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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사 1주차 리뷰

다행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겠어

일요일 저녁, 잠들기엔 아직 이르고 운동 같은 거 하긴 귀찮은 시간=대충 뭔가 끄적거리기 딱 좋은 시간이다.

뭘 적을까 좀 생각하다가 앞으로도 일과 회사,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를 쓸 일이 많을 것 같아서 아예 매거진을 따로 팠다.(페킹888 매거진 꼴이 날까 두렵지만, 일단 쓴다. 호호홓)

ㅇ일요일 저녁의 아이스라떼는 좋다


전직 기념이자 어쩐지 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다는 마음이 들어서, 첫 출근 주에 생각했던 것들을 써보기로 했다.


#젊은 구성원들(동료들이라고 쓸까 하다가, 어쩐지 혼자 친한척하는 것 같아서 그냥, 낯가림은 아무래도 고치기 힘들다)


서타터업이라서 당연한 건지, 회사 인재 채용 정책이 그런 것인지 잘은 모르겠지만(반반일 수도) 확실히 직원 평균 연령대가 낮다. 대충 듣기로는 평균 92년생이라는데, 평균 나이를 올리는데 일조해 꽁기꽁기한 기분이다. 실제로 우리팀엔 아직 대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분도 있고, 이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바로 정직원으로 다니는 분들도 있다. 이전 직장에선 확실히 내가 나이가 많은 편이 아니었어서 그런지 일단 사무실 안의 분위기부터 다른 건 확실하다.


물론 직원들의 평균 나이가 낮아서 좋고, 높아서 나쁘다는 건 아니다. 그냥 그렇다구. 일에는 뭐든지 장단점이 있는 것이니까.

잘못된 사회생활을 겪었던 이들의 대화, 덮어놓고 부정적+염세적인 사람들


입사 전부터 이 사실은 알고 있던 거여서 장단점이 대충 짐작은 갔고, 실제로 느낀 것도 예상과 비슷했다. 또래들이 모여있을 때 나오는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분위기, 편안함, 자유로운 의견 교환 등등이 아주 좋은 점이다. 갑자기 인원이 많이 늘어났고, 잘못하면 자유가 방종이 되는 사태가 날 수도 있겠지만, 뭐 회사가 그 정도 걱정을 안 한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좋은 점은 다양한 분야를 공부했던 사람들과 일할 수 있다는 거다. 애초에 데이터 분석, 가공이니 앞으로 개발자나 IT기획, 서비스 디자이너(?) 등등 이전에는 직접 가까이서 보기 힘들었던 사람들과 실무를 할 수 있다는 점이 기대된다. 한편으론 한 번도 제대로 된 ‘협업’을 해본 적이 없어서 내가 1인분을 잘 해낼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걱정도 크다. 그래서 IT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 같은 것도 샀고, 관련 지식 공부도 할 예정이다. 아니, 해야 한다.

->결론: 나나 잘하자

   

나나 잘합시다


이렇게 좋은 점도 있지만, 3일 정도 교육을 받으니 찜찜한 것도 있었다. 좀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필요한 것들을 교육받지 못하는 느낌이 들었다. 교육 담당인 매니저는 본인의 일로도 아주 바쁜 상태고 전사적으로 여러 가지 부문이 조정되어 정신이 없을 테지만, 아쉽게 느껴지는 지점이 있다. 불필요한 사항들에 대한 안내가 중복적으로 이뤄진다거나, 자료 공유 정도가 부족하다거나 업무에 필요한 툴을 가르치는데 설명이 부족하게 느껴지게 한다거나 등등. 방식이 틀렸다고 생각될 정도는 아닌데 진행 과정이 아주 조오금 아쉽다.

->결론: 가르쳐준 것에 대해 복습을 철저히 하자. 실무에서 다시 물어보는 것이 없을 정도로. 최소한 가르쳐준 것에 대한 건 확실히 숙지하자.(쓰고 나니 너무 당연한디?)


#지옥철 해방의 기회와 낯 가리는 점심시간


회사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것 중 하나가 출퇴근 제도다. 우리 회사는 특정 코어타임(오후 1시~5시)을 정해놓고, 그 시간에만 회사에 출근하면 출퇴근이 자유롭다. 하루 8시간 근무(식사시간 제외하고, 이건 좀 슬프다) 기준으로, 시간당으로 업무 시간을 계산한다. 가령 근무일이 20일인 달이라면, 160시간을 일하면 월급을 다 받는다. 물론 더 일하면 일한 것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나 같은 뺀질이가 시간을 때우려고 뺀질거리기엔 귀찮게 됐다. 업무 시간은 정해져 있고, 해야할 업무가 있으니.


