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브런슨의 '브랜드 설계자'로 배우는 수익화의 비밀
오래 알고 지낸 출판사 대표님이 타 출판사에서 출간한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해서 읽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브랜드 설계자'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는데, 제목만 보면 전통적인 브랜딩 방법론을 다룬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 내용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의 전문성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판매할 것인가에 대한 실전 가이드에 가깝다.
놀라운 점은 이 책이 원서 기준으로 2017년에 나왔다는 것이다. 한국에 몇 년 전 출간되었으니 이미 꽤 오래된 책인 셈인데, 지금 읽어도 전혀 낡은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 같은 1인 기업,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대에 더욱 필요한 내용이라는 생각이 든다.
강의나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려는 예비 창업자라면 이 책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미 코칭이나 컨설팅을 하고 있지만 고객 확보나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자신이 가진 전문 지식이 가치 있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패키징하고 판매해야 할지 모르는 전문가들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온라인 강의를 만들었지만 꾸준한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는 강의 제작자,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구조에서 벗어나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싶은 서비스 제공자, 특정 분야의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이를 기반으로 팔로워를 구축하며 수익화하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브런슨이 강조하듯, 해당 분야의 세계 최고 전문가일 필요는 없다. 다만 돕고자 하는 사람들보다 몇 걸음 앞서 있기만 하면 된다.
이 책은 수많은 지식 전문가들이 겪는 문제를 다룬다. 사람들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전문성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전달하거나 관심을 실제 구매로 전환시키는 방법을 모른다는 것이다.
브런슨의 핵심 주장은 단순하지만 강력하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지식을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공유하고 사람들이 행동하도록 설득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바로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프레임워크와 심리학을 제공한다.
많은 비즈니스 책들이 영감은 주지만 정작 다음 단계가 무엇인지 모호하게 만드는 것과 달리, '브랜드 설계자'는 구체적이고 반복 가능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그대로 따라 할 수 있는 퍼펙트 웨비나 스크립트, 깨달음의 다리 스토리텔링 공식, 가치 스택 프레젠테이션 기법, 반대 의견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잘못된 믿음 프레임워크 등이 그것이다. 이것들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바로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청사진이다.
더 중요한 것은 브런슨이 단순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만 알려주지 않고, 왜 그것이 효과가 있는지 설명한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변화를 거부하는 이유, 믿음이 형성되는 방식과 그것을 바꾸는 방법, 의사결정과 구매 행동의 심리학을 깊이 있게 다룬다. 이런 심리학적 이해가 있어야 프레임워크를 자신의 고유한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고, 보다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이러한 심리학적 통찰 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개선이 아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사람들은 기존 방법에 대한 부담과 실패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개선안이라도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하지만 솔루션을 완전히 새로운 것, 즉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전혀 다른 수단으로 포지셔닝하면 그들의 저항과 회의를 우회할 수 있다. 이 하나의 개념만으로도 제안을 포지셔닝하는 방식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새로운 기회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여기서 브런슨이 강조하는 것이 스토리텔링이다. 그는 사실이나 논리가 아니라 스토리가 마음을 바꾸고 지갑을 열게 만든다고 설득력 있게 주장한다. 에피파니 브릿지 프레임워크는 고군분투에서 돌파구까지의 여정을 공유하고, 청중을 같은 감정적 변화로 이끌며, 솔루션에 대한 믿음을 만드는 아하 모먼트를 창조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강압적인 판매 전술보다 진정성 있는 스토리텔링을 강조하는 이런 접근 방식은 진실되고 윤리적으로 느껴진다.
이 책의 출발점은 누구나 공유할 가치가 있는 메시지를 가지고 있다는 믿음이다. 화려한 자격증이나 수십 년의 경험이 필요하지 않다. 고군분투와 발견한 해결책이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권위를 부여한다. 혼란이 메시지가 된다는 말처럼 말이다. 경험한 구체적인 변화와 그 변화를 만들어낸 독특한 통찰 또는 시스템을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하면 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구매하지 않는가. 브런슨은 그 이유를 세 가지 잘못된 믿음에서 찾는다.
첫 번째는 매개체에 대한 믿음이다. 이 방법이 정말 효과가 있을까? 온라인 강의를 만들어 팔려는 사람에게 잠재 고객은 또 다른 강의일 뿐이야, 이미 비슷한 걸 들어봤는데 소용없었어라고 생각한다.
두 번째는 내적 믿음이다. 나도 이걸 할 수 있을까? 방법이 효과적이라는 건 인정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성공했어도 나는 의지가 약해서 안 될 거야라는 불안이다.
세 번째는 외적 믿음이다. 내 특별한 상황에서도 이게 통할까? 나는 직장인이라 시간이 없어, 나는 마흔이 넘어서 너무 늦었어처럼 자신의 고유한 상황을 방패로 삼는 의심이다.
따라서 판매자는 이상적인 고객이 각 영역에서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잘못된 믿음을 정리하고, 그것을 깨뜨린 뒤 새롭고 힘을 주는 믿음을 재건하는 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브런슨이 강조하는 에피파니 브릿지 프레임워크의 핵심이다.
이런 믿음의 전환을 만들어낼 때 특히 중요한 것이 새로운 기회를 제시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핵심은 자신을 경쟁자보다 단순히 더 나은 선택지로 포지셔닝하지 않는 것이다. 사람들은 기존 방법으로 이미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개선된 버전이라 해도 본능적으로 저항한다. 대신 완전히 새로운 접근 방식, 즉 원하는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전혀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
예를 들어 영어 학습 강의를 판다면, 더 효과적인 영어 공부법이라고 말하는 순간 사람들은 수년간 학원을 다니고 인강을 들으며 실패했던 기억을 떠올린다. 하지만 문법책이 아니라 넷플릭스로 배우는 영어라고 말하면, 그들의 머릿속에는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방식이고, 그 카테고리에서 당신은 경쟁자가 아닌 유일한 선택지가 된다.
