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Melissa Aug 29. 2023

MBA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맥 쌓기 - 네트워킹

기회는 사람이 준다.

최근에 오랜만에 만난 직장 동료가 나한테 “너 네트워킹 잘하잖아” 하면서 칭찬을 해왔다. 나는 “아 그래?  고마워 “ 하고 말했지만 사실 나는 네트워킹의 네만 들어도 숨이 턱 막히는 사람이었다. 아니, 지금도 사실 백 프로 편하지 않다.


사실 MBA를 가기 주저했던 이유 중 하나도 네트워킹과 그룹워크이다. MBA를 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네트워킹과 그룹워크는  MBA의 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두 가지의 공통분모는 바로 사람이다.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 “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으나 어쨌든 공부는 나 자신과의 싸움이다.


하지만 네트워킹과 그룹워크는 나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해야 하는 것이다. 책으로 배우는 것도 한계가 있으며 나 혼자 하드 캐리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쩔 수 없이 계속 부딪치고 깨지고 겪어야 익숙해진다. Born leader가 아니고 Made leader 가 되어야 하는 사람들, 특히 나처럼 내향적 사람들은 말이다.


그래서 리더를 육성하는 MBA program은  슬프게도 혹은 감사하게도 내가 부족한 이 두 종목을  - 네트워킹과 그룹워크 - 집중 교육 시킨다. 사실 캐나다에서 대학교와 대학원을 다닐 때도 그룹워크와 네트워킹을 하도 시켜서 그때보다는 부담감이 낮아졌지만 그래도 거부반응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외국의 경우는 정말 ‘인맥’이  정말 중요하다. 내가 말하는 인맥은 부모님이 아는 사람, 소위 말하는 “빽”, 이런 인맥이 아니라 네트워킹을 통해서 내가 찾아 나서서 꾸려나가는 인맥을 말한다. 그래서 네트워킹을 잘하는 스킬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제네바에 와서 MBA를 시작하고 처음 세 달은 정말 네트워킹만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기구 관련된 온갖 이벤트에 참여하고 봉사도 하고, 학교 선배들도 만나서 얘기도 듣고, 그리고 국제기구 다니시는 분들 찾아다니면서 그들 경험 얘기도 듣고 조언도 구했다. 일주일에 3-4번은 꼭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정보를 얻고, 그들의 얘기를 듣고, 또 나의 경력과 활동내역을 상대방이 불편해하지 않을 정도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얘기하면서 인맥을 넓혔다.


그렇게 내 나름대로 인맥을 쌓던 어느 날, 유엔에서 일하시던 학교 선배 중 한 분한테 연락이 왔다. 이 분은 독일 출신이시고 유엔에서 일하신 지는 20년이 넘으신 분이셨다.


“유엔 이 기관에 이런 공고가 나왔는데 한번 지원해 보는 게 어때? 너 경력이랑 프로파일이 잘 맞는 거 같아서.”


”행정관? 이런 게 있는지 몰랐네요. 정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내가 뽑는 것도 아니고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이 자리는 회계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을 급하게 찾는 거 같으니 지원은 해봐. “

 

“네, 알겠어요. 감사합니다.”


‘행정관’이라는 포지션이 유엔에 있는지도 몰랐고 내가 몸담었던 ‘회계사‘라는 직업만큼이나 그다지 매력적이게 들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누군가가 나를 생각해 줘서 준 정보이니 밑져야 본전 지원이나 해보자 하고 지원을 했다.


그렇게 나는 그 기회를 잡아 그대로 유엔에 들어왔다.


합격 후 그분께 연락드려서 ‘그때 공고 정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만약 안 알려주셨다며 그냥 놓쳤을 기회였을 거 같다’ 했더니 그분께서 하시는 말씀이 ’ 그때 네가 나 만나러 왔을 때 네가 수첩이랑 펜 들고 미리 질문할 거 준비하고 온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래서 이 자리가 나왔을 때 네가 생각났고 왠지 잘 할거 같았다.‘라고 하셨다.


지금도 이분과는 유엔 직장 동료 겸 친구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나에게는 정말 고마운 은인 중 한 명이다.


기회는 사람이 준다는 말을 어디선가 읽었다. 그 말이 정말 맞다. 내가 기회를 만들 수는 있지만 결국에 기회를 주는 것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러한 인연을 만들기 위해서는 네트워킹을 내 자랑을 하는 시간이 아니라 상대방의 얘기를 진심으로 궁금해하고 경청하고 그 사람에 대해서 순수하게 알아가기 위한 시간으로 대해야 한다. 그러면 내 마음도 가볍고 좀 더 수월하게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덤으로 기회도 오고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