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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하연 Dec 07. 2022

글쓰기할 때 되새기는 마음가짐

내가 기억하려고 씀

1. 정직하게 쓰기

정직하게 쓴다는 건 “잘 쓰는 사람”으로 보이고 싶은 욕심을 억누르는 거. 뽐내고 싶을 때 문장에 되도 않는 기교가 섞이고 리듬이 망가지고 아는 척이 많아진다. 올라가지 않는 음의 노래를 억지로 부르기보다는 키를 낮추어서 정확하게 음정을 맞추어 부르는 게 더 마음에 드는 것처럼 글도 그런듯.


2. 도둑질 하지 않기

남의 경험을 내꺼처럼 가져다 쓰지 않는 거. 자매품으로 남의 안 좋은 경험을 나의 풍부한 감수성을 자랑하기 위해 활용하는 것도 금지. 으윽.


3. 자기연민하지 않기

글에서 ‘나’를 묘사하다보면 글 안의 내가 너무 소중해져서 우쭈쭈하고 싶어진다. 그런 글은 일기에만 쓰면 된다고 생각한다. 우쭈쭈받고 싶으면 그냥 우쭈쭈 받고 싶다고 쓰는게 더 좋을지도.


4. 되도록이면 명랑하게 쓰기

나는 안그래도 될 일을 좀 지나치게 진지하게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서 명랑하게 쓰자!고 의식하면 느끼함이 덜어진 나름 먹을만한 글이 된다.


5. 왜 쓰고 싶은지 되돌아보기

뭔가가 쓰고 싶어서 후다다닥 내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막힐때가 있는데 대부분 왜 쓰고 싶은지 이유를 잃어버려서다. 이러면 보통 글을 통째로 다 지운다.


6. 나만의 표현인지 고민해보기

너무 상투적인 표현을 쓰면 찜찜해진다. 상투적 표현을 쓰면 안 되는 건 아닌데, 이건 정확성의 문제이기도 한 듯. 뭐를 묘사할 때 힘을 주고, 힘을 줬을 때 이 표현이 새로운 편? 인지 살짝 고민해보고 넘어간다.


7. 독자를 상상하기

내가 이 글을 쓸 때 누구 보라고 쓰는 건지 점검. 참고로 이 글은 나 보라고 쓰는 거. 하지만 브런치에 올라가는 거니까 남들이 볼 수도 있음을 의식. 보여주기용 일기에 가깝다고 해야할까.


8. 위에 적은 마음가짐을 잠시 잊어버리기

이걸 지침 삼아서 눈 앞에 메모로 붙여놓고 글쓰면 한 자도 못쓸거 같다. 일단 잊어버리고 쓰면서 어 지금 나 자기연민하나? 나 완전 별로로 쓰고 있네 같은 식으로 떠오르는 게 가장 괜찮은 듯. 이게 잘 떠오르면 글쓰기 컨디션이 좋은 거고 안 떠오를수록 안 좋은 거 같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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