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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지컬스타 Dec 09. 2019

패션모델의 눈으로 본 뮤지컬 의상 디자인

모델 조은별 씨와 함께

옷이 날개라 했던가? 일반인의 생활에서도 의상은 보호의 역할뿐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수단임과 동시에 일종의 활력소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으니 굉장히 큰 요소라고 할 수 있겠다. 하물며 일반인에게도 이렇게 중요한 표현수단의 극 중 자신의 모습을 대중에게 명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배우들에게 있어 그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뮤지컬 그리스와 패션쇼의 콜라보레이션

얼마 전 뮤지컬 '그리스'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패션코드 2019 F/W'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 적이 있었고, 뮤지컬 배우 김호영, 김소향, 리사, 에녹, 윤형렬, 카이 등 6인이<패션코드X뮤지컬 갈라콘서트>를 진행한 적이 있다. (출연진들은 다양한 뮤지컬 넘버들을 들려주었고 콜라보 패션쇼 의상 또는 브랜드 제품 의상을 착장하여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해 소개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고 전해진다.) 이러한 다양한 패션코드와 뮤지컬을 결합하는 시도는 주목할 만 했으며, 지난 10월 17일에는 BNB12에서 BLAHBANG(블라뱅)으로 새롭게 변신한 박정상 디자이너의 무대에선 기존 패션쇼의 틀을 완전히 파괴해 'THE GREATEST FASHION SHOW MAN' 이라는 테마로 뮤지컬 요소를 접목한 플래시몹 형태의 쇼가 펼쳐졌다고 한다. 슈퍼모델, 미스코리아, 전문댄서, 뮤지컬배우 등의 다양한 직종은 물론 키즈부터 시니어까지 나이 불문, 이태리, 태국, 베트남 등의 국적 불문의 다채로운 38명의 모델들이 한 명도 빠짐없이 쇼 전반에 걸쳐 춤과 캣워크를 선보였다고 하며, 안무부터 뮤지컬 적인 요소를 기존 패션쇼라는 틀에 접목하기 위해 각 분야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아 오랜 기간 기획을 하였고 총 5일간 모든 모델들이 모여 맹연습을 했다고 하니, 여러 장르의 결합 및 성공 가능성, 특히 뮤지컬 이라는 분야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해 주고 있는 것 같다.


모델 조은별 인스타그램 @caecillia17

아마추어 공연을 위해서 몇번의 무대의상 대여 경험이 있는 뮤지컬스타 운영진의 입장에서는 멀리서나마 뮤지컬 공연 의상을 보면, ' 저 소재는 이렇겠구나, 멀리서 보면 그럴듯 해도 가까이서 보면 별로겠지..' 등등의 생각 정도만 떠오르지만, 모델이나 실제 오랜 경험이 있는 배우들 또는 해당 업종에 관련된 사람들이 볼때는 더 많은 것들이 보일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아는만큼 보인다 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분야가 아닐까?), 이번 방송을 준비하게 되었다.



게스트로 모델 조은별 씨를 모시고 뮤지컬 관련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 곳을 빌어 모델 조은별씨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의 활동 기대한다고 말하고 싶다. (모델 조은별 씨는 뮤지컬 관람을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해당 분야에 특히 노래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고 재즈음악과 영화등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800여벌의 의상, 900개의 고정 조명이 만들어 내는 화려한 무대 뮤지컬 아이다
패션쇼와 같은 화려한 의상이 특징

뮤지컬 아이다의 디자이너 밥 크로울리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박물관의 이집트 관을 방문, 전시되었던 유물들의 질감, 빛 바랜 색, 아직 강렬함이 남아있는 색 등에서 컬러에 대한 영감을 얻어 그것을 현대적인 무대미술과 접목하여 이집트를 형상해냈다고 한다. 독창적인 무대디자인과 의상디자인은 토니상 수상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800여벌의 의상과 900개의 조명이 사용되지만 전체적으로 미니멀함과 심플함을 추구하였고 'My Strongest Suit'는 화려한 암네리스의 캐릭터성을 잘 보여주는 곡으로,암네리스는 이 장면에서 총천연색 조명으로 표현된 그녀의 초호화 방을 런웨이 삼아 화려한 옷과 장신구들을 맘껏 뽐낸다.


