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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라니 May 21. 2024

여기는 어디지? 미국?

송탄국제거리에서 미국과 한국 문화가 공존하는 법.

송탄국제거리는 작은 이태원이다. 한국전쟁 이후에 미군부대가 들어오면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거리이다.

주말 오후 드라이브 겸 집을 나섰다. 차 안은 한여름의 찜통 같은 더위로 후덥지근했다. 열을 시키고자 창문을 열었다.  창밖에서 불어오는 5월의 푸르른 바람이 차 안의 찜통 같은 더위를 식혀주었다. 


대학시절 선배가 송탄국제거리의 미군부대 앞에 피자집이 맛있다며 데려갔던 기억이 났다.

이색적인 미군부대 앞의 "모닷불 피자집" 크기는 우리집 가마솥뚜껑처럼 컸고 맛은 진한 치즈의 풍미가 느껴졌지만 좀 짠맛이 강했던 기억이 난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먹으면  짠맛이 희석되어 맛의 조화가 어우러졌다.

그때의 그 추억을 떠올리며 그 집을 찾아봤지만 사라졌는지 없고 새로운 이색적인 카페와 펍이 들어왔다.


거리의 시작점에 상인들이 주관하는 버스킹공연이 한참 진행 중이었다. 상인들이 무료 팝콘을 나눠주며 국제거리답게 외국인들과 함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손뼉을 치며 흥이 무르익어갔다. 나는 흥을 주체하지 못하며 

어깨춤을 추며 국제거리의 철길을 따라 걸었다.   

기차가 사라진 철길은 뉴욕이라는 컨셥으로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왠지 나는 이미 뉴욕에 와 있는 기분이었다. 뉴욕 벽화거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국제거리의 문화를 즐겼다.


송탄 하면 생각나는 미스리 햄버거와 송탄부대찌개 역시나 사람들이 붐볐다. 

날씨는 점점 더워졌고, 나는 더위를 식히기 위해 인근에 위치한 블루오페라 펍으로 향했다. 이곳은 미국인들이 자주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가게 앞에 도착하자마자 한 외국인이 우리를 보고 환하게 웃으며 “비어 오케이”라고 외치며 들어오라고 손짓을 했다. 그의 자유분방한 모습에 이끌려 우리는 펍 안으로 들어갔다.

펍 안은 미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미국인들은 자유롭게 맥주와 피자, 스테이크를 먹어가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도 시원한 맥주와 함께 나초를 주문했다. 한 모금 마신 맥주는 무더위를 한 순간에 날려버리듯 시원하고 상쾌했다. 나초의 바삭함과 치즈 소스의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국제거리를 한바뀌 돌아 미군비행장 앞 정문에 도달했다. 역시 한국과 미국이 공존하는 곳으로 K55 비행장은 한국고유문화의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고 국제거리에는 공군비행기 모형으로 되어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를 오가는 미국 대통령등 고위 관료들의 전용 통로다. 공적인 업무로 우리나라를 방문할 때는 반드시 이 기지를 이용한다. 그만큼 송탄 주변에는 미국인들이 많이 거주하고 한국 속의 미국이 바로 이곳이다. 나는 이곳에서 또 다른 문화를 이해하고자 했다.


국제거리 끝자락에 인도음식점이 오픈했다는 현수막을 보고 인도음식점으로 향했다. 인도음식점은 인도인 부부가 운영하는 곳이었다. 서툰한국말과 영어를 섞어가며 주문을 받았다. 나또한 서튼 영어와 한국말을 섞어가며 주문을 했다. 옆에서 엄마와 남동생의 웃는 모습이 챙피했다. 아무튼 주문은 했다. 탄두리치킨과 난을 종류별로 시켜 카레를 듬뿍 올려  함께 먹었다. 인도음식과 함께  송탄 국제시장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2024. 5.18일 송탄국제거리에서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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