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한 수학강사의 고집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나의 첫째 고집은 “수학”을 하자는 거다.
그럼 수학 학원에 와서 수학을 하지 뭘 하나요?라는 질문을 던지려고 했다면 한번 같이 생각해 보자.
학원에 온 학생은 수업을 듣고, 주어진 문제를 풀 거다.
그런데 문제를 푼다고 수학을 하는 걸까?
대부분의 아이들은 계산을 하는 거지, 수학을 하지 않는다는 게 현실.
문제를 읽고, 주어진 조건을 파악하여, 어떠한 개념을 적용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풀이를 해나가는 게 수학이자, 공부인데,
문제를 보자마자 읽지도 않고 쓰여있는 식의 계산만 하고 답이 안 나오면 별표를 치는 게 전부인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럴 때 선생님이 대신 풀어준다면?
돈 내고 선생님 공부시키는 본인은 기부천사라는 사실.
아무리 잔소리를 해도 계산이 전부인 줄 아는 아이들.
그럴 때마다 나는 아이들에게 장래희망이 “계산기”냐고 묻는다.
언제부터 수학이 계산만 하는 과목이 된 건지,
정말 할.많.하.않인 상황들.
자, 그럼 문제를 읽고 식을 세워서 차근차근 푸는 친구들은 다 수학을 하는 걸까?
그중 50% 이상은 또 가짜 공부를 하고 있다.
그들은 누구?
그냥 외워서 풀이를 하는 아이들.
수학은 암기과목이 아니다.
수천만 가지의 문제들을 다 외울 건가?
외울 자신이 있다면 외워도 안 말린다.
그 정도 천재면 이미 다른 세상에서 공부 중이겠지.
수학에서 외워야 할 건 오로지 “개념”뿐.
개념을 토대로 수천만 가지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거다.
문제 읽기/ 주어진 조건 파악하기/ 어떠한 개념이 필요한지 고민하기/ 풀이하기
이 과정들만 지키며 공부해도 실력은 알아서 성장한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계산만 하는 아이들, 외워서 푸는 아이들에게 잔소리 대마왕이 되어 화를 뿜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은 내 이름을 따, 나를 악미라고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