뮤지컬 무대의상, 역사적 고증 까지 그대로 담아내다.
뮤지컬 웃는남자 의상 스케치

뮤지컬 웃는남자의 의상 디자이너 그레고리 포플릭은 작품 배경인 17세기 영국 사회의 귀족과 평민 복식을 고증하는 것을 기본으로 다방면에 걸쳐 영감을 받아 비주얼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렸다고 한다. 약 200여 벌의 의상 스케치를 통해 신분 차별이 극심했던 17세기 영국의 사치스러운 귀족 의상뿐만 아니라 궁핍했던 평민들의 의상까지 다채롭고 환상적으로 표현하여 관객에게 ‘웃는 남자’를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유랑극단의 광대로 살아가는 그윈플렌의 의상은 17세기 영국의 서커스, 희극 공연에서 실제 입었던 의상에 대한 고증자료를 바탕으로 컬러나 질감에서 내추럴한 분위기를 살려 디자인했고 반면, 그윈플렌의 귀족 의상은 보라색 컬러의 퍼와 황금색 패턴이 새겨진 가운으로 과감하고 화려하게 디자인해 신분차이를 드라마틱하게 보여 준다.우르수스와 데아의 의상은 스타일적인 면과 컬러, 질감에서 그윈플렌과 통일감을 살려 디자인함으로써 극 중 가족 같은 깊은 유대감이 형성되어 있는 이들의 관계를 표현했다. 특히 유랑극단을 이끄는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곰’을 뜻하는 이름을 가진 우르수스는 우람한 풍채가 살아나도록 표현했다. 이어 귀족층인 조시아나 공작부인과 데이빗 더리모어 경, 앤 여왕 등은 화려하고 멋스러우면서도 세련된 느낌으로 특권 계층의 드높은 자존심과 부유함을 한껏 살려 의상을 디자인했다. 특히 조시아나 공작부인의 의상은 라인스톤(모조 다이아), 골드, 진주 등으로 고급스럽게 디자인해 차별화를 뒀다고 한다.


의상은 배우의 강력한 에너지원,배우가 내면의 감정을 자신감 있게 끌어낼 수 있도록 보이지 않는 의상까지 완벽하게 만들어야 한다.(한정임 의상디자이너)


뮤지컬 ‘벤허’는 총 400여 벌이 들어간다. 갑옷은 물론 배우들의 속옷 위에 이중으로 착용하는 속옷까지 포함해서라고 하며, 전투신 등으로 땀이 많이 나 옷이 달라붙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한정임 의상디자이너). 인력도 많이 투입된다고 한다. 보통 옷을 만드는 제작팀 6명, 재단과 봉제 등을 하는 작업소팀 15~20명, 현장에서 배우들과 소통하며 옷을 관리하는 크루팀이 10명이라고 함. 역시 옷이 날개라고 했던가 앞서 방송에서도 민우혁 배우의 역량에 대해 높이 평가한 적이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벤허역을 잘 소화했는데, 이런 민우혁을 빛나게 해주는 것에는 의상이 한몫한듯. 의상이 주는 벤허의 시련의 변화들을 효과적으로 나타내주었고, 의상으로 인해 그의 움직임들이 더 극적으로 보였다.


뮤지컬 벤허의 줄거리는 로마 제국 시대, 예루살렘의 귀족 벤허는 형제와도 같은 친구 메셀라의 배신으로 모든 것을 잃고 노예가 된다. 우여곡절 끝에 노예생활을 끝내고 다시 귀족이 돼 고향으로 돌아온 벤허는 복수를 다짐하고, 메셀라와 나란히 목숨을 건 전차 경주를 벌인다. 하지만 벤허의 스토리는 결국 복수보다 더 강한 것이 ‘용서‘라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진다. 긴장감 넘치는 전차 경주 장면은 스펙터클한 로마제국 함대의 해상 전투 장면과 함께 뮤지컬의 하이라이트로 꼽힘.


