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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화목 Jan 15. 2019

"미투"당하고 싶으세요?

근본 없는 대처

정말 슬프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일은 이슈가 되면 불의도 정의가 되고 이슈가 되지 않으면 정의도 불의가 되는 일이다. 정권이 바뀌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다름 아닌 언론의 장악이다. 그만큼 언론이 국민에게 미치는 영향은 똥으로 된장을 만든다고 해도 믿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기레기'라는 말이 괜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언론플레이', '쇼', '입장난' 우리는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는, 하지만 믿을 수밖에 없는 사회 속에서 살아간다. 오늘 철떡 같이 믿던 것이 내일 어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우리는 우람한 나무보다는 흔들리는 갈대를 선택해야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이리로 저리로 흔들리지만 쉽게 꺾기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흔히 말하는 '줄'잘 타는 사람이다.

'metoo'라는 단어가 시작된 것은 2017년도 미국 할리우드의 유명한 영화배우의 폭로에서부터 시작된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물론 그동안에도 우리는 쉴 새 없이 성추문 파동, 성폭행, 불륜 이슈로 연예계의 복잡한 스토리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타자의 의한 폭로나 기자, 파파라치의 의한 보도가 아닌 피해자가 직접 폭로한 사건은 우리에게 꽤난 큰 충격과 분노를 일게 만들었다.

그렇게 시작된 'metoo'는 우리나라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던 것 같다. 처음엔 일반인의 폭로가 있었으나 역시나 그렇듯 이슈가 되지 못하면 그건 정의가 아니었다. 그러나 이슈가 될 것 같으며, 뉴스거리가 될 것 같으면 늘상 일어나는 일이라도 이제 곧 북한이 핵폭탄을 쏘아 올릴 것이다라는 파격적인 뉴스라도 되는 듯 신문이면 신문, tv면 tv, 라디오면 라디오, 온갖 매체에 도배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것이 피해자가 더욱 피해를 받게 될 후폭풍을 아랑곳하지 않고 말이다. 가해자가 준비할 수 충분한 시간을 갖게 해 주거나 말거나 말이다.  


유명 시인의 성폭행, 유명 배우의 성폭행, 유명 가수의 성폭행, 유명 정치인의 성폭행, 우리는 계속되는 충격 속에서 서서히 무뎌지기 시작했다. 그러지 않아야 했지만 그랬다. 분노하기보다 '그럴 줄 알았다'였다. 스마트폰 속에서 일어나는 충격 속에서 화면을 클릭하기보다는 밀어버리기 일쑤였다.

'관용'이 성범죄의 발생과 재발을 만들어낸다고 생각하는 나였다. 사람 수명이 고작 해봐야 100살 즈음인데 300년, 400년 형을 선고하는 외국처럼 하면 이보단 더 낫진 않을까 생각했다. 우리가 흔히 '조선시대'라고 일컫는 그 시대에도 성폭력에 대한 처벌은 지금보다 더 훨씬 강력했다. 지금의 대한민국을 보면 퇴보하기 위함인지, 성범죄자를 위한 나라인지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결코 처벌만이 대안이고 대책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개만도 못한' 사람이 되지 않으려면 의리 있는 '개'정도는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나는 수많은 충격들이 더 많이 일어나기를 소망한다. 그로인해서 그 충격들이 더 이상은 만들어지지 않기를 소망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본다. 위로하려다가 '내가 무슨 위치에서 위로할 수 있을까' 고민하여 그만두었다. 결국 나는 분노하고 자각하고 불합리에 대한 이야기함 뿐이다라고 생각했다. 그럴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

내가 '이빨만 까는 사람'아니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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