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계발의 끝판 왕 - 4년 체험기
책머리 - 감히 인류 최초의 행복 학습서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행복도 학습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100점 만점이면 완전 행복, 50점이어도 반은 행복한 거니까. 10점만 받아도 10퍼센트 행복한 거고 그럼 9번 불행도 한 번 행복으로 응차 딛고 일어설 텐데.
헌법은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기본권으로 규정하지만 어떻게 행복을 추구하는지 교육은 없다. 불행하게도 행복은 학습서마저 없어서 각자 알아서 행복하든가 말든 가네요. 열심히 살았다거나 돈 좀 벌었다거나 잘 나갔다거나 그럼 뭐해요. 은퇴 후 행복한가요? 행복할까요? 행복도 학습이고 행복하려면 사전에 준비가 필요합니다. 자기 계발의 궁극적 목적이 행복이라면 행복 학습은 자기 계발의 끝판 왕일 겁니다. 학습서로는 최초 시도일지도요.
참 신기한 일입니다. 혼자서 행복 전 학습 8단계 거치고 나니 열심히 사는 게 삶이다, 돈 즉 행복 보장이라고 생각했던 제가 다른 사람이 되어있었어요. 행복은 지금 이 순간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지요. 도사나 고승이라도 된 것처럼요.ㅎㅎ. 그러면서 행복한 일들이 자꾸자꾸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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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간 체험기로서 챕터 1은 혼자서 행복을 준비하는 거. 6개월여 시간 순. 과정이라 순서가 중요해서요.
챕터 2는 더불어 행복한 사례고요. 4년여 시간 역순. 최근일수록 실감이 더 나니까요.
■ 챕터 1. 혼자 하는 행복 전 학습 8단계
행복하려면 사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행복을 위한 사전 단계별 체험 학습입니다.
인생 보고서 - 웃자 - 비 - 두려움 - 주검 - 동심원 - 비워 가는 마음 - 친구 여섯
1단계. 인생 보고서. 서로 진심으로 이해해 주는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1단계 생략하고 바로 2단계 진입. 2017년 6월 28일. 난생처음 인생 보고서라는 낯선 이름의 자기소개서 겸 반성문을 써서 고교 반창 밴드에 올렸습니다. 그전에 사업에 미쳐 9년 친구와 교류가 대폭 줄었고, 사업에 망하고 빚 갚느라 9년 모든 친구와 교류가 완전히 끊겼어요. 그러다 친구 초대로 고교 때 같은 반이었던 반창 밴드에 가입했지요. 한 달 반 지났는데도 영 어색했습니다. 그래서 인생 보고서를 썼습니다.
2단계. 웃자. 13일 후. 치킨집 주방 창가에 서서 도마 위에 닭을 손질하고 있었어요. 머리에 번개가 내리쳤나 불현듯 이런 생각이 들었지요. 어, 내가 왜 이렇게 심각하게 살지? 웃어본 게 도대체 언제야? 명랑 쾌활 긍정의 아이콘이었던 내가? 이렇게 걱정만 하다가 어느 날 죽는 거야? 결혼해 가족 부양의 의무를 다하느라, 사업에 한 번 대실패 해 빚더미에 짓눌려서, 빚과 이자 갚느라 웃음을 점차 그러다 완전히 잃었던 겁니다. 이건 아니기에 하하하하. 일부러 입 한껏 벌리고 고개 젖히고 호탕하게 웃어보았습니다. 누가 보면 미친 사람처럼요. 그리고 그 순간부터 우그러진 상 펴고 입 벌려 이빨 보이고 활짝 웃기로 작정했습니다. 웃는 게 돈이 드나요? 품이 드나요? 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요. 나이 들어서 일부러라도 웃지 않으면 웃을 일이 아예 없어집니다.
3단계. 비. 6일 후. 집 앞 처마 밑에 앉아서 비가 시원하게 주룩주룩 나리는 걸 물끄러미 바라보았어요. "태곳적 내가 죽어 흙이 되고 물이 되었다 뿌리 타고 올라올라 빛을 보고 구름 되엇다 바람 타고 흘러 흘러 오늘 비 되어 나를 적시다". 5분 짧은 시간 이게 떠올랐어요. 시인 듯 아닌 듯 시 같은 느낌. 처음 써 본 시였지요. 억겁 시간의 흐름 속에 나를 발견한 거지요.
4단계. 두려움. 5일 후. 생로병사의 두려움에 떨었어요. 평생 두려움을 모르고 살았는데 말이죠. 생, 노, 병, 사, 각각이 단계별로 점점 더 무서운 거드라고요. 심지어 생 즉 삶도 무서운 거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넷 다 마음에서 오는 거라 몸을 움직여서 떨친다는 거도요.
5단계. 주검. 4일 후. 죽는다는 게 뭐지? 대낮에 침대로 가서 반듯이 누워 눈을 감았습니다. 그리고 내 주검을 상상했어요. 눈물이 줄줄줄 하염없이 흐르더라고요. 아내, 자식, 돌아가신 부모님이 생각나고요. 그렇게 혼자 한 시간여 누운 채로 소리 없이 울었습니다. 세상에 내가 죽은 거보다 슬픈 일은 없더라고요.
