다시 웨이팅을 해야 했거나 아니면 재입장은 불가한 것으로 들었습니다. 그러니 최대한 주의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카드 사용 가능한 자판기


  그리고 저처럼 계획 짜는 걸 극도로 귀찮아하시는 분들께 그럼에도 최소한의 정보는 알아보고 가는 걸 추천드립니다. 적어도 내가 처음 방문할 홀을 정하고, 그 홀에서 꼭 들러야 할 곳 정도만 정해놔도 체험하는 데 후회는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꼭 E홀을 중점으로 구경하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홀에서도 많은 경험과 체험을 할 수 있고, E홀을 바로 들어가지 못했다면 웨이팅을 등록해 놓고 다른 곳을 즐기다 오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홀에서도 커피를 시음하고 원두 구매할 수 있는 카페들이 있고, 커피 머신이나 디저트 또는 차를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다른 홀에서 찍은 사진들


  이렇게 잘 준비하는 것도 정말 큰 도움이 되지만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그냥 코엑스에 일찍 오는 겁니다. 아무리 계획 잘 세우고 방문할 곳이 몇 개 안 된다고 하더라도 늦으면 그만큼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생기는 거고 그 상품들이 매진될 가능성도 있기에 될 수 있으면 일찍 오는 걸 추천합니다. 최소 몇 시까지 오는 게 좋다고 말하기보단, 저는 그냥 여러분이 갈 수 있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써서 일찍 도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2024 Cafe Show

  여기까지가 제가 준비한 카페쇼를 재밌고 효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도움글입니다. 효율에 최적화된 민족인 한국인으로서 카페쇼를 처음 가보는 분들께 한 번쯤은 읽어보면 좋지 않을까 싶어 남깁니다. 저는 공부 아닌 공부를 하고자 커피 경험을 목표로 삼았기에 이렇게 글로도 남기고 하지만, 사실 뭐 즐겁자고 가는 거면 어디든 한 군데라도 자신이 원하는 곳을 들렀다면 그걸로 쇼는 잘 즐겼다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한 번쯤은 가볼 만한 박람회 서울 카페쇼였습니다. 커피뿐만 아니라 디저트와 차 등 다양한 볼거리 먹거리를 즐길 게 많으니 고민 중인 분들은 꼭 가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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