초대손님 모델 조은별 씨와 함께 한 뮤지컬 관련 이런 저런 이야기들


K :앞서 말한 뮤지컬 벤허에서도 볼 수 있듯이 이제는 작품에 쓰인 의상들이 제법 그럴듯해 보인다. 모델 앞에서 비율을 말하기는 그렇지만, 배우들의 비주얼도 굉장히 좋다. 한지상이라든지, 박은태 배우 라든지..


우리는 노래를 중심으로 많은 부분을 해석하기 때문에, 노래중심으로 작품을 보는 경향이 있고, 의상은 흘려 보는 경우가 많은데, 모델로써 실제 작품을 볼때 의상에 눈이 가고, 자신이 그 장면(위치)에 있는듯한 생각도 하는지 궁금하다.


은별: 로마느낌(?)의 음악들이 많았고 배우들도 장면들도 매우 마음에 들었다. 오래 전 부터 좋아하던 영화여서 이번에 더욱 흥미롭게 보았고, 이번 뮤지컬을 선택한 이유는 어머니의 강력한 추천도 한 몫 했다.


K: 벤허에서는 금속과 천의 향연 이라고 말해도 될법하다. 정말 다양한 소재가 의상에 쓰였다. 이건 들은 얘기지만 가장 유명한 전차씬에서 쓰인 말들이 처음에는 금속으로 하려 했으나, 너무 무거워져 신발깔창 소재인 우레탄을 이용했다고 들었다.


이번 작품에서 느낀점은 김지우 배우 실력이 매우 좋아진것 같다. 음악도 매우 다양하다고 느꼈는데, 삼총사->잭더리퍼->프랑켄슈타인->벤허로 이어지는 음악적 뉘앙스가 매우 비슷해서 이성준 음악감독의 영향일 것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K: 특히 벤허에서는 남성 노출 씬이 많아서 이 부분이 여성들에게 어떻게 보여졌는지도 궁금하다. 지져스크라이스트슈퍼스타 에서도 그랬지만, 이런 류의 옷이 몸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이다. 아이러니 하게도...그리고 좀 의도된(?) 느낌이 들어서 남자들이 느끼기엔 좀 달랐을것 같다.


은별: 아주 좋았음 ㅎㅎ 남자친구와 같이 보러 갔었는데, 끝나고 둘이서 너무 섹시하다고 칭찬을 했다. 음악도 연기도 모두 좋았다.


K : 작품에서 아쉬웠던 부분들은 없는지? 개인적으론 마차 전투씬에서는 바람이 좀 있었으면 좋았을것을...그런데 바람 소리가 들어가서 안되는건가? 아마도 이 부분에 많은 시도가 있었을듯 생각된다. 조은별씨 의견을 듣고 싶다.


은별 :영화를 엄청 좋게 봤긴 했지만, 마차 씬은 매우 스펙타클한 부분이어서 뮤지컬에서 어떻게 표현이 될까 솔직히 기대는 안 했는데, 실제 뮤지컬의 마차 씬의 말들의 움직임을 봤을때 매우 신기했고, 뒤에 쏘아지는 배경 느낌도 너무나 좋았다. 아쉬웠던 점은 뮤지컬이 오픈엔딩 형식으로 끝나서, '어 끝났나?' 하면서 아쉬웠던 기억이 있다.


K : 벤허에서는 가족의 사랑, 기쁨, 질투, 전투씬 등 각 장면마다 다양한 감정이나 역동적인 장면들을 잘 표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작품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무엇이었나? 어떠한 점에서 특별히 마음에 와 다았는가?


은별 : 벤허가 명작인 이유는 좋은 장면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처음 영화관에서 봤을 때 메셀라가 악역의 느낌만 매우 강했는데, 뮤지컬에서 메셀라의 질투, 배신, 죄책감등에 대한 감정묘사가 잘 되어서, 메셀라의 죽음에 대한 개연성이 와 닿았다.


