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이룬 사람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너무 자랑스럽고 재밌는 인터뷰 들이라 그녀에게서 배울 점을 기록해 본다.
1) 콩쿠르를 대하는 자세
상을 받기 위해 나가는 게 아니라 내 실력을 늘리려고 나가는 것. “내가 안 해본 레퍼토리네?” 연습해 봐야지 하고 준비하는 것. 일찍 떨어져도 남아있는 애들은 어떻게 하나 그들의 연주를 보고 배울 점을 관찰하는 것. 콩쿠르가 주는 의미는 이런 게 아닐까? 아이들에게 콩쿠르에 대한 경험을 줄 때 이런 자세를 꼭 같이 길러주기를-
2) 결단력, 선택과 집중
베를린 필에 들어가고 하는 확고한 자신의 목표가 있었기 때문에 선택을 내릴 수 있던 것. 스톡홀름 라이프도 그냥 그냥 어쩌다가 아니라 그녀에게 있어선 꼭 한 번 살아보고 싶은 지역이었고, 살아봤으니 좋은 경험이었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과감 없이 나아가는 자세가 좋다. 나도 서른 되기 전에 승무원이 되고 싶었고, 승무원의 삶을 살아본 것이 참으로 좋다. 그 경험으로 얻은 것도 많고 훨씬 신념이 단단해진 부분도 있다. 승무원이었을 때 교육에 대한 마음이 더 뜨거워지는 걸 느꼈기에 인생을 살면서 마음이 가는 일에 도전해 보는 건 너무 값진 경험이고, 그로 인해 확고함을 채워가는 것,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일에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다는 건 정말 가슴 뜨거운 일이다.
3) 베를린필.. 홀릭 그 자체
자신이 몸 담고 있는 곳을 사랑하는 그녀의 모습이 좋다. 홀이 너무 좋고, 사운드가 정말 좋고, 연주자들이 한 명 한 명 개성이 너무 강하고 대단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하나로 모여 음악을 만들어내기에 더 좋다고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에 내 입가에도 미소가 번진다. 자신의 일을 사랑하고 내가 몸 담고 있는 조직을 사랑하는 저런 마인드는 문화로부터 나오고 너무 중요한데 말이다. 아바도로 인해 너무나 사랑하게 된 베를린필인데 더 더 더 좋아진다ㅠㅠ..
4) 베를린필에서 만난 지휘자들
- 상임지휘자 페트렌코
: 굉장히 정교하고 섬세하고 마음에 들 때까지 하는 완벽주의자.
- 객원지휘자 넬손스
: 어떤 표현을 원하는지 모든 단원이 알아듣게 비유를 너무 재밌게 들어주는 지휘자.
난 이런 지휘자에 대한 소감들이 참 흥미롭다. 아이들과 레슨 할 때 이런 디렉팅을 받아낼 수 있는 그릇을 만들어주기 위해 교육하고, 이런 디렉팅을 우리도 줄 수 있기 위해 공부하고 흡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같이 음악을 만들고, 완성을 향해 호흡을 맞추는 경험이 본업이라는 것에서는 언제나 마음 한편에 참 부럽다는 마음이 든다. 내 삶에서 이런 활동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경험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에 잠길 때가 꽤나 많다. 음악이 너무 좋으니까-
5) 목표를 향한 적극성
들어가고 싶은 오케스트라가 있다 그러면 그 오케스트라 공연을 많이 듣고, 실질적인 연습과 실내악을 많이 하는 게 중요. 좋은 협연자가 오거나 좋은 프로그램이 연주되면 당연히 보러 가는 레퍼런스를 흡수하는 이런 적극성. 나에게 어떠한 목표가 있고 그것을 이뤄내고 싶다면 이런 적극성이 정말 당연한 건데 이 마저도 안 하고 좋은 결과만을 바라는 경우가 대다수인 듯하다. 그리고 여담으로 실내악의 중요성을 언급해 주니 그 또한 좋다. 음악이라는 건 진짜 함께 하는 연주(앙상블)에서 그 진가를 더 느끼게 되지 않나. 내가 교향곡과 협주곡에 마음이 한없이 깊어지는 이유도, 아이들이 그냥 멋들어진 솔로곡 하나를 잘 치는 걸로 만족하게 하고 싶지 않은 이유와도 연결된다.
