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6개월 인간 아기 관찰일지
셋째 아이가 태어난 지 6개월이 지났다
모닝콜
오~~~~ 오~~~ 오! 오~~~~~ 뭔 소린고 하니, 우리 막내의 아침 모닝콜이다. 아기라면 응애응애나 땨땨땨 이런 소리 아닌가? 아기라고 하기에는 조금 걸걸한 목소리로 한결같이, 꽤 오래동안 이런 소리를 낸다. 수탉도 아니고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해가 떴음을 알려주신다. 회사가 멀어서 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편인데, 아기랑 일어나는 시간이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래도 아침에 애들 얼굴 보고 인사를 하고 갈 수 있어서 좋다.
뒤집기
6개월이 되자 드디어 뒤집었다. 4개월 넘어가면서부터 아기는 가만히 누워있지만 않고 넘어가려는 시도를 해온 것 같다. 엉덩이 한쪽을 살짝씩 들었는데 뒤집기라고 하기엔 턱도 없었다. 최근까지는 몸을 살짝 굴려서 옆으로 눕기까지는 가능했었는데 (그 모습이 꼭 귀여운 물범 같았다) 완전히 넘어간 것은 이번 달이 처음이다. 언제 뒤집나 궁금하긴 했지만 확실히 셋째라서 그런지 아내와 나의 반응은 앞의 두 아이 때에 비해 무덤덤한 편이었던 것 같다. 새로운 기술을 터득하긴 했는데 생각보다 자주 뒤집지는 않는다. 잘 때 뒤집을 때도 있는데 이제는 엎어 자도 많이 불안하지는 않다
안정적인 앉기
아이가 앉아 있으면 예전까지는 몸이 오뚝이처럼 이리저리 조금씩 휘청거림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요즘은 안정감 있게 앉아 있는다. 짧고 통통한 귀여운 다리를 다이아몬드 모양으로 놓고 펑퍼짐한 엉덩이로 균형을 착 잡는다. 뒤로 발라당 할 때도 예전에는 몸을 아예 가누지 못했기 때문이라면, 지금은 그래도 허리를 뒤로 조금씩 제쳐보며 간을 본다고 할까? 그러다가 결국 버티지 못하고 넘어간다. 왠지는 잘 모르겠으나 바닥에 눕혀서 불편해하면 앉혀 놓으면 몇 분 방긋방긋 잘 웃으면서 논다.
턱받이 졸업?
침을 덜 흘리게 되었다. 사람에게 망각은 타고난 재능인지, 위에 두 아이가 언제까지 침을 흘렸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뭔가 어렴풋하게 내 기억에는 조금 더 커서까지 침을 흘렸던 것 같은데 내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요새 잠깐 침을 덜 흘리는 건가? 분명 얼마 전까지만 해도 턱받이나 손수건을 잘 안 하고 있으면 이 많은 침이 어디서 다 나오는지, 옷이 다 젖었을 정도였는데 요즘은 턱받이를 안 해줘도 될 정도로 침을 안 흘린다.
이유식 먹기
이유식을 먹이고 있다. 첫째 둘째 때에는 아내가 이유식을 직접 했었는데 셋째는 이유식을 시켜먹으려고 한다. 알아보니 셋째까지 직접 이유식을 한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아기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챙겨야 하는데 손이 모자라기도 하고, 요즘 이유식 배달 업체들이 엄청 많아졌다. 전통적으로 부모가 직접 이유식을 해 먹인 이유는, 위생이나 영양 그리고 비용 때문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유식 업체들이 고객 유치를 유치를 위해 위생이나 영양은 기본으로 잘 챙기지 않을까 싶다. 엄마가 이유식 메뉴를 짜거나 요리, 식재료 관리를 하는 스트레스를 생각하면 비용도 충분히 감수할만한 것 같다. 요즘 샘플 신청해서 입맛에 맞는 곳을 고르고 있다.
엄마!
엄마라고!? 나도 안다. 엄마를 부르려고 한 건 아닐 거다. 그런데 우연히라도 "엄마" 비슷한 소리도 내지 않았었기에 괜히 엄마라고 했어!라고 반응하게 되었다. 아빠를 먼저 해볼 생각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