이 모든 요소를 하나로 묶어주는 것이 퍼펙트 웨비나 프레임워크다. 이것은 웨비나에서 라이브로, 자동화된 비디오 퍼널을 통해, 행사 무대에서, 세일즈 콜에서, 서면 콘텐츠를 통해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핵심 판매 프레젠테이션이다. 이 하나의 프레젠테이션을 마스터하면 확장 가능한 판매 시스템을 갖게 된다. 대본을 작성하고, 연습하고, 결과에 따라 다듬으면 이것이 주요 수익 창출 자산이 된다.
프레젠테이션의 핵심은 가격이 아니라 가치를 먼저 보여주는 것이다. 스택 기법은 가격을 훨씬 초과하는 인지 가치를 구축하도록 가르친다. 누군가가 100만 원 투자로 1,000만 원의 가치를 본다면 구매 결정은 쉬워진다. 제안을 개별 구성 요소로 나누고, 각각에 정직한 가치를 부여한 다음, 실제 가격을 공개하기 전에 하나씩 제시하면 된다.
결국 이 모든 것의 목표는 단순한 비즈니스가 아니라 무브먼트를 만드는 것이다. 가장 성공적인 전문가들은 단순히 고객을 가진 것이 아니라 팬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공유된 믿음과 미래 비전으로 통합된 사람들의 무브먼트를 만든다. 미래 지향적 대의를 정의하고, 싸우고 있는 변화가 무엇인지, 어떤 현상 유지에 도전하고 있는지 명확히 한 다음 이 미션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구축해야 한다.
이 책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우선 퍼펙트 웨비나 프레임워크는 강력하지만, 책이 이 하나의 형식에 지나치게 의존한다. 모든 비즈니스 모델이나 성격 유형이 웨비나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카메라 앞에서 말하는 것이 불편한 사람도 있고, 업종 특성상 웨비나가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다. 다행히 기본 원칙은 다른 형식에도 적용할 수 있지만, 책을 읽는 내내 웨비나 중심적인 접근이 다소 제한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브런슨이 클릭퍼널의 공동 창업자라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책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홍보하는데, 개념 자체는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작동하지만 전체적으로 영업 각도가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책을 읽다 보면 이게 정말 순수한 교육인지 제품 홍보인지 경계가 모호한 순간들이 있다.
기법들이 설득에 초점을 맞추고 판매 지향적이라는 점도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구조화된 판매 프로세스가 불편하거나 마케팅을 조작적이라고 보는 사람에게는 일부 방법이 너무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브런슨이 모든 것을 진정한 봉사의 렌즈를 통해 프레임화하려 노력하지만, 여전히 세일즈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이 책의 전략은 주로 정보 상품, 코칭, 온라인 비즈니스를 위해 설계되었다. 전통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나 제품 기반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면 개념을 상당히 조정해야 한다. 책에 나오는 사례와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물론 핵심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실제 적용까지는 상당한 최적화 작업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이미 청중이 있거나 구축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전환, 즉 잠재 고객을 구매자로 만들기에 초점을 맞추지 트래픽 생성, 즉 사람들이 메시지를 보게 만들기에는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아무리 완벽한 프레젠테이션이 있어도 그것을 볼 사람이 없다면 소용없다. 따라서 이 책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별도로 트래픽 전략을 공부하고 실행해야 한다.
수익화할 전문성이 없는 전통적인 제품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 설득적 판매 기법에 철학적으로 반대하는 경우, 적극적으로 가르치거나 프레젠테이션하지 않고 수동적 소득 전략을 찾는 경우, 구조화된 프레젠테이션보다 관계 기반 판매를 선호하는 경우, 비즈니스 초기 단계이고 아직 전문성을 검증하지 못한 경우라면 이 책이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브랜드 설계자는 전문가 기반 비즈니스 구축에 관한 실용적인 책이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는 지식이나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은 그 전문성을 패키징하고 판매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공한다.
책에서 제시하는 프레임워크는 실제로 작동한다는 증거가 있다. 많은 기업가들이 이 방법을 사용하여 상당한 규모의 비즈니스를 구축했고, 퍼펙트 웨비나 방식은 여러 산업에서 입증된 바 있다. 다만 이것이 보편적으로 적용 가능한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성공 여부는 결국 실행에 달려 있다. 책을 읽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프레임워크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반복적으로 연습하고, 결과에 따라 개선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특히 구조화된 판매 방식에 익숙하지 않다면 초기에 상당한 학습 곡선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이 적합한 독자는 명확하다. 지식을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로 전환하려는 의지가 있고, 설득과 판매 기법을 배우는 것에 거부감이 없으며, 코칭이나 컨설팅, 강의 제작 같은 전문성 기반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다. 반대로 즉각적인 성과를 기대하거나, 구조화된 판매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거부하거나, 전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이 책은 실행 가능한 프레임워크와 심리학적 통찰을 제공하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다만 만점을 주기 어려운 이유는 웨비나와 클릭퍼널에 대한 편향적 강조, 일부 독자에게는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판매 중심적 접근, 그리고 한국어판의 경우 내용과 맞지 않는 브랜드 설계자라는 제목 때문이다. 원제 "Expert Secrets"가 책의 내용을 더 정확히 반영한다. 하지만 이런 약점에도 불구하고 대상 독자층에게는 분명히 유용한 자료다.
결국 이 책의 핵심은 간단하다. 전문 지식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효과적으로 판매하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실용적 가이드다. 이론서가 아니라 워크북에 가깝기 때문에, 읽으면서 각 섹션을 자신의 비즈니스에 직접 적용해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활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