6) 노래가 자연스럽게 되는 게 맞는 연습
음악을 전공한다고 전공자들이 음악을 다양하게 듣지 않는다. 그냥 내가 지금 하고 있는 곡만 연습하거나 내 전공 악기에 대한 곡만 많이 듣는데, 공부를 위해 나의 음악을 위해 서로의 분야에 대한 음악을 많이 듣는다는 말이 좋았다. 노래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현악기와 서로 통하는 게 있기 때문에 이 짧은 말도 참 와닿고 좋았다. 내가 그래서 현악기를 좋아하나? : ) 근데 요새는 정말 관악기에 대한 마음도 꽤나 많이 차올랐다. 플루티스트 일구쌤을 비롯해 바수니스트인 성권님 덕분에 관악기 연주자들의 사고에 줌인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지면서 취향을 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넓힐 수 있어 좋다.
8) 균형 있는 삶
삶에서 영역 별로 밸런스를 유지하는 일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고정적인 수입이 안정적으로 나오는 오케 단원으로서의 활동을 한다는 것에 감사하고 행복과 만족을 느끼는 모습이 되게 귀감이 된다. 거기서 안주하지 않고 솔리스트로서의 활동으로 계속 스스로를 갈고닦는다는 점, 그런 삶에 감사하고 있다는 점 역시 너무 배울 점이다.
9) 바순과 비올라의 매력
베토벤이 바순과 비올라 협주곡을 써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섭섭하다고 말하는 연주자들. 이런 악기에 대한 애착이 느껴지는 말들이 너무 좋다. 바순, 비올라, 오보에 같은 악기들은 오케 안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더 대중적인 클라리넷 플루트 바이올린 첼로에 묻히게 되는 악기들이다. 그래서 더욱 이런 연주자들의 목소리가 너무 흥미로운 것 같다.
나도 디즈니 판타지아로 아이들 음악감상 특강을 준비하면서, 바순이란 악기의 존재를 더 느낄 수 있었다. 뒤카 <마법사의 제자>에서 바순의 비중이 크게 등장하고 디즈니는 빗자루의 움직임으로 그려냈다. 또 베토벤 <전원교향곡> 2악장에서도 중저음의 소리로 매력적인 선율을 연주해 준다. ㅋㅋ 음색을 느낄 수 있는 부분.
10) 음악을 계속하게 된 이유
초등학교 때 그런 마음이 들었고, 이거보다 잘할 수 있는 건 없을 거 같다는 생각이 계속 발전되고 발전이 돼서 직업으로까지 선택하게 된 것. 그만큼 초등시기가 아이들 인생에 참으로 중요한 것 같다는 생각이 다시 한번 든 대목이다.
11) 독일에서 하는 음악공부
좋은 선생님이 너무 많고 좋은 연주가 정말 많은 나라. 매주 베를린필 연주를 볼 수 있는 음악을 누릴 수 있는 환경이 참 좋은 곳. 독일에서 활동하고 있는 친한 친구들이 있어서 이 말에는 전적으로 공감하게 된다. 우리가 독일로 가지는 못해도 참으로 감사한 건 유튜브와 다양한 매체가 너무 발달해서 우리는 이 자리에서 의지만 있다면 좋은 연주를 많이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앞으로도 그런 환경을 만들어가고 싶다. 함께 음악을 탐닉하고 그 감동으로 아이를 아이들과 나누는 선순환.
12) 비올라 조크
너무 재밌어요..ㅋㅋㅋ 비올라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생각 그리고 그걸 받아치는 비올리스트. 악기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느껴져서 재밌고 좋았다. 최근에 히사이시조 콘서트 중에 ‘신들’이라는 곡에서 비올라 파트가 너무 좋아서 메모를 해놨는데 유튜브에서 아무리 찾아도 신들이라는 곡이 검색이 되지 않는다.. 다시 듣고 싶었는데ㅠㅠ
13) 음악을 먼저 생각하고 테크닉이 따라오는 것
근력을 기르는 시기에는 스케일 테크닉 연습을 부단히 하는 것이 당연히 많고, 연륜과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음악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 음악을 표현하기 위해 필요한 테크닉을 길러가는 것. 매일 악기를 꾸준히 평생 해야 한다는 것. 우리가 무언가를 할 때 이런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그래서 더욱 클래식 음악으로 아이들과 만난다는 건 꾸준함과 끈기, 지속하는 힘을 함께 길러갈 수 있어 값진 것 같다.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나도 소홀해질 수 없는 영역이고, 중요성을 아는 만큼 아이들에게 깊이 있게 줄 수 있고,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끈기와 꾸준함의 중요성을 배우는 건 삶에 있어서 너무 중요하니까.
끝으로 음악은 두 번째 언어라 표현한 부분도 있었는데 참 감동이었다. 음악이 없으면 안 된다는 말이 나의 마음과 동일하다..
나에게도 음악은 빼놓고 나를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비중이 큰데 두 번째 언어라는 표현이 정말 멋지다고 느꼈다.
베를린필에 최초 한국인 단원. 멋지다 <3
인터뷰 영상들 풀버전도 꼭 보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