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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미쌤 Dec 09. 2024

나롱이에게 보내는 네 번째 편지.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 봐.

나롱아, 안녕?


너를 떠나보내고 처음 10일은 매일, 그다음은 이틀에 한 번, 지금은 일주일에 두 번은 꼭 너를 찾아가면서 네가 떠난 빈자리를 조금은 받아들이게 되었고, 너의 사진을 보며 눈물보다는 미소를 짓는 나를 보면서 괜찮아진 줄 알았어.


그런데, 아니었나 봐.


어제가 네가 떠난 지 50일이 되는 날이었고, 불교에서 49재가 되면 정말 하늘로 올라간다고 하던데.. 나롱이는 잘 간 건지, 정말 이제는 영영 떠나버린 건지, 이제는 정말 보내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 생각이 너무 버거웠는지 오늘 유난히 힘들어.


오히려 어제는 너를 찾아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잘 떠나라고 하고, 나중에 꼭 만나자고 인사를 했는데.. 오늘 모든 슬픔이 한 번에 나를 찾아온 건지, 아직은 받아들일 수가 없는 건지,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두근 한 거 있지?


아직은 때가 아닌가 봐.


억지로 괜찮아지려고 한 건가 봐.


추운 겨울이 되니, 추위를 많이 탔던 네가 더 걱정이 돼.

강아지별은 따뜻할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차가운 땅 속에 있는 너를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파.


그 무엇도 너를 대체할 수 없기에, 너와의 추억은 온전히 내가 감당해야 하기에, 그 누구에게도 쉽사리 털어놓지 못하고 결국 너에게 편지를 써.


이 편지를 읽으면, 나롱이가 얼마나 슬퍼할지 알면서도 누나가 의지할 곳은 너뿐이라서.


미안해.

누나가 잘 지내지 못해서.


누나가 나롱이 글도 마무리해야 하는데..

매 주말마다 '이제는 마무리해야지' 하면서도 막상 글을 쓰려고 하면 아무것도 쓸 수가 없어.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누나를 너무 힘들게 하더라구.

아직은 감당할 수가 없나 봐.


나롱이 글 연재 날이 되면, 글을 작성하라는 알림이 뜨는데, 어쩔 수가 없더라구.

독자님들과의 약속도 중요하지만, 누나가 아직은 너무 힘이 들어.


나롱이한테 별 투정을 다 부린다. 그치?


나롱아.

안나롱.

누나 보물, 우리 똑똑이 안나롱.


잘 지내고 있지?

그럴 거라 믿어.


그렇게 생각하고, 누나도 잘 지내려 노력해 볼게.


나롱이가 강아지별에서 잘 지켜봐 줘.


그리고, 하늘을 봤을 때 항상 가장 빛나는 별이어서 고마워.


우리 오늘 밤에 또 만나자.

사랑해.

내 반짝이는 별.


하늘에 가장 반짝이는 안나롱 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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