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콕 허니볼FC 여성풋볼클럽] 1기 꿀벌들의 후기
스포츠콕의 여성풋볼클럽 ‘허니볼FC’는 풋살에 관심 있다면 누구든지 풋살을 즐기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축구=남자들의 스포츠?
1921년, ‘축구는 격렬한 종목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부여된 신체의 의무, 생물학적 의무인 출산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여자 축구 경기를 금지하는 금지령이 내려졌던 적이 있습니다. 금지령으로 인해 축구 종주국 영국에서는 1971년 금지령이 해제되기 전까지 약 60년 동안 여성은 축구를 할 수 없었습니다. 60년 동안이나 팀 스포츠인 축구를 즐길 수 없었다니 지금은 믿기 힘든 이야기이죠.
금지령으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기 전, 1894년 영국의 활동가 네티 허니볼은 초기 유럽 여자 클럽 BLFC(British Ladies Football Club)을 창단하고, 여성 탄약 노동자 팀을 위한 토너먼트를 진행해 한 번의 경기에서 5만 3천여 명 정도의 많은 관중을 이끌며 네티 허니볼의 BLFC는 여성 축구의 황금기를 안긴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1년 12월에 시작된 허니볼FC는 네티 허니볼의 영향을 받아 팀 스포츠 참여에 어려움을 느낀 여성들을 위해 스포츠콕이 준비한 프로그램입니다. 단순히 풋살 레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허니볼FC의 팀으로 소속되어 팀 스포츠의 매력을 온전히 느낄 수 있도록 말이죠.
풋볼 마스터 은지쌤과 함께 잔디밭 위에선 누구나 재밌게 풋살을 즐길 수 있도록 기존의 편견을 허물고 있는 허니볼FC가 바로 주인공인데요. 풋살를 해본 경험도, 팀 스포츠도 처음이었지만 지금은 ‘풋살’이라는 주제로 3시간을 이야기할 정도로 축구에 흠뻑 빠져있는 그녀들.
허니볼FC의 1기 꿀벌들을 직접 만나봤습니다.
지나: 피구, 발야구를 빼면…없는 것 같아요
가형: 지금 생각해보니 저도 여고에선 팀 스포츠를 안 해본 것 같아요. 배구도 경기를 안 하고 공튀기기 시험만 봤어요. 중학교를 해외에서 다녔는데 그땐 팀 스포츠를 엄청 해본 것 같아요! 축구, 농구, 플로어 하키 등등이요.
아현: 저는 제 인생에서 풋살을 할 거라곤 생각도 하지 못했던 사람인데, 친구들이 같이해보자고 해서 하게 되었어요. 발은 잘 안 움직여도 뛰니까 재밌더라고요! 야구를 좋아해서 대학생 때 야구를 도전했었는데 야구는 쉽게 하기 어렵더라고요. 근데 풋살은 정말 쉽게 접할 수 있어서 더 좋아요.
가형: 중학생 때부터 축구를 좋아했어요. 그래서 한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마음먹고 실천하기까지 너무 오래 걸리긴 했지만요.
수지: 항상 혼자 하는 운동, 정적인 운동만 했었는데 문득 같이하는 팀 스포츠를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풋살을 선택하게 되었고요. 그리고 대화로 시작하는 관계는 참 어려운데, 운동으로 시작하는 관계는 괜찮은 것 같아서 조심스레 도전하게 되었어요.
지나: 사실 발로 하는 운동이 쉬운 게 아니고 축구나 풋살은 팀 스포츠라 많은 사람이 필요한 운동이고 여자들에게도 인기 있는 운동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큰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 ‘골때녀’를 보면서 여자들도 재미있게 할 수 있는지를 알면서 조금씩 흥미를 느꼈고, 직접 친구들과 공을 차보니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진지하게 배울 생각까지 하게 된 것 같아요.
아현: 기본기부터 가르쳐주고 여자들끼리 한다고 해서 더 부담 없이 갈 수 있었어요.
가형: 제가 풋살을 찾고 있었을 때 친구가 이런 곳도 있다면서 찾아준 게 허니볼FC였어요. 거리가 있지만 선택한 이유는 여자 쌤이라서! 풋살 강습은 대부분 남자 선생님이시더라고요. 남자 쌤이 싫은 건 아니지만 여자 선생님이 더 편해서 선택했어요! 그리고 처음 1기라고 하니 왠지 내가 너무 못해도 괜찮겠다 싶었어요.
