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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정 Nov 29. 2020

우유인 듯 우유 아닌 우유 같은 것!

2020년, 식물성 우유가 대거 등장하다

우유에서 기준치 이상의 항생제가 검출됐다는 둥, 우유를 과다하게 섭취하면 병에 걸린다는 둥.. 우유에 얽힌 괴담은 10년도 더 전부터 있었다.


그럴 때면 엄마들 카톡방에는 "나 오늘부터 애들 우유 끊었어!" "000 두유로 갈아탔어!"라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흘러나왔다. 그럼에도 한창 성장기 아이들에게서 우유를 끊는다는 건, 굉장한 용기를 요하는 일이기에 그냥 눈 질끈 감고 외면하고 싶은 진실이었다. 그런데 최근 젖소가 먹이를 소화할 때 되새김질을 하면서 뿜어내는 메탄가스가 어마어마하고, 이때 온실효과가 이탄화탄소의 25배까지 된다는 진실이 더해졌다.


더 이상은 두유를 대체하거나 한동안 간헐적 우유 단식을 시키는 정도로 타협을 할 수 없는 현실을 맞닥뜨린 셈이다. 이런 시점에 다행히도 각 식품업계에서 비건 트렌드를 입힌 식물성 우유라는 새로운 대안을 쏟아내고 있다. 아몬드 우유, 오틀리 귀리 우유, 완두콩우유가 그 대체품들인데, 일단 오틀리 귀리 우유는 귀리라는 식재료 때문에 신뢰도와 호감도가 동시에 높은 상품이다. 귀리는 타임지가 선정한 10대 슈퍼푸드 중 유일한 곡물로 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등이 풍부한 영양 식재료니까. 동물성 우유의 대표 브랜드라고 할 수 있는 서울우유에서도 올해부터 귀리 우유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스웨덴 브랜드 스프라우드(SPROUD)는 완두콩으로 만든 우유인데, 두유와 달리 유전자 변형 걱정 없이 즐길 수 있는 음료다. 패키지 디자인이 우유팩 같지 않게 상당히 힙하다.

 

여하튼 다시 오틀리로 돌아가.. 오틀리는 패키지 디자인이 단연 최고인데 우리가 좋아하는 스칸디나비아 디자인 그 이상이다. 유연한 파스텔컬러, "Wow, No Cow!" 등 빼곡하게 써놓은 '저돌적이거나 무트먼트를 일으키는' 카피, 주재료/성분/함유량 등 뒷면의 리얼 정보를 'Boaring Side' 지루한 점들이라고 표현하는 등 심각한 메시지를 위트 있게 풀어놓은 점 때문에 우유 한 개를 10분 동안 마시면서 패키지를 요리조리 돌려보게 되는데.. 패키지 하나로 브랜드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셈이다.   


언제부터인지 인지할 수 없는 순간부터, 우리는 세상이 주류와 비주류로 나뉜다고 배워왔다. 그런데 문득 그 둘을 왜 나눠야 하는지, 그것을 나눈 기준이 누구의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면.. 이제부터라도 각자의 시각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정의 내리고 분류하는 다소 어렵고 복잡한 일들을 용기 있게 시작할 때다. 그건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한 아니 비로소 제대로 살기 위한 일이다. 오틀리는 2015년 소위 주류로부터 소송을 당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동서에서 올 8월부터 정식 판매를 시작해 마트에서 손쉽게 구입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것들에 자신감이 있고, 진정성이 있다면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기사에서 본 오틀리 브랜드 디자이너의 인터뷰인데 우리가 무의식 중에 먹고 마시는 것들, 선뜻 손이 가는 익숙한 라이프스타일에 대해 다시 한번 꼼꼼하게 체크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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