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서 김태림 Jan 28. 2021

미국 유학생으로 HR 일하기 : 프롤로그

“중고 신입” 미국 주립대 캠퍼스 잡 활용하기 

미국 유학생 신분으로 일한다는 것. 사실 학기 중에는 수많은 시험들과 숙제들 사이에서 공부와 일을 병행한다는 것이 힘들기는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대학생들이 (경영대 기준) 학기 중에는 교내에서 일하고, 방학 때에는 기업 인턴을 하는 친구들이 많기에 사실 일하면서 공부하는 것이 특별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학생 신분 비자”라는 제한된 상황 때문에 수없이 많은 기업에서 떨어졌을 때 속상했고, 근자감(근거 없는 자신감) 넘치는 미국 애들 틈에서 “어떻게 일해야 할까”라는 추가 고민을 할 뿐이었다.  


운 좋게 학부 4년, 졸업 후 OPT (Optional Practical Training), 대학원생인 지금까지 교내와 기업을 오가며 공부와 일을 병행해오고 있다. 같은 인사업무이지만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어우러진 미국 주립대학교라는 조직, 정부와 학교가 함께 만든 연구소라는 조직, 국내 기업 해외법인 연구소라는 조직 이 세 조직에서 경험한 채용, 교육, 보상, 평가, 조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에 대한 내용을 쓸 예정이다.   


<예상 목차>


-      애증의 HR : 교내 카페테리아 HR student supervisor 나의 첫 HR 경험  

-       FRIB:  연구소, 인사 업무의 기본, HR student Assistant 

-       “Diversity &Inclusion”, “intercultural” 이 뭐야? International Orientation and Educational Program Intern

-       사원증이 주는 매력: 국내 기업 해외법인 연구소에서 함께한 1년  


그전에  프롤로그로 미국 주립대학교에서 Student employee (학생 직원)으로 일하는 장점과 노하우를 정리했다. 미국에서 유학생 신분으로 합법적으로 학기 중에는 주 20시간 일할 수 있고, 방학에는 주 40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일반 회사에서 일할 경우에는 Curricular Practical Training (CPT)를 사용해야 하는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기업들은 이 절차에 대해서 호의적이지 않다. (나중에 이 부분에 대해서 따로 쓸 예정이다 ) 사실상 CPT때는 비자 지원을 해주지 않아도 되는데 일단 미래에 비자 스폰서 십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선입견을 갖고 서류 통과 조차 안 시키는 기업들도 많다. 그런 관점으로 보면 학교는 유학생이라는 신분 제한 없이 공정하게 지원하고 경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학교에서 나의 HR 커리어의 첫 시작을 함께 하고 “미국인들과 일하는 법”을 처음으로 체험해본 곳이기에 더 애정이 가는지도 모르겠다.  


미국 주립대학교, 어떻게 보면 보수적인 곳이지만 오랜 역사 때문인지 각 부서별로 나름의 체계와 규칙이 잘 잡혀있는 곳이다. 무엇보다  student employee (학생 직원)에 대한 혜택이 좋아 나 역시 학부 때는 대학생 신분으로 다양한 부서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했었고, 현재는 대학원생 신분으로 타 주립대에서 근무 중이다. 

옛날에는 단순히 용돈 벌이 용으로 캠퍼스 잡을 시작 했다면 요즘에는 전공과  맞춰서 각 부서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할 수 있어 처음 커리어를 쌓는 대학생들에게 인기가 많다. 예를 들면, 마케팅 전공자의 경우 학교 미식축구 팀 홍보부서에서 마케팅 업무를 하거나, 외부 기업 인턴십 경험이 많은 친구들은 교내 커리어센터에서 커리어 코치로 일하기도 한다. 흔히 생각하는 교내 카페테리아나 매점, 도서관 보조 일도 있지만, 각 학교별 Job board 나 “Handshake” 사이트를 잘 찾아보면 다양한 부서들과 연구소에서 전공 관련된 자리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쉬워 보이는 일이나 뭔가 실무에 도움될 일들은 인기가 많기 때문에 지원 시기와 적절한 눈치 싸움이 필요하다.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린 결론은 처음 교내 오피스 잡 (사무직)을 지원하려면 저학년일수록 (2-3학년 선호) 유리하고,  주로 5월 졸업생들이 많기 때문에 3월쯤 제일 다양한 자리들이 많이 올라온다.


먼저 저학년이 유리한 이유는 대부분의 오피스일 (인사, 마케팅, 회계, 컨설팅, 등등)을 한번 시작하면 일단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졸업할 때까지 계속한다. 수업 스케줄에 맞춰서 유동적으로 일할 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고, 다른 자리보다 시급도 괜찮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일이 전공과 연관된 경우, 기업 인턴십이나 풀타임(정규직) 지원때 큰 밑거름이 될 것이기에 쉽게 그만두지 않는다. 미국 주립대 조직 특성상 풀타임 (정규직) 직원들은 “안정적”을 최우선으로 선택한 자들이기 때문에 정말 오래 근무하신 매니저들이 많다. 매번 인수인계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 때문인지 정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한 “한번 제대로 뽑아서 졸업할 때까지 함께하자”라는 생각이 강하신 분들이다. 또 채용 시간과 인수인계 시간을 포함했을 때 대략 2개월 정도 걸리기 때문에 빠르면 2월 늦으면 3월 정도가 지원하기 최적인 타이밍이다. 사실 한번 사무직 경험이 있으면 그다음부터는 조금 더 쉽게 다른 사무직에 도전할 수 있다. 나 또한 우연히 시작한 교내 카페테리아 HR 경험을 바탕으로 국제교류처와 연구소, 인사 업무도 할 수 있게 되었다. 

“신입 같지 않은 신입”을 요구하는 요즘, 어쩌면 학교는 처음 인턴십을 구하는 미국 1-2학년 대학생들이나 유학생들에게 샌드박스 (다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든 모래놀이터) 같은 곳이다. 3학년 때 큰 기업 인턴십을 하기 전에 1-2 학년 때 작은 회사에서 인턴십 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요즘. 기회가 또 다른 기회를 만든다는 말을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되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좋은 매니저"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