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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화음 Jul 14. 2023

미국 사회에서 추천서의 중요성


미국 사회에서 첫 직장을 찾거나, 직장을 옮기거나, 심지어 십 대 아이들이 처음 아이스크림 집에서 일을 시작할 때에도 추천서 (reference letter 혹은 letter of recommendation)를 요구하는 게 일상다반사입니다. 그만큼 주위 사람들에게 신뢰도가 있는지가 중요한데요. 어린 친구들은 처음 아르바이트 시작할 때 일한 경력이 없기 때문에, 동네 이웃이 써주는 경우도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아카데믹한 경우(대학교, 대학원 과정)거나, 저처럼 학교 같은 institution에서 공부 또는 일하기 원하는 경우 적어도 2개, 보통 3개 이상의 recommendation letter를 제출해야 합니다. 경우에 따라 Professional recommendation과 Personal reference를 구분하기도 하는데요. Professional recommendation letter는 내가 하고자 하는 학업이나 직업에 관련된 사람이 나의 능력을 추천해 주는 추천서이고, Personal reference는 나를 일적으로는 알지 못하나, 나의 성품이나, 인간적인 모습을 아는 사람이 추천해 줄 수 있는 추천서를 말합니다.



추천서의 형식은?

1. 권위가 담겨있어야 합니다. - 교수님들이거나, 어떤 기관에서 일하는 분이 추천서를 써주실 때, 가장 좋은 것은 그 기관의 로고가 추천서 헤드에 있는 편지지에 추천서가 써지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학교나 기관의 마크가 권위를 상징합니다. 요즘들은 대부분 전자메일로 쓰지만, 교수님들이나 추천서를 써주실만한 분들은 양식을 가지고 계십니다. 혹시 그런 탬플릿이 없는 분이 써주셔도 상관없습니다만, 보통의 경우 3장을 요구하는데, 한 장 정도는 이런 공식적인 문서가 있는 것이 보기에 좋을 듯합니다.

2. 받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모르는 경우 " To Whom It May Concern: "이라고 씁니다.

3. 추천 내용- 가장 중요한 추천의 이유가 드러나야 합니다.

4. 추천인의 직위가 있어야 합니다.- 추천인이 무슨 직위인지가 정확히 드러나야 합니다.

5. 추천인의 컨택-이메일이 있어야 합니다.- 확인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럴 때 입시 전형관이나, 인사 팀에서 연락이 닿는 컨택 정보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6. 날짜가 있어야 합니다. -추천인이 추천서를 써준 날짜가 있어야 합니다.

7. 추천인의 서명이 반드시 첨부되어야 합니다.



추천서의 내용은 어떤 내용이 담겨있어야 할까?

매우 구체적인 사실이 담겨있어야 합니다. "잘했다, 좋았다, 우수했다" 이런 일반적인 이야기는 입시나 인사를 담당하는 담당자들에게 별로 영향력이 없습니다.


추천서를 써주는 사람과 당사자는 언제부터 알기 시작했고, 당사자는 몇 년 몇 월부터 언제까지 무슨 프로젝트를 했는데, 거기서 역할이 뭐였고, 어떻게 기여를 했으며, 그로 인해 결과가 이랬고.... 등등이요. 매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정확한 예시로 의견을 뒷받침하는 justifying이 잘 되어야 합니다.


음악인의 추천서 쓰는 예로는, 짧게 써 보자면....


1. 첫 문단은 나와 학생과의 관계를 써야 합니다.

" 이 학생이 대학교에 입학한 1999년도부터 4년 동안 가르쳤으며 그 후로도...... "


2. 두 번째 문단은 그의 음악적 추천:

" 그는 악보를 연구하고 탐구하는 시간에 많이 투자한다. 한 곡을 오래 공부한 만큼 깊은 소리가 그의 연주에서 나오며,......... 피아노 테크닉도 이런 이런 점에서 훌륭하다 등등 ....... 게다가 암보 실력이 뛰어나서 많은 곡들을 쉽게 외운다. 예를 들어 그가 XXXX 연주를 XXX에서 했을 때를 잊을 수가 없다..... 이러이러했고, 이러이러해서 매우 인상 깊었다. "


3. 인간적인 성품에 대한 추천:

"이 학생은 내가 이야기하기 전에, 본인이 원하는 레퍼토리를 적극적으로 상의했으며, 본인이 콩쿠르나 오디션을 1-2년씩 일찍 계획함으로써, 자기 발전을 도모했고.... 실내악에도 적극 참여해서, 이런 이런 활동들을 했다.


가지고 있는 음악적 탤런트도 많지만, 꾸준하고 성실하여 그 노력이 실기시험의 성적(첨부한 성적표 참고)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가르치는 동안 매주 늦지 않고 레슨에 참여했으며, 또 학생과 같이 그룹레슨을 받는 후배들이 같은 클래스를 듣는 게 아주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증언했으며, 과의 리더로 선후배들을 아우르는 좋은 인간관계도 가지고 있다. "



추천서 누구에게, 어떻게, 언제 부탁할까?

recommendation letter는 보통 대학교 이상 과정에 입학하려 할 때, 선생님들, 교수님들에게 부탁하는 경우가 많지요. 대부분 너무나 바쁜 생활을 하시는 분들이기에, 6-8주 전에 부탁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본인이 필요한 2-3주 전에도 못 받았다면 리마인드 이메일을 보내드리는 것이 좋습니다. 매우 친절하게요.


그런데, 진짜로 나의 실력을 잘 아는 분에게 부탁하는 것이 좋구요. 친구나 가족에게 부탁하는 것은 좋지 않은 방법입니다. 그리고 부탁할 때에 "strong recommendation letter"를 써달라고 물어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이분들 직무 중 하나가 추천서를 써주는 일이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써주곤 하는데요. 어중이떠중이 대강 추천서를 받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구체적으로 왜 내가 아주 훌륭한 추천서가 필요한지 어필하세요.


하지만 부탁한 모든 분이 추천서를 써 주리라 기대하는 것은 금물입니다. 예를 들어 그냥 클래스 학생이라 누군지 잘 모르는 경우 일 때, 교수들이 안 써줄 수도 있습니다.


또 다른 경우는 부탁받은 추천인이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너를 잘 모르니, 너에 대한 소개를 써와라"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한국 사람들 끼리는 좋은 게 좋은 거라 대부분 좋게 써 주려고 하지만, 미국에서는 자기 이름을 걸고 쓰는 문서는 대부분 정확한 사실에 기해서 쓰려고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기가 추천했는데, 나중에 무슨 문제가 생기고 하면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도 생길 수 있고 하니까요.



현재 배우는 곳이나 직장에서의 추천서를 요구하는 경우

지난 과거의 추천인들 말고 지금 현재 내가 있는 곳에서 나를 아는 사람이 써주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해, 물의를 일으키지 않고, 잘 지내도록 해야겠습니다. 언제 무슨 이유로 추천서가 필요할지 모릅니다. 물론 추천서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지요. 하지만, 너무 좁은 세상이라는 사실 아시죠? 신뢰를 쌓는 것, 나의 실력을 인정받는 것 내가 속한 사회에 도움이 분명 되리라 생각합니다.


* 참고: reputation이라는 말도 자주 쓰입니다. 뜻은 the beliefs or opinions that are generally held about someone or something.인데요. 한국말로는 "평판" 정도가 되겠습니다. 우리 모두 일상에서의 reputation이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네요.




*각 카테고리 안의 번호순으로 글을 읽으시면 흐름을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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