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의 부재
느린 밤 이틀 차.
오후에 친구와 만나 조금은 들뜬 하루를 보내고 왔다.
즐거운 오후를 보내도, 새벽 한 시가 다가오면 라텍스 베개가 푹 꺼지며 내 몸도 한없이 꺼지는 시간이 되었다.
열두 시 전에 잠을 자려고 해 보아도 안 온다.
ASMR, 명상, 책 읽기, 양 숫자 세기, 다 소용이 없다.
그렇게 또 시간에 잠겨 둥둥 떠다니다가 귀에 딱 꽂힌 노래가 있다.
그냥 - Zion. T
멜로디가 잔잔하니 좋다.
‘사실 난 아무렇지도 않아
꼭 아픈 사람처럼 보여도
하고픈 이야기 너무 많았는데
결국 나 혼자 나 혼자 나 혼자서 어쩌구
사실 나는 널 좋아하지 않아
오히려 미워해, 싫어해
매일 밤 홀로 누운 침대 위에서
꼭 끌어안은 이불은 추워’
내가 나한테 말하고 싶은 거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외치도 싶은 거 같기도 하고, 허공에 조용히 말해주고 싶기도 하다.
내가 깊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나와의 소통이 부족함을 느낀다.
오늘 밤은 잔잔한 음악을 깔아 두고 혼자 자문자답을 하는 시간을 가져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