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법을 가르치지 않는 호흡 레슨
이번 달 레슨은 <호흡>을 주제로 진행이 되고 있다.
펠든크라이스와 JKA를 아우르는 펠든 무브의 수업들.
이번 수업은 펠든의 호흡 레슨이었다.
오늘 레슨을 맡으신 대표님은 펠든크라이스 메소드에서 가장 중요한 건, 호흡법을 가르치지 않는 거라고 하셨다.
호흡 수업에서 호흡법을 가르치지 않는다니!
애써 숫자에 맞추어 호흡법을 하는 것이 아닌, 각자가 가진 몸과 호흡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펠든크라이스 호흡 레슨이 가진 장점이다.
오늘은 레슨에 들어가기 전 대표님이 다양한 시청각 자료로 우리 몸과 오늘 진행될 레슨에 대해 자세히 설명을 해주셨다.
듣기만 할 때는 무슨 이야기인지 사실 잘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어렵게 생각하지 말라고, 과연 할 수 있을까 싶지만 레슨이 끝나고 나면 몸이 달라진 걸 경험할 수 있을 거라 하셔서 마음을 놓았다.
매트에 누워서 조용조용 깊은 목소리로 설명해 주시는 대로 따라 하다 보니 억지로 힘을 주어야 되는 줄 알았던 동작들이 호흡만으로 자연스럽게 움직여서 신기했다.
내 몸이 그동안 얼마나 긴장과 경직 속에 몸을 움직이고 호흡하고 있었는지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주 어릴 적부터 첼로를 해서인지 흉식 호흡을 잘 못한다. 연주를 할 때 복식 호흡이 필요한데, 이상하게 그냥 숨을 쉬어도 복식 호흡을 하게 된다. 그래서 흉식 호흡을 해야 할 때 곤란한 적이 많았다. 대표님이 레슨 중 이제 곧 복식, 흉식 호흡을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을 거라고 하셔서 기대가 되었었는데, 정말 수업이 마쳐갈 무렵 흉식 호흡도 편안히 할 수 있게 되어서 너무 신기했다.
숨을 깊이 다 내쉬어보니 얼마나 많은 숨을 들이마시기만 하고 내보내지 않고 살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제일 신기했던 건 엎드려서 다리와 머리를 드는 동작을 호흡만으로 할 수 있었던 거였다.
발레 할 때 늘 부들부들 떨면서 근육에 힘을 주어야 했던 동작이 호흡을 하니 힘을 안 주고도 자연스레 되는 순간 너무 놀라웠다. 이게 이렇게 쉽게 된다고?
펠든크라이스 무브 레슨이 기다려지는 건 공간 자체가 주는 힘 때문이기도 하다.
갈 때마다 잎이 자라는 걸 볼 수 있는 초록 식물들과 은은한 조명, 나무 벽과 큰 거울로 둘러싸인 예쁜 공간.
매트에 누워 눈을 감으면 밖에서 새소리, 매미 소리도 들려온다.
초록에 둘러싸여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
오늘 수업을 다 마치고 일어나서 걷는데 늘 잠겨 있던 명치 쪽과 흉곽이 활짝 열린 걸 경험했다. 숨도 깊이 쉬어지는 것 같았다.
얼른 다음 수업에 가서 좀 더 익숙하게 익히고 싶다.
애쓰지 않아도 되는, 할 수 있는 만큼만 해도 되는, 힘들면 언제든 쉬어도 되는 펠든크라이스 무브가 참 좋다.
늘 애쓰고, 열심히 살아온 긴 세월을 지나 괜찮다고, 지금도 충분하다고 칭찬받고 용기를 받는 느낌이다.
오늘도 부드러운 손길로 함께 해주신 두 대표님이 계셔서 참 좋았다.
센터가 집 근처였다면 모든 수업에 다 참여했을 텐데.
얼른 몸이 회복되어 운전하고 다닐 수 있는 날이 오기를.
(8월 12일의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