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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한 누명, 진술분석으로 밝히다.





최근 많은 분들을 충격에 빠트린 사건이 있었습니다. 고유정 전남편 살해 사건인데요, 현재까지도 이 사건과 관련된 뜨거운 이슈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뿐만 아니라 고유정의 의붓아들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서도 고유정이 살해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에서는 질식사로 추정된다는 소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고유정의 현 남편은 고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는 내용을 담은 고소장을 검찰청에 제출했고, 이에 고유정은 억울하다며 현 남편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어떤 이유로 사망하게 된 것일까요? 집 안에는 고유정과 현 남편만 있었는데요. 경찰에서는 고유정의 살인 또는 현 남편의 과실치사를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합니다.



https://www.nocutnews.co.kr/news/5189461



이 사건과 관련된 정보를 접하면서, 수년 전 발생했던 유사한 사건이 떠올랐습니다. 그 사건 역시 당시 집 안에는 부모와 아이만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소장 파열로 인한 복강 내출혈’로 사망한 것인데요. 18개월 밖에 안 된 아이에게 어쩌다 그런 끔찍한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경찰 수사 과정에서 아이 아빠가 용의자로 체포되었습니다. 아이 엄마의 증언이 결정적이었지요. 아빠가 아이를 수차례 발로 밟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한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도 오랫동안 폭행당한 피해자라고 하였습니다. 엄마의 증언으로 아빠는 구속되어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아들을 무참하게 폭행해서 죽인 사람은 정말 아빠였을까요? 

‘평소 폭력적이었던 남편이 사건 당일 아들을 발로 밟았다’는 엄마의 목격 진술, 과연 신빙성이 있을까요? 


진술분석 결과는 달랐습니다. 

아이 엄마는 사건 당시 ‘남편이 아들을 발로 밟는 모습을 보았다’고 주장했지만 그 목격 진술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폭행당하는 아들을 보면서도 보호하려는 어떠한 대처 반응도 하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그 이유에 대해 ‘남편으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해 두려웠기 때문’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상습 폭행을 근거할 수 있을만한 진술 역시 하지 못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건 당일 ‘아들을 폭행하는 남편을 피해 집 밖으로 나갔다가 들어왔다‘고 하면서도, 아이 아빠가 잠든 것을 확인하고도 아이의 상태는 확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진술분석 결과는 아이 엄마가 진술한 목격 내용의 신빙성이 낮다는 것이었지요.


2심은 진술분석 결과와 그 근거를 판결문에 설시하면서 아내의 진술을 믿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인이 자식을 폭행했거나 부인의 잘못으로 사고가 발생해 이를 숨기려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했습니다. 


https://news.mt.co.kr/mtview.php?no=2012012514514908457&outlink=1&ref=http%3A%2F%2F



결국 항소심에서야 진술분석 결과 등이 증거로 채택되면서 아이의 아빠는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그렇지만 아이를 잃고 아이 엄마의 진술로 인해 억울하게 수감생활까지 한 아빠의 인생은 어떠할까요? 아이를 죽인 진범은 잡은 것일까요? 수사 초기 방향 설정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결과는 상당히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선입견을 버리고 정치적 입장도 버리고 백지상태(zero-base)에서 팩트에 입각한 수사가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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