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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린아저씨 Aug 31. 2022

생후 10개월 인간 아기 관찰일지

막둥이가 10개월 차에 보여준 변화

지난달부터 아기의 활동력은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기기 시작하니 걷는 것까지는 금방인 것 같다. 지금 걷지는 못하지만 열심히 허벅지 근육을 단련하고 있다. 10개월 차에 우리 막둥이에게서 관찰한 모습들을 정리해 보았다.


활동 반경 확장

활동성이 늘어나니 용기도 많아진 모양이다. 활동 반경이 확실히 넓어졌다. 엄마 아빠는 아이의 움직임을 시시때때로 살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이동하면 고작해야 거실 내지는 조금 멀리 가면 부엌까지였는데, 더 먼 가보지 않은 곳까지 진출한다. 화장실, 부엌 베란다, 심지어 요즘 내가 재택근무하고 있는 끝방까지 막 기어 다닌다. 뭐든지 발견하면 다 입으로 가져가 버리기 때문에 청소도 더 신경 써야 한다.


잡고 선다

요즘 아기를 보고 있으면 서 있을 때가 가장 많은 것 같다. 활동 반경을 제한하기 위해 쳐 놓은 아기용 울타리나 공기청정기, 책상다리, 엄마 아빠 몸 등 뭐든 잡고 일어선다. 장난감을 집중해서 가지고 놀 때가 아니면 웬만하면 서있으려고 한다. 다리 근육이 많이 발달했는지 천천히 쪼그려 앉기도 한다. 아직 발을 떼어 걸으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 듯하다.


빠이빠이를 한다

살면서 이미 충분한 만남과 이별을 겪어봤나 보다. 어느 순간 스스로 빠이빠이를 습득한 듯하다. 현관에 안고 나가서 누나나 형아를 배웅하면 손을 파닥파닥 흔든다. 힘없는 손목의 덜렁 거림이 어설프지만 오히려 귀여운 포인트이기도 하다. 희한한 것은 오히려 문이 닫히고 나서야 손인사를 할 때가 많다.


먹여준다

언제부턴가 먹을 것을 쥐고 있으면 간간이 팔을 쭉 뻗어 엄마 아빠에게 내밀면서 들이밀며 쳐다본다. ‘오올~ 이제 먹여줄 줄도 아네?’ 하고 공중에 앙! 무는 척을 하고 오물오물 시늉을 한다. 내려가지 않는 손. 장난치지 말라는 눈빛. 진짜 먹어 주고 나서야 손을 내린다.


엄마, 맘마를 한다

지난달쯤 “엄마”, “아빠” 소리를 많이 냈었다. 그런데 이제는 아빠 소리는 잘하지 않는다. 하지만 달라진 점은 예전에는 소리만 그렇게 냈었고, 이제는 의미를 확실하게 알고 하는 소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을 알아듣게 된 것이다. 분유나 먹을 것을 보면 “맘마"라고 발음한다. 엄마를 보면 “엄마”라고 한다. 나를 보고도 엄마라고 하기는 하는데, 맘마를 말할 때와 엄마를 말할 때는 일관되어서 아무 소리나 내는 상황과 확실히 구분된다.


이빨이 여덟 개

아랫니 두 개만 귀엽게 빼꼼 머리를 내밀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이빨이 여덟 개가 되었다. 사람이 다 됐다. 추측이기는 한데, 이가 계속 나오는 중이라 그런지 밤에 자주 깬다. 조금만 토닥여주면 다시 자기는 해서 다행이다. 문제는 자꾸 깨문다는 것이다. 아기는 살을 좋아해서 살만 보이면 얼굴을 기대어 부비는데 종종 곧 아부~ 하면서 입바람으로 방귀소리를 내는 장난을 친다. 그러다가 이내 살을 깨문다. 엄마 몸에는 멍자국이 몇 개 남아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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