지나: 전 혼성보단 여자들끼리 할 수 있는 게 좋았어요. 기량 차이로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에요. 코치도 여자 코치님이어서 좋았고, 한 달에 8만 원 정도면 내가 운동에 재미 붙이면서 투자할 수 있을 정도의 금액이라 생각했어요.
아현: 일단 전 인생에서 승부욕이라는 게 없는 사람인데, 풋살 할 때는 승부욕이 불타올라요. 미친 듯이! 너무너무 잘하고 싶고! 풋살 할 때만큼은 적극적이에요.
지나: 반복되는 일상으로 성취감을 느끼기 어려운데, 운동은 정말 내가 투자한 만큼 성취감을 주는 것 같아요. 저에게는 풋살이 그랬던 것 같고요.
아현: 팀워크 하나는 확실히 배운 것 같아요. 나 혼자 잘해서 되는 게 아니고 좋은 패스로 만들어 낸 골이 정말 기쁘다는 걸 많이 배워가요! 내가 골을 넣었을 때보다 동료에게 좋은 어시스트를 했을 때 더 기뻐요!
가형: 어떤 것이든 기본이 가장 중요하다! 마음이 아무리 급해도 기본부터 충실하게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더 매력적이었어요! 세상에는 그렇지 않은 일들도 너무 많은데, 이건 내가 노력한 만큼 성장을 그래도 가져다주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자존감 느끼기에도 정말 좋은 것 같아요!
수지: 스포츠로 취미생활을 하는 건 참 활력소가 되는 일인 것 같아요. 같이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뿌듯해서 삶의 치열함에서 조금 벗어난 느낌이에요. (물론 경쟁하는 스포츠이지만)
아현: 이렇게 꾸준히 축구를 사랑하는, 축구에 미쳐있는 사람들과 같이 뛸 수 있어서 영광이에요.
가형: 멋짐?! 뭔가 ‘나 되게 멋지다’라고 느끼게 해줘요.
지나: 허니볼은 곧 우리 팀원들이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과 재미있게 운동하고 있어 운이 좋다고 생각해요.
수지: 구성원이 더 좋아서 더 애정이 가는 팀!
가형: 저는 야외풋살장에서 했을 때! 재밌었어요. 너무 신나게 해서 발바닥에 물집이 태어나서 처음 생겨봤지만, 관중(?)도 있고 마스크도 쓰지 않아서 좋았어요. 대표님께서 찍어주신 사진 속에 제가 너무 활짝 웃으면서 경기하고 있어서 더 기억에 남아요.
수지: 대회 우승했을 때요!
아현: 이번 오피셜 매치했을 때 맨 마지막으로 붙어야 하는 팀이 잘하는 팀이었는데, 저희가 제일 강한 전력으로 나가지 않고 경기 안 뛴 선수들로 구성해서 나갔던 게 기억에 남아요. 우리는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성장하는 걸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걸 많이 느꼈어요. 선수들이 많이 걱정했지만 다들 잘 할 수 있다고 응원하고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어요.
지나: 첫 번째 오피셜 매치 때 마지막 경기에서 한 골이 들어가면서 우승이 확정되었을 때! 우리뿐만 아니라 밖에 많은 분도 함께 소리 질러주고 기뻐했던 소리와 모습이 생각나요.
아현: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해야 해요.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가득! 그냥 사람 만나고 싶어서 하는 취미는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회식 때 3시간 이상 축구 얘기가 가능할 정도로 팀원분들이 다들 축구에 진심이어서 그런 점이 정말 좋거든요!
가형: 풋살은 하고 싶은데, 인간관계가 걱정되셔서 못 하시는 분들! 허니볼FC는 편견도 없고 텃세도 없는 멋진 팀이에요.
지나: 함께 풋살에 대한 열정을 나누고 같이 성장할 수 있는 사람이 오시면 좋겠어요.
수지: 같이 성장하고 싶은 사람 오세요! 혼자 도전하기 부끄러운 사람 오세요! 동료애 없는 스파이는 안 돼요!
지나: 풋살은 땀이다. 노력한 만큼 나오고 개운하고 기분도 좋아서요.
수지: “시작만 있을 뿐 끝은 없다!”
가형: “박카스” 내 안에 있는 열정, 끈기, 동료애 등 많은 것들을 깨워주기 때문이에요.
아현: “풋살은 짝사랑이다.” 재밌고 계속 생각나는데 좀처럼 내 곁으로 오지 않아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