K : 여태까지 본 뮤지컬 중에서 기억에 남는 의상이라든지, 작품별 의상이 비교가 된다면 어떤 점들이 비교되는지 알고 싶다.


은별 : 뮤지컬을 많이 못 보았는데, 심지어 첫 뮤지컬은 학교 과제로 본 거라, 기억이 안 난다. 그 뮤지컬 배우들께는 미안하다 ㅎㅎ. 그리고 위대한쇼맨 바넘을 보았고...이 작품은 매우 실망했다. 그렇게 본다면 가장 규모있고 웅장하게 본 작품이 이번 벤허 작품이 아닌가 싶다. 벤허에서 프로젝션을 이용해 물을 표현한 부분등이 인상깊었고 배의 단면을 보여주었는데, 밑에는 물결처리를 한 부분등이 매우 인상 깊었다.


K : 이색적 이라고 해야하나? 클래식을 전공한 것으로 알고 있고, 글도 쓰는 것으로 아는데, 이런 경험이 모델일을 하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알고 싶다. 이러한 배경을 뒤로하고 모델일을 하게 된 계기도 알고 싶다.


은별 : 글을 본격적으로 쓴것은 2년 전인데, 글을 쓰고 싶어 썼다기 보다는 해외생활 하면서 안 좋은 일도 있고 불면증도 있어서 밤에 끄적이다보니 이게 시가 되고 글이 된것 같다. 사진작업을 할때 포토그래퍼 분들과 메이크업 하신는 분들과 소통할때 말로 표현하는 것 보다, 내가 쓴 시를 전달함으로써 소통하는 경우도 있다. 첫 전공은 클래식 음악이었는데, 목표하던 음대 입시 때 단10분 정도 평가를 위해 달려왔다는게 너무 허무했고, 이 길은 내 길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어 모델 쪽으로 전향하게 되었다.


K : 검색을 해보면, 모델출신 뮤지컬 배우가 유독 적다. 모델들도 사진 안에서 감정이나 상황을 표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것들이 무대에서 도움이 될 것도 같은데, 연기 경험을 쌓거나 한번 뮤지컬 무대에 서보고 싶다라는 생각은 해 봤는지 궁금하다.


은별 : 글쎄...다 그렇지는 않지만, 모델은 아무래도 외향적인 연기에는 자신이 있지만, 노래를 통한, 특히 가창력을 통한 연기 부분에서 약해서 그런것이 아닌가 싶다.


초대손님 모델 조은별 씨와 함께 재미로 풀어보는 뮤지컬 퀴즈

Q. 퀵체인지 라는 용어를 알고 있는지? 혹시 패션쇼에서의 관련 경험담이 있는지? 제한된 시간 동안 여러 가지 모습으로 변신해야 하는 배우들에게 허락된 시간은 평균 1분. 총 261번의 의상 교체가 이뤄지는 <프리실라>에서 가장 빨리 옷을 갈아입는 경우에는 몇 초만에 옷을 갈아입어야 했을까?

A. 14, 15초


Q. 뮤지컬 무대 의상이 이제는 비용적인 면에서도 이슈가 되고 있다. 역대 뮤지컬 중 최대 의상 비용은?

A. 뮤지컬 위키드의 의상비용이 40억에 육박함


요즘 '놀면 뭐하니'라는 TV프로에서 유재석이 유산슬로 분하여 트로트의 중흥을 꿈꾸며 활약을 하고 있다. 이 프로를 보면서 느낀 점은 하나의 곡이 나오기까지 어마어마하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땀이 들어간다는 부분이었다. 한 곡의 탄생이 이렇게 힘겨울지언데, 수 많은 곡들과 수만은 연기들로 탄생하는 뮤지컬, 연극, 공연의 탄생은 얼마나 대단한 것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으며, 정말 겸손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오늘은 그 열정의 한 가운데 있는 무대 의상 부분에 대해 알아 보았고, 초대에 응해주신 모델 조은별 씨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조은별씨의 활동에도 즐거운 결과만 있기를 기원한다.


못다한 이야기는 방송에서 만나요~

http://www.podbbang.com/ch/134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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