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전망 최고, 이제 막 개장한 따끈따끈한 하동 플라이웨이 케이블카를 타기 위해 하동군 금남면으로 향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른 금오산 자락은 본래도 일출, 일몰 명소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다. 구불구불 경사가 심하지만 차로 오를 수 있어 산정 가까이 올라 남쪽 바다의 전경을 가슴에 담으며 차박을 하는 이들이 많았다. 정상부에는 군부대가 위치해있고 주차공간은 몇 대만 세울 수 있을 정도로 좁다.
최고의 전망을 볼 수 있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은 점을 한방에 해결하는 케이블카가 2022년 4월 22일에 개장하였다.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완전 신상이다. 아직 편의시설이 다 갖춰지진 않았다. 하지만 케이블카, 스카이워크, 짚라인으로 이어지는 재미 만점 체험은 사람들의 여행 흥을 돋우기에 충분하다. 평일인데도 바글바글한 사람들을 보면 재미와 감동이 있는 곳은 인기가 있을 수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며 금오산의 봄이 발아래 깔리고 점점 바다면적이 넓어지는 시야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금오산 중간중간 바위가 잘게 무너져 내린 너덜지대가 보인다. 돌이 강물처럼 흘러내려 신비로움이 더하는 ‘너덜겅’은 이른바 돌강이다. 연두와 녹색의 숲에 부채꼴로 퍼지는 회색 돌강이 시선을 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전망대에 서면 남해의 크고 작은 섬들이 올망졸망하고 하늘이 눈앞에 바싹 다가온다. 중평항이 코앞에 떨어지고 삼천포대교가 이마쯤에 자리한다. 오른쪽에는 노량대교, 남해대교가 보인다. 남해의 크고 작은 섬 파노라마가 웅건하고 사량도가 그 너머에 고개를 내밀고 있다. 남쪽 바다 해안선의 드라마틱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케이블카에서 내렸다면 금오산 하늘길을 둘레둘레 걸어보아야 한다. 흙길로 잘 조성해놓았고 군데군데 하늘정원, 지리산전망대, 스카이브릿지, 소망의 돌언덕 등 흥미로운 시설물이 마련되어 있다.돌을 보면 탑을 쌓고싶다는 욕구가 생긴다. 무의식적으로 자연을 관장하는 신에게 돌탑이라는 제단을 세워 소원을 비는 사적 행위다. 소망의 돌언덕에서 소원의 돌 하나를 얹는다.
하늘길을 다 돌아본 뒤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스카이워크와 짚라인으로 향한다. 스카이워크는 투명한 바닥면에 서면 다리가 쑥 빠져나가는 듯한 감각을 느낀다. 이것이 고소공포증이지 싶다. 불투명 부문만 골라밟아가며 걸음을겨우겨우 뗄 정도로 아찔하다. 스카이워크위 황금색 자라가 하늘을 둥실 날고 있는 듯하다. 금오산(金鰲山)은 ‘황금자라산’을 뜻한다. 전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황금자라 삼신이 하늘에서 내려와 태양과 바다의 기운이 넘치는 산봉우리 세 곳에 터를 잡았다고 한다. 세곳의 터는경주, 여수, 하동으로 하동에 솟아오른 산을'황금자라'금오산이라부르게 되었다.
스카이워크에서 짚라인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보는 재미가 있다. 긴장감에 굳어있던 얼굴로 차례를 기다리는 탑승자가 출발 신호와 함께 꺄~ 소리를 지르며 하늘을 가르며 내려가는 모습은 보는 이도 짜릿하게 만든다. 금오산 짚라인은 아시아 최장 길이를 자랑한다. 강력 추천하는 스릴 만점 체험이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와서 금오산 하늘길을 걷는 노부부의 모습에서 자연이냐 인간이냐에 대한 줄다리기를 잠시 떠올려본다. 스위스의 산간 마을을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내리고 기차로 이동하였던 기억이 오버랩된다. 금오산 하늘길을 걸으며 하동의 사진가를 두 명이나 만났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면 저절로 이 아름다움을 기록하고 싶다는 열망이 생길 것 같다.
남해의 다도해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금오산 하늘길을 걷고 스카이워크와 짚라인에서 바다와 하늘을 향한 점핑을 시도한다. 세계로의 도약을 꿈꾸는 하동의 야심작은 찾는 이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안긴다. 금오산 정상에서는 야영과 드론촬영이 금지되어 있다. 마땅히 보호받아야할 하늘 전망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