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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ngran May 31. 2024

"혼자 떠난 목포, 나를 다시 만나다"

혼자 떠난 목포여행, 나도 모르는 나를 발견하다.

여행작가 학교를 수료하는 날,  나를 새롭게 디자인해 보기로 했다. 혼자서는 할 줄 아는게 없다고 생각했던 나는 비로서 여행작가의 길을 한 걸음을 내딛었다. "가슴이 뛸 때 여행을 해야 한다"라는 말이 있다. 이십 대의 여행과 사십 대의 여행이 똑같은 곳을 가도 느낌이 다르듯, 우리 인생도 그런것 같다. 세월이 흐르면서 같은 장소도, 같은 경험도 다르게 느껴진다. 우리의 삶도 변하고, 우리가 보는 세상도 변한다. 

나의 첫번째 약속으로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보기로 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두려움과 기대가 공존하는 경험그 속에서 나 자신을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박나래가 출연하는 "나 혼자산다"에서 박나래의 고향 목포가 소개되었다. "그래, 나도 한번 가보자!" 일단 KTX표를 예매하고 게스트하우스 예약하고  준비랄것도 없이 목포행 8시 20분 KTX를 타고 출발했다. 철길위의 사색을 즐기기  위해 창밖을 바라보며 빠르게 지나가는 풍경 속에서, 나는 나 자신과의 대화를 시작해본다. 바쁘게 살아온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시간을 그려보며 기차가 달리는 속도에 맞춰 내 마음도 함께 움직였다. 도심을 지나 자연으로 이어지는 풍경은 나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2시간 30분만에 KTX는 목포역에 도착했다. 역 플랫폼을 빠져나와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하기 위해 관광안내소에서 지도와 브로셔를 챙기고 직원에게  혼자 식사가 가능한 식당을 안내받았다.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해  안내받은 식당으로 향했다. 예전같으면 쭈뻣쭈뻣하며 식사가 가능한지 눈치보면 들어갔을 식당도 이제는 당당하게 들어갔다. 무조건 앉아서 1인분을 시켰다. 전라도식 백만 반찬가지수가 10가지는 넘고 된장찌개와 고등어구이가 나왔다. 이런식사가 12,000원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수 없는 밥상에 눈이 휘둥그레 졌다. 


목포라는 도시는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곳이 될 것이다. KTX를 타고 떠난 이 여행은 단순한 이동이 아니었다. 그것은 나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첫 걸음이었다.이제 목포의 거리로 나선다. 바다의 소리,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이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경험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혼자 떠나는 여행을 통해, 나는 나 자신을 다시 만날 것이다. 목포에서의 시간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줄지 기대하며, 나는 이 순간을 온전히 즐길 준비가 되었다.


목포에 도착해 가장 먼저 찾은 곳은 근대역사박물관이었다. 박물관은 두 개의 건물로 나뉘어 있었는데, 각각 1관과 2관으로 구분되었다. 1관은 1920년에 지어진 건물로, 과거 일본 영사관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목포의 근대화 과정과 항구 도시로서의 발전, 그리고 일제강점기 시절의 역사를 다루고 있었다. 다양한 유물과 사진, 문서들이 전시되어 있어 그 시절의 생활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2관은 1926년에 세워진 건물로, 구 동양척주식회사 목포지사로 사용되었다. 이 회사는 일제강점기 때 한국의 경제를 지배하고 수탈하기 위해 설립된 곳이었다. 한국의 토지와 자원을 수탈하여 일본으로 가져가고, 한국의 경제구조를 일본에 유리하게 개편하는 역할을 했던 이곳에서, 나는 힘없던 시절의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를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독립을 위해 우리 선조들이 겪었던 고충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였다.

박물관에서는 또 다른 추억을 만들 기회도 있었다. 독립운동 시절을 재현한 공간에서 한복을 입어보고, 태극기를 들어보았다. 하얀 저고리와 검정 치마에 검정색 고무신까지 신어보며 기념촬영을 했다. 체험을 통해 잠시나마 독립운동가가 되어보기도 하고,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듯한 기분을 느껴보았다.

독립운동 체험현장

박물관과 목포시내를 둘러보고 조금 지친 몸을 이끌고 박물관 앞에 있는 카페로 향했다. 진한 아이스커피와 밤치즈케이크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서 바라보는 목포 시내는 고요하고 편안해 보였다. 혼자만의 여유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었다. 잠시 턱을 괴고 쪽잠을 자기도 하고, 책을 읽으며 혼자만의 시간을 만끽했다.


때마침 목포시내에서는 목포세계마당페스티벌 축제를 진행하고 있었다. 어른들이 관람할 수 있는 연극부터 아이들이 관람할 수 있는 인형극까지 다양한 공연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들과 나들이객들이 많이 있었다. 음식문화거리에는 다양한 거리음식과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어 나도 축제에 한껏  한껏 취해 보았다.


이날의 여행을 되돌아보며, 나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보았다. 무엇이든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겨 행복했다. 목포 근대역사박물관에서의 시간은 나에게 또 다른 추억과 함께, 새로운 결심을 하게 만들어준 소중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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