6단계. 동심원. 2일 후. 삶을 동심원으로 그리는 걸 드디어 마무리했어요. 두어 달 걸렸어요. "인생은 가없이 뻗은 직선 같지만 다다르면 끝이 시작인 동그라미라네 제자리 맴도는 쳇바퀴 아니어서 중심이 반짝이는 동심원이라네' 사랑, 우정, 배려, 행복 이런 게 원의 부분을 구성하고요.
7단계. 비워 가는 마음. 그로부터 4개월 후. 마음을 비웠어요. "세상사 무언들 완벽한 게 있으리오 좀 부족해도 흠 좀 있어도 누군들 아니 그렇겠소..... 채우려는 욕심보다 비워 가는 마음이 필요할 때 아니것소 왜 사는지 무엇이 행복인지 짚어 봐야 하지 않것소" 걱정거리야 당연히 있지만 걱정해도 안 될 건 과감하게 포기했지요. 전에는 어떻게든 해결하려고 애썼거든요. 이 단계가 어렵습니다. 보충 학습 있어요.
8단계. 친구 여섯. 다시 한 달 후. 나 자신과 죽음까지 친구가 되어 전에 없던 친구가 여섯이나 생겼어요. "내게는 친구가 여섯 있어 동갑내기 셋과 나이 차이 셋 곧 60세 한 바퀴 돌면 다시 한 살인데 나이가 무에 그리 중요할까 지금 나를 아는 사람들 내가 아는 사람들 100년이면 다 사라지고 다시 100년 지나면 다 잊혀질 거 같이 살며 사랑하며 서로 알아주면 그게 다 친구지..... 이처럼 남들에게는 없을 법한 친구가 여섯이나 있기에 나는 행복하다네"
자, 8단계까지 학습을 충실히 했으면 이제 행복해질 준비가 된 겁니다.
서술 아닌 시 또는 산문시 형식인 것은 추상의 마음이라서요. 그걸 표현하는 건 시만 한 게 없잖아요.
■ 챕터 2. 더불어 행복 실전 - 행복은 지금 이 순간
감사, 친절, 사랑, 우정, 배려, 추억, 자연, 자아.
챕터 1에서 행복을 위해 사전에 혼자서 학습한 걸 실생활에 써먹은 사례들입니다. 주변 사람들과 더불어 행복 실전이고요. 기왕에 헌법이 행복추구권을 보장했고 열심히 공부했으니 이제 행복을 찾아 먹어야지요. 감사, 친절, 사랑, 배려 등 행복과 동반해 흔히 듣는 말이 이제야 등장하네요. 이건 이번에 책 내려고 목록 분류하다 보니 붙여본 거지 당시에 의도했던 건 아닙니다. 더불어 행복한 대상은 가족은 당연한 거고요. 친구-자연-이웃-아이 순으로 확대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글마다 길이가 들쭉날쭉. 형식도 에세이 위주에 시, 시조, 단편 제각기. 그냥 그렇게 자연스럽게 써진 겁니다. 행복을 글로 담아내는 그릇은 그때그때 다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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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요? 마지막 개인 사업으로 3년 전 저와 아내 둘이 개발한 치킨집하다가 가볍게 망했고, 편의점 알바하고 있답니다.
치킨집 하다 망했다고, 편의점 알바라고 행복 못 할 이유 있나요?
행복추구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모든 국민의 기본권이잖아요.
단 한 분이라도 이 책으로 행복 학습해서 행복해진다면 이 또한 행복입니다.
당장은 아니어도 언젠가 때 되어 이 책 펼쳐본다면 이 또한 행복이지요.
자, 이제 저와 더불어 행복해 보시렵니까?ㅎㅎㅎㅎ
2020. 1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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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 중 한 권입니다.
< 은퇴 즈음 행복 찾아 1,000일 >
제1권. 감히 인류 최초의 행복 학습서
챕터 1. 책머리 - 자기 계발의 끝판 왕 - 4년 체험기
챕터 2. 혼자 하는 행복 전 학습 8단계
챕터 3. 더불어 행복 실전 - 행복은 지금 이 순간
챕터 4. 책 꼬리 - 작가 소개
제2권. 돈키호테의 좌충우돌 친구학 개론
챕터 1. 책머리 - 친구가 필요해요 & 브런치팀에 감사!
챕터 2. 친구 속성
챕터 3. 친구 분류
챕터 4. 긍정 - 고교 친구 새로 사귀기 (시간 순)
챕터 5. 부정 - 고교 친구 새로 사귀기 (시간 순)
챕터 5. 책 꼬리 - 작가 소개
제3권. 59세 알바가 행복을 파는 편의점
챕터 1. 책머리 - 은퇴 장년에게 필요한 세 가지
챕터 2. 행복을 파는 편의점
챕터 3. professional 편의점 알바
챕터 4. 편의점 알바 합격하기
챕터 5. 책 꼬리 - 작가 소개
제4권. 행복 학습서 부록 - 삶이란
챕터 1. 책머리
챕터 2. 삶의 원리
챕터 3. 삶의 지혜
챕터 4. 삶의 한계
챕터 5. 나이 들어서
챕터 5. 책 꼬리 - 작가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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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브런치북이 글 30편 맥시멈인데 할 말은 많고 이어지는 스토리라서요.
일부러 연작으로 정한 건 아닌데 책으로 내고 보니 책끼리 저절로 연결되네요.
은퇴 즈음 행복 찾아 1,000일의 여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