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정말 장마철이 되었나봐요.
요 며칠 빛줄기가 끊이지 않네요.
칠흑 같은 한밤에 폭풍우를 만나서
필사적으로 노를 저어서 집으로 향하는 뱃사공이 있었지요.
이 때 사공 아버지 곁에 꼭 붙어있던 어린 딸은 계속 궁금합니다.
'금세 위로 떠올랐다가 이내 또 물밑으로 가라앉는
저 바보 같은 작은 불빛은 도대체 뭘까?' 라는 것이요.
그런데 날이 밝고 보려니 어제 밤 춤추던 그 불빛은
바로, 저 멀리 켜져 있던 등대불이었다네요.
사나운 파도로 심히 요동치던 가판 위에선 등대불이 마구 흔들려보였던 거죠.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유럽 기행>에 나오는 일화인데요.
괴테는 이 책에서 이 사공 딸의 일화를 인용하면서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현재 나의 노정 역시 격렬하게 요동하는 대양에서 항구를 향해
노 저어가는 길과 같다. 이 항해의 길에 등대 불빛이 이리저리
위치를 바꾸는 것처럼 보일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맑은 정신으로 그 불빛을 꿋꿋이 주시해 따라가기만 한다면
결국에는 목표했던 해안까지 안전하게 도달할 수 있으리라...." 라구요.
장마도 장마지만...
지금 우리들의 현실은 어떤가요.
최근에 우리네 서민들의 살림살이지수도 뉴스에서 들려오는 정치계 풍경이나 사회 정세도
미래의 비전까지도 이 찌뿌듯한 하늘색만큼이나 그리 쾌청해 보이지만은 않는데요.
하지만요.
해답일 등대는 그러니까, 우리가 걸어가야 할 '원리와 정도' 라는 건
언제나 같은 자리에 빛 밝힌 지표로 굳건히 자리해 있는 거고
지축 없이 마구 흔들리는 건 단지 우리들 마음결의 어수선함.
바로 그 것일 따름인 게 아닐는지요.
자, 몸가짐부터 정비해 보지요.
마음 속 나침판의 지남철 바늘을 바르게 고정을 시켜봐요.
심안의 반사경도 닦아내구요.
마음의 풀무질이란 매일의 과제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