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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뮤직힐링 Dec 21. 2018

은퇴를 위한 나만의 음악


많은 급류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부단히 노력해온 당신이 아닌가? 민주화의 투쟁을 겪고 산업혁명에서부터 정보혁명까지, 세대와 세대 간의 통로 역할로 끊임없이 질주해왔다. 그리고 이제 그 질주를 멈추고 은퇴를 결정하는 시기가 왔다면 이제 스스로를 격려해줄 수 있어야 한다.

부단히 노력했던 삶을 표현하는 음악들은 우리들의 삶에 감동을 준다. 싸이의 <아버지>라는 곡을 소개한다. 음악은 밝고 경쾌하지만 가사는 지금까지 살아왔던 아버지들의 삶을 표현해 놓았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와 함께 음악을 들어 보고 가사를 음미해 보길 바란다.   

  

YO~ 너무 앞만 보며 살아오셨네

어느새 자식들 머리 커서 말도 안 듣네

한평생 처자식 밥그릇에 청춘 걸고

새끼들 사진 보며 한 푼이라도 더 벌고

눈물 먹고 목숨 걸고 힘들어도 털고 일어나

이러다 쓰러지면 어쩌나

아빠는 슈퍼맨이야 얘들아 걱정 마

위에서 짓눌러도 티 낼 수도 없고

아래에서 치고 올라와도 피할 수 없네

무섭네 세상 도망가고 싶네

젠장 그래도 참고 있네 맨날

아무것도 모른 채 내 품에서 뒹굴거리는

새끼들의 장난 때문에 나는 산다

힘들어도 간다 여보 얘들아 아빠 출근한다

-싸이 <아버지> 中에서-     


나의 삶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것은 곧 문화적 주체가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주체로서 산 경험이 있다면 행복한 삶을 산 것이다. 대부분의 삶은 주체적으로 살기보다는 수동적으로 살았던 순간이 더 많았을 것이다. 당신을 격려하면서, 이 곡에 이입되는 당신을 바라보며 당신에 대해서 쓴 가사들을 만들어보는 순간, 문화적 주체로서의 삶을 사는 초입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문화적 주체가 되기 위해서는 자신의 선택, 추억, 취향들을 스스로 객관적으로 바라보려는 의지를 길러야 한다. 다른 사람이 “왜 그런 곡을 쓰고 싶었어?” 라고 물었을 때 “그냥! 갑자기 생각나서”라는 대답은 자신에게 솔직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나에게도 당당한 사람이 되도록 하자.     


은퇴자들 대부분은 부단히 일해 온 그 습관들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 수 있기를 꿈꾼다. 아마 펑펑 놀면서 즐겁게 살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을 수 있다. 퇴직 후 몇 개월은 배우자와 함께 해외여행도 다녀오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그림 같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휴식의 시간이 길어지면 무력감, 공허함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그것은 ‘논다는 것’으로 채워지는 것이 아니다.

항상 생산적인 일을 해왔고 당신의 가장 많은 부분을 ‘일’이라는 것으로 채워 왔다. 이것들을 하루아침에 지워질 수 없는 관성 같은 것이 된 것이다.


일을 계속하면 사람들은 늙지 않는다. 아니 육체적으로는 시간이 감에 따라 어쩔 수 없는 것이지만 정신적으로는 늙지 않는다. 뮤지션들은 은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음악인들에게 음악은 삶이고 생명이기 때문이다. ‘은퇴’한다는 것은 곧 내가 죽기 시작한다는 말과 다름이 없기 때문에 항상 음악을 하는 음악인들은 그런 개념 자체를 갖고 있지 않다. 일을 하면서 몰입도에 따라 시간이 빠르게 지나가 있고 전혀 따분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 결코 늙지 않는다. 그러므로 음악을 하는 사람은 은퇴란 없다. 직장에서는 은퇴를 했더라도 음악 취미를 갖고 음악시장에 뛰어든다면 평생 다니는 직장을 얻는 것과 진배없는 것이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씨를 소개한다. 아마 클래식에 관심이 있다면 백건우 씨에 대한 소식을 여러 번 접했을 것이다. 2017년 9월 1일부터 8일까지 예술의 전당에서 진행되었던 백건우 베토벤 소나타 전곡 연주는 온 세계의 화제였다.

세계적으로도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연주를 2번이나 가능하게 하는 피아니스트는 많지 않거니와 2007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 이 공연에 백건우 씨의 나이는 46년생이시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음악가들이 교수로써는 은퇴하시더라도 음악세상에서는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다. 음악에 나이는 상관없는 것이다.      

당신이 작곡하고 있을 때, 갑자기 번뜩이는 영감이 떠오르는 순간 느끼는 흥분은 이루 다 말할 수 없다. 또한 악기를 연주하고 그 음악을 해석할 때, 자신의 기분과 감성이 혼연일치가 되는 즐거움을 다른 곳에서 느끼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공감은 점점 충만해져서 하늘을 날 것 같은 기분이 들 수도 있고, 자신감이 충만해져서 내가 들려주는 모든 지인들이 나를 축복해 주는 것 같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다. 가치 있는 일에 흥미를 느끼고 매일 살아간다는 것은 은퇴를 치료하는 최고의 약이다. 음악을 통해서 새로 태어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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