대중교통(주로 지하철)을 이용해 출퇴근을 하는 나는 정말 사람이 가득 찬 지하철에 타는 것에 극도로 공포를 느낀다. 한때 매일 아침 소세지가 되는 것 같은 기분에 지하철을 타는 게 두려워서 굳이 돌아가는 버스를 타고 출근하기도 했다. 그래ㄹ서 될 수 있다면 아예 출근 러시아워 시간보다 빨리 가거나 늦게 가는 편이다.(저번 회사 다닐 땐, 월요일엔 특히 사람이 더 많아서 아예 5시 30분 첫차타고 회사 감)

개인적으로 뽑은 지하철에서 제일 싫은 민혜 유형. 최소한 사람 많이 탔을 땐 가방 앞으로 메라고 다친다고ㅡㅡ 상상만 해도 개빡치네ㅡㅡ


그래서 나는 앞으로 웬만하면 8시를 출근시간으로 하기로 했다. 5시에 칼퇴할 수도 있고(주말에 일 안한다는 전제하에), 상대적으로 사람도 덜 붐비니까, 안 그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널럴한 저번주에 시험해 봤더니 실제로 그랬다!!!!!!!!!! 야호 이것만으로 좋다. 물론 딱히 일찍 퇴근해도 할 수 있는 것이 헬스 정도지만, 출퇴근 스트레스 받는 것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나는 것이 낫다.


점심시간 문화?도 조금 재밌는데, 4명 이상 함께 밥을 먹어야 식대가 제공된다. 구성원들끼리 더 친해졌으면 하는 의도다. 슬랙에서 밥 먹을 사람들 신청을 받아 랜덤으로 팀을 짜준다. 나는 식대를 제공받길 원하므로 당연히 밥팟(?)을 신청한다. 나는 낯을 꽤나 가리니까 먼저 말을 걸진 않는다. 어색한 사람한테 말 걸면 자꾸 이상한 말이나 하고 대화가 어색해져버려서 걍 말을 안 한다. 상대방도 개소리 듣는 것보다야 그냥 묵묵히 밥 먹는 게 낫지 않을까? 나는 그런디. 그래도 내게 뭘 물어보면 나름대로 상냥하게 이야기하려고 한다. 사람들이 그렇게 말을 많이 걸진 않지만 여턴.

->결론: 선택적 아침형 인간이 될 예정이고, 낯 가리는 건 평생 고칠 수 없어(그냥 없어요)


#일의 윤곽이 보인다


약 3일간의 교육을 통해 내가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았다. 이 부문에서 업무 관련자들의 고민이 아주 컸을 듯하다, 노고에 박수를, 공유에 감사함을.


업무에 쓰는 프로그램은 배워 나가면 되는 것인데, ‘어떤 생각으로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정하지 못했다. 지금 당장 내 업무는 유저들에게 보이는 글을 쓰는 것이라서 일 자체가 낯설진 않다. 혼자하는 일이 아니므로 운이 좋다면 빠르게 업무에도 적응을 할 수 있겠지. 다만, 어떤 컨셉으로 어느 정도까지 집착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다. 흔한 완벽주의자(ㅋㅋ아직도 안 믿기네;;;) 성향으로 기준이 없으면 밑도끝도 없이 ‘결과’에 집착해버려서 오히려 업무의 끝을 못 내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혼자일 때도 이거 때문에 한참 고생했는데, 다른 사람과 일할 때 이 구렁텅이에 빠지게 되면 증맬 답이 없어지는 것이다. 무쓸모 인간되기의 지름길인 것이다.


휴일에 일 생각 하기 싫다 근데 또 불안증 때문에 생각하기 싫어도 생각 남, 이것도 근무시간으로 쳐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나중에 매니저님한티 물어봐야지


아니 근데 이거 뭐 세가지 쓰는데 한시간 반째 쓰고 있네? 이런 뻘글도 이렇게 오래 걸린다고? 조만간 야근 터지게 하겠군.


여튼 결론-> 일단 생각하지 말고 실행하고 완성하여, 셀프 회고와 피드백으로 앞으로의 업무를 진행한다.


결론들이 하나 같이 너무 당연해서 머쓱하네. 어쨋던동 정신차리고 일해서, 1인분을 하고 싶다. 그리고 회사가 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진심.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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