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칭에 익숙해지기
집 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리모델링 업체와의 단톡방이 생겼다. 시공 담당 부장님, 현장 소장님, 디자이너 과장님, 페인트 반장님 등 그분들에게는 부르기 좋은 직함이 존재하기에 통화를 할 때나 카톡을 할 때 존칭에 대한 고민이 없다.
반면 나랑 신랑은 늘 '사장님'과 '사모님'으로 불리고 있는데 그 호칭은 정말이지 두 달째 듣는데도 어색하기 짝이 없다. 내 나이에 사모님이라니!! 게다가 우리 신랑은 사장님도 아니라고!!
아이를 낳고나서부터 주로 듣는 호칭은 엄마, **맘, 어머님, 이모, 간혹 아줌마(인정하기 싫지만...) 정도였는데.. 이런 내가 사모님 소리를 듣다니..
허나 사람은 적응의 동물. 매일같이 듣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사장님, 사모님 소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게 되더라. 심지어 나 역시도 처음 뵙는 분들에게 아무렇지 않게 사장님, 사모님이라 부르는 경지에 올랐다. 옆집 아저씨에게는 사장님, 뒷집 주인분에게는 사모님, 조금 연세가 있으시면 선생님..
이제 내년부터 스콘 가게를 열게 될 텐데 '고객님'이라는 호칭도 곧 입에 붙겠지?
한 번은 신랑에게 물었다.
"여보, 당신은 상대방이 당신 부를 때 뭐라고 호칭하는 게 좋아? 사장님? 선생님?"
신랑은 대답했다.
"나는... 대장님.."
말을 말자.
p.s 나에게 대장님은 효신 오빠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