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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호에 맞는 Jul 25. 2020

[서평] 일꾼의 말 : 직장인 고수들의 '일사이트'

일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일해야 할까

최근 꽤 큰 규모의 조직 변경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상사, 동료들을 만났고 전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을 떠나보냈습니다. 또 업무의 내용도 조금씩 바뀌고 전에 맡았던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넘겨주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은 어수선했고 또 두근거리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직이 변경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동안 약간의 휴식기가 주어졌었는데 그동안 '일'에 대해 잠시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일이란 무엇일까', '왜 일을 해야 하며, 어떻게 해야 할까' 등등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 동안 읽은 책 한 권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이 책은 두 분의 작가님들이 10여 년의 직장 생활 동안 들었던 인상 깊은 말들을 모아놓은 책입니다. 그 말들은 일에 대해서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 생각, 마음가짐을 실천해온 분들의 말입니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주제로 고민하는 제게 울림이 있는 인사이트, 즉 '일사이트'를 주었습니다. 40개의 '일사이트'로 구성된 이 책에서 제게 가장 감명 깊었던 3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알바라고 생각하고 일하면서 최대한 회사를 이용하자
2. 정신력으로 버티는 건 무모하고 미련한 짓이야
3. '왜요?'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1. 알바라고 생각하고 일하면서 최대한 회사를 이용하자


가끔 보면 회사와 자기를 동일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 개인의 삶보다 회사를 위한 삶을 사는 것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합니다. 과거에는 이런 생각을 가진 직장인들이 많았고 그들이 지금 회사의 간부급으로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동료들에게도 이런 생각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약 회사를 열심히 다니는 것만으로 우리 미래가 탄탄대로라면 그렇게 하는 것이 맞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회사가 사람을 비용으로 생각해 정리해고하는 경우도 많아졌고 사회 분위기 자체가 이직에 대해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사회가 이렇게 변할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 책에서 전 그 답 중 하나를 찾았는데 "알바라고 생각하고 최대한 이용하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우리가 알바를 할 때, 혹은 인턴을 할 때 생각은 최대한 그곳에서 내 포트폴리오에 도움될 만한 일들을 하고 나가자라는 마인드로 일을 합니다. 회사 역시 그래야 한다고 이 책에서는 말하는데 회사가 나를 잘랐을 때 언제든 다른 곳으로 가서 살아남을 수 있는 자신만의 역량과 포트폴리오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러기에 회사는 상당히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월급도 주고 기회도 주고. 물론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반대로 꼭 해보고 싶은 일을 해볼 수 있고, 돈 받으면서 실습, 교육 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이 또 회사입니다. 이걸 최대한 이용해 우리 포트폴리오를 강화시켜 나가는 것이 이 시대의 올바른 회사 사용법이자 회사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아닐까 합니다.



2. 정신력으로 버티는 건 무모하고 미련한 짓이야


회사에서 때로는 정신력을 운운하며 요새 애들은 빠졌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이런 이야기가 듣기 싫어 거의 매일 밤 12시 넘겨서 퇴근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 몸과 마음이 많이 상해 한 때 고생했었습니다. 우리는 평생 일해야 하는데 100세 인생이라고 하면 앞으로 수십 년을 더 일해야 합니다. 긴 세월 동안 일을 계속하려면 단거리 단리기가 아닌 마라톤을 생각하면서 일해야 합니다. 단거리 선수는 잠시 앞서 갈 수는 있지만 결국 어느 시점에는 체력이 고갈되어 멈춰야 합니다. 반면 마라톤 선수들은 자신만의 페이스 조절을 통해 꾸준히 오래 달려서 멈추지 않고 결승점을 통과합니다. 우리도 어차피 평생 일해야 한다면 정신력으로 달리는 단거리 선수가 아닌, 마라톤 선수의 마음으로 페이스 조절하며 회사를 다녀야 할 것입니다.



3. '왜요?'라는 질문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


회사에서 하는 일의 대부분은 '위에서 시킨' 일입니다. 그때 우리는 '그걸 왜 해야 할까?'라는 생각보다는 '어떻게 해야 할까?'를 많이 고민합니다. 현실적으로 봤을 때는 어차피 시킨 일을 빨리 해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기 때문에 왜를 고민하기보다는 어떻게를 고민해 처리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물에는 영혼이 없을 수 있습니다. 바로 목적에 대한 고민이 빠져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위에서 시킨 사람들의 목적이 들어 있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 역시 그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그것을 구현해야지 그저 시킨 내용을 방법론적으로 구현하기만 해서는 재미도 없고 퀄리티도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 역시도 어떻게만 고민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 '이걸 왜 해야 할까?'에 대해 고민하면서 보고서를 만들고 나면 거의 대부분 좋은 피드백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윗사람들이 제게 보고를 시켰을 때, "전 이러한 이유로 이걸 만들었고 이런 방법을 택한 이유는 00입니다"처럼 '왜?'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 즉 그것에 제 철학이 담기니 윗분들도 충분히 만족해했던 것 같습니다. 


이처럼 일을 할 때 때로는 그 목적을 정확히 알고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스스로, 또 동료들에게 '왜?'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그 목적을 충분히 이해하는 시간을 가지면 결과물에 철학이 담겨 더 좋은 퀄리티의 작품이 탄생할 것입니다.  




이외에도 훨씬 더 많은 일사이트들이 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일하는 과정에서 잠시 권태기가 찾아왔을 때, 혹은 새로운 자극이나 위로가 필요할 때 이 책을 읽어 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조직 변경 시기에 읽었던 이 책은 제게 긍정적인 울림을 주었고 앞으로 어떻게 일해야 할지에 대한 '일사이트'를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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