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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사랑 biglovetv Apr 12. 2024

2024.4.12 필사 일기의 시작

완벽한 문장

책 : 2라운드 인생을 위한 글쓰기 수업

작가 : 최옥정

페이지 : 98p

내용 :

“언어는 인간만이 가진 도구이고, 그 도구를 사용하는 방법을 갈고닦아 완전히 몸에 익히는 것이

작가의 사명이다. 영상이 판치는 시대, 사람들은 문자를 통해 이미지를 떠올려야 하는 소설을 귀찮아한다. 하지만 그 자체로 정말 뛰어나고 완벽한,

사람들이 감탄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낸다면 문학에도 미래는 있다.”

원고지,정자체, 싸인펜, 15분

마루야마 겐지라는 일본인 소설가 책  '소설가의 각오'에 나오는 문장을 최옥정 작가가 그의 책에 인용했다.  글쓰기를 시작했거나 초보 작가, 이미 그 길을 가는 이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하는 문장이기 때문이었으리라.


'글로 먹고사는 작가라면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내뱉기 쉬운 냉소적인 태클을 걸어 보지만, 그 질문을 나를 향해 돌리면 상당히 무겁고 강력한 태클임을 바로 알게 된다.


'당신은 밥벌이로 하는 일에 완벽한가?'

'당신의 글씨는 완전무결한가?'

절대로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루야마 겐지는 작가의 직업을 가진 자들에게 완벽을 향해 달려갈 것을 요구한다. 문학이 점점 푸대접받는 작금의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기 위한 외침일 것이다.


 필사 방송 20분 전, 집 앞 교보문고에서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 숲' 앞부분을 읽었다. 처음 접한 그의 책이었다. 소설이라고는 몇 권 읽어 본 적이 없는 나였다.

 페이지를 빠르게 넘길 수 없었다. 섬세하게 그림 그리는 듯한 문장들을 쉽게 지나칠 수 없었다.

 마루야마 겐지가 말한  ' 그 자체로 정말 뛰어나고 완벽한,  사람들이 감탄할 수 있는 문장'. 바로 그것이라는 생각이 필사하는 동안 머리를 스쳤다. 소설을 즐겨 읽지 않는 나를 낚아버린, 결코 스스로  빼낼 수 없는 낚싯바늘 같은 문장들이었다. 내일도 내가 서점을 가야 하는 명분이 되었다.


 손글씨가 사라져 가는 시대에, 글씨로 먹고살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세상을 향해 무엇을 외칠 수 있을까? 집필을 위해 산속 칩거를 결정한 마루야마 겐지의 레벨은 결코 될 수 없지만, 지금의 나를 훈수를 그의 문장을 이용해  여기에 몇 자 적어 본다. 일기란 그런 아닌가?


“글씨는 인간만의 행위이고, 그를 갈고닦아 정갈하게  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다. 키보드나 터치로 글을 입력하는 시대, 사람들은 펜으로 종이에 써야 하는 글씨를 귀찮아한다. 하지만 그 행위가 육체적이나 정신적으로 도움이 되고 내외적인 미를 추구하기에 충분해 보이면 '손글씨'에도 미래는